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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1일 저녁 산책 중. 심곡천.
아내와 길을 걸어. 전에도 시간 날 땐 함께 걸었지만, 두 사람이 아프고 나서 아니 아내가 퇴원을 하고 나서는 시간을 내서 걷고 있어. 막상 아내가 다음 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가기 시작하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
아내와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 주로 내가 듣고 아내가 말을 하지. 가는귀가 먹은 난 한번씩 대답을 해야 할 부분에서 놓치지 않으려 귀를 가까이 대곤 해. 포병 출신의 나름 직업 병? ㅋㅋㅋ
가끔 궁금. 나는 정말 가는귀가 먹었나? 청각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말귀를 못 알아들을 때가 있거든. 그래서 아내가 가끔씩 속터지고 애들도 속 터져. 뭐가 문제일까? 다 포병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좋은 변명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음. 가끔은 나도 속이 터져.
집을 나서 중동역을 넘어 심곡천을 찍고 다시 돌아 걷는 길. 전화가 왔어. 깡통 집에 있어요? 지금 밖인데, 김치를 준다는 이야기. 김장철이 되면 가끔 이렇게 김치가 들어오곤 해. 이렇게 저렇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생. 부끄럼 없이 잘 살아야겠지?
갑상선암 수술(2024.11.04) 후 19일.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