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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거수경례..일제(日帝) 잔재 논란

2008년 3월 5일(수) 12:11 [연합뉴스]

"시대착오적 행태" vs "학교 만의 전통"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신창용 기자 = 강원도 원주의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입학식 등 주요 행사 과정에서 학생들이 학교장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이 반듯하게 도열해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하는 것은 대표적인 일제와 군사문화의 잔재인 데 이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 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강원지부는 최근 학생들의 거수경례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행태라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 교조 강원지부는 관계자는 "학교 행사에서 학생들이 거수경례를 하는 문화는 황국신민 의식을 강요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조선교육령'에 기초한 것"이라며 "아직도 학생들에게 거수경례를 강요하는 학교가 있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5일 밝혔다.

그는 또 "학교는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기르는 장이요, 우리의 역사적 전통을 계승.발전해 나가야 할 책무를 이행하는 곳"이라며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의 잔재를 이식시키는 것은 교육자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거수경례는 질서와 규율이 중요시되는 군대와 같은 조직에서 주로 행해지는 것으로, 학생 개인의 다양성을 소중히 여겨야 할 교육 현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2004년 구령에 맞춰 교사에게 인사하는 방식이 일제시대의 잔재가 군대식 교실문화로 이어져 온 것이라는 비판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 `구령 없이 인사하기 운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의 잔재라고 해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해 당 중학교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6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관악부가 있어서 입학식과 졸업식 등 큰 행사에 한해서 반주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학교마다 특색이 있듯이 우리 학교 만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이 오히려 교육적"이라며 전교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해당 고등학교 측은 "학생 인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어 지난 달 교사들과 회의를 가져 올해 입학식 이후에는 더 이상 거수경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hak@yna.co.kr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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