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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강으로

  • 등록일
    2008/07/08 08:31
  • 수정일
    2008/07/08 08:31

간만에 맘(?)먹고 쉬기로 했다.

 

방콕할 것인지, 아님 먼곳으로 갈 것인지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다가버렸다.

역시 무더운 여름인지라, 결정조차 쉽지 않다.

먹구름인지, 스물거리듯 끼여있는 구름 밑에는 한증막처름 수분이 가득하다.

 

최고 더운시간을 피해 자전거를 끌고 한강으로 나섰다.

 

출발할때, 느껴지던 무더위가 한강을 달리자 가시는 느낌이다.

온몸으로 느끼는 수분은 땀이 흐르지 않아도 물방울을 만들어내는 느낌이 줄정도로 대단했지만, 햇볕없는 강바람은 이를 충분히 감당하게 해주었다.

몇곳을 달리면서 몇장의 사진을 찍는 도중, ~!@#$%^&*()_+  여의도 수영장이 나타났다.

벌써 개장을 했는지,

 

썬그라스를 벗고 안경을 새로 끼고 아주(!) 잠깐 보다가 지나갔다.

젊어서 좋다는 느낌이 든다.

 

여의도를 벗어나서 한참을 달리다가 지난 6월 21일경 새문안교회앞에서 만난, 무려 11년만에 지역 후배를 만나서 서로 놀랐단 후배를 여의도에서 만나기로 했다.

 

96,7 노개투총파업 당시에 보고 어디 사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다가 물대포를 맞으면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또 며칠만에 다시 만나 한강을 앞에 두고 빈맥주캔만 쉼없이 만들어냈다.

많지 않은 얘기, 그리고 또 여러가지 일들

 

한없이 어려보였던 녀석이 벌써 꽤 많은 나이를 먹고 있었고, 또 조만간 이민을 가게된다는 얘기까지, 세상은 쉬지 않는 다는 사실만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다.

 

참 오랜동안 힘들었을 것 같은 느낌이 표정에서 읽혀지지만, 전혀 몰랐던 시간들이 그렇게 또 흘렀다는 사실이 참 힘들기만 하다.

많은 술를 마시고 화장실만 들락거리고, 술기운에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만 같고,

너무나 반갑다는 것 외에...

 

들어가지도 않는 집 전화번호, 확인도 되지 않는 주소지, 그리고 삐삐시대를 거쳐서, 다시 핸드폰까지 이제는 충분히 서로 연락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반갑고 소중하다.

 

오랜만에 즐거운 음주이후, 잔차를 끌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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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끄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 등록일
    2008/07/07 12:56
  • 수정일
    2008/07/07 12:56

얼마전 장관이라는 것들이 하던 말이다.

 

그리고 바로 며칠전 대책회의에서 비슷한 말들을 하고 있다.

 

결국 이제 저항을 그만하고 죽자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지난 60여일이 넘게 촛불을 이어왔던 가장 큰 힘은,

 

비폭력이 아니라, 비타협이었다.

 

마치 비폭력으로만 만들어왔던 투쟁으로 치부하는 것은 그간 촛불로 지켜왔던 모든 것들을 허물어트리는 결과로 다가갈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정권은 공공연한 폭력을 동반하여 힘으로 민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리된다면 앞으로 노동자민중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모든 문제에 대한 힘을 밀어붙일 것이 뻔한 이 거짓의 정권은 지금도 동네 통반장과 골수 한나라당 지지자를 이용하여 나라말아먹으니, 촛불을 끄자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하나도 달라진것 없는, 결과가 암울한 상황에서 촛불을 끄자고 하는 이들은 누구의 편인가,

 

스스로의 힘이 안되면 그냥 비켜서면 된다.

 

남은 사람을 곤봉에 방패에 군홧발에 밣혀죽더라도 그냥 지켜봐라. 그게 도와주는 길이다.

 

대체 종교계가 얼마나 촛불에 결합했다고 촛불의 주인 행사를 하는가

 

'아유 성질나서 참"

 

촛불을 끄려는 당신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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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고 싶다.

  • 등록일
    2008/07/04 13:11
  • 수정일
    2008/07/04 13:11

 

추적거리던 비가 어느새,

장대비가 되어 볼을 패고 지나간다.

 

이미 십수년전,

헤어지기로 한 그녀의 집앞에서 마지막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추적거리며 내리던 겨울비는 어느새 속옷까지 다 젖게 만들었지만,

춥기보다는 시원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나섰던 거리가

빗물젖은 안경에 반사되어 찡그린 눈사이로 빗물과 네온불빛이 스며들때,

시원하기보다는 가슴 한켠에 베인듯한 아픔을 씻어내고 싶었다.

 

맘을 비운 이에게 무더운 한여름의 소낙비처럼 시원한 것이 있을까,

그때부터인지, 아님 그보다 오래전부터인지

쏟아지는 비는

차분하게 때론 설레이게 때론 스스로를 가다듬는 기도의 시간을 갖게하였다.

 

다시 물대포와 함께 비가 촛불위로 내린다.

 

비가 달갑지 않다.

차갑고 추으며 몸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기가 빠진 몸때문인지, 아니면 나이가 먹어서인가,

반가운 맘보다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이런 비따위에 촛불이 흔들리지 않겠지만,

움츠러든 나의 몸을 더욱 차갑게 식혀버리는 비가 싫다.

 

굵은 빗줄기 내리는 날 공장 문앞에서 울며 하늘을 바라보면 힘차게 팔뚝질하던 그들에 대한 기억...

악다문 어금니가 비장미로...

다시 그들을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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