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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노동자계급정당, 이런 당이다!

새로운 당 건설, 본 궤도에 올리자

 

금속 현장활동가들의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공개토론을 시작으로, 공공부문 활동가들의 토론 등 현장활동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당 건설운동의 방향과 실천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금속활동가 토론에는 100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해 현장활동가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 정치세력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아지는 관심에 비해 토론은 다소 정체되고 있다. 다양한 제안과 토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명확한 목표와 방향 아래 당 건설운동을 본궤도에 올리는 집중된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결의했다면 그에 따라 건설할 당의 지향과 목표, 활동, 구체적인 경로 등에 대한 진전된 토론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38호에서는 새로운 당 건설에 대한 사노위의 입장과 당 운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지점들에 대한 고민을 싣는다.

 

 

노동자계급정당, 이런 당이다!

 

 

통진당은 노동자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노동자계급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모색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反통진당’만 외친채, 노동자계급정당은 ‘어떤 당인가’의 문제를 토론하고 정립해 나가지 않는다면, 민노당-통진당 운동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정당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노동자계급성을 견지하면서 투쟁을 조직하는 당
민노당-통진당 10여년을 겪으면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이 ‘현장을 버리는 정치’,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저버리는 정치’다. 이것이 ‘진보정치’가 더럽힌 노동자정치의 현 주소다.
새롭게 건설할 노동자계급정당의 정치는 이런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노동자계급정당의 정치활동은 현장투쟁을 비롯한 모든 계급투쟁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보다 많은 득표와 의회진출이 목표가 된 의회주의정당이 아니라, 자본의 전사회적 지배에 맞서 노동자민중과 함께 투쟁하는 정당이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통일을 위해 활동하고, 노동자계급이 자본과 정권에 맞선 전민중적 투쟁의 선도 주체로 서나갈 수 있도록 활동하는 당이어야 한다. 투쟁하는 노동자민중들의 정치적 구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정치가 노동자의 삶이나 투쟁과 분리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표 찍고 돈 내는 동원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부터 직접 정치의 주체가 되는 정치를 일구어갈 수 있다.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당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해방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노동자정치는 ‘자본주의 극복(反자본주의)’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자본주의 이후 사회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그 사회는 노동자계급이 해방되고 모든 억압과 착취, 차별이 없어지는 인간해방 사회이다. 자본과 소수 권력자들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이 정치와 경제, 삶의 주인이 되는 사회이다. 자본에 의한 자연파괴가 종식되고 자연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사회이다. 즉 ‘사회주의 건설’이 당의 이념이 되어야 한다.
단 사회주의는 20세기에 전개된 사회주의운동과 소련 등 현실 사회주의국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20세기 사회주의 운동을 발본적으로 평가하고, 자본주의의 변화와 계급투쟁의 진행양상에 천착하면서, ‘계승과 혁신’의 관점 아래 사회주의의 내용을 새롭게 구성해 나가야 한다.

 

노동자(민중)권력 수립을 목표로 활동하는 당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해방사회(사회주의사회) 건설은 어떻게 가능한가. 노동자계급이 국가권력의 주인이 되어야 가능하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공권력 등으로 짜여진 자본의 국가권력을 대신하는 노동자(민중)권력을 새롭게 세워야, 노동자계급은 자신과 전민중의 해방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그런데 노동자(민중)권력의 수립은 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오직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힘으로 쟁취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노동자정당의 선거나 의회투쟁은 노동자정치의 수단일 수 있지만, 선거를 통한 의회 진출이나 행정부 장악(집권) 그 자체가 노동자정치의 목표(의회주의)일 수는 없다. 노동자정당의 집권이 노동자(민중)권력 수립과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의 집권 그 자체가 목표로 되면 진보정당처럼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노동자들을 표 찍는 동원대상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따라서 건설할 당은 노동자민중권력 수립을 위해 활동하는 당, 이를 위해 노동자민중의 투쟁 및 정치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당이어야 한다.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적 정당
노동자계급정당은 국회의원 등 명망가나 상층지도부 중심의 당이 아니라, 당원이 당의 주인이 되는 당이다. 활동하지 않고 이름만 올린 종이당원을 인정하거나 당원을 의회진출을 위한 동원대상으로만 여기는 진보정당과 달라야 한다.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적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당원은 당의 강령과 규약에 동의하고, 당의 한 기구·조직에서 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당원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민주적 정당으로 운영될 수 있고, 노동자계급에 뿌리내리고 호흡하는 정당이 될 수 있다.

자본과 정권에 맞서 싸우는 정당,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에게 자본주의가 아닌 대안사회에 대한 정치적 희망을 주는 정당, 당원과 노동자계급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정당. 새롭게 건설할 노동자계급정당은 이런 정당이 되어야 한다.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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