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짜증나

 

지난 2일(목)에 무슨 일었냐. 민주노동당 중앙당 퇴직자들이 모였다. '왜 모였냐'는 물음에 대한 가장 '진실한 답변'은 "이것도 인연인데"이다.

 

 

2004년 총선은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지위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엄청난 자원을 갖게 된 민주노동당의 중앙당 규모 또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상근을 하게 된 것. 결국 중앙당은, '당료화'의 과제는 달성하지 못하고 '파편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었다.

 

상근자들이 업무 상 역할이 뚜렷하게 주어지면서 유기적으로 총합되는 '당료화'에 대한 어떠한 기획도 노력도 없었기 때문에 이는 달성할 수 없었고, 상근자들 각자 알아서 줄대고 충성하기에 바쁘도록 만들어서 업무의 유기적 결합을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피곤하게 만드는 '파편화'가 이루어졌다.

 

당연히 총선 이전과 이후의 상근자들 사이에서의 인간관계도 달라졌다. 총선 전은 규모가 작아 상근자들 사이에서 골고루 대화가 가능했다. 합리적이지는 않았지만 타부서 업무도 돕고 그랬다. 정치적 입장 차이 때문에 긴장이나 갈등도 있었지만 당의 성장이라는 목표(예를 들어 의회 진출)가 비슷해서 비교적 솔직한 대화가 가능했다. 즉, 인간적인 신뢰와 호의가 있었다. 그래서 각자의 인생을 위해서 중앙당직을 떠난 이들에 대한 '기억'이 있는 것이다.

 

당직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이유에는 중앙당직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부하기 위해서, 지역활동 개척을 위해서, 자신에게 더 어울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 정치적 야망을 위해서 등등의 이유가 중앙당직을 떠난 진짜 이유들이다. 당권 교체에 따른 사실 상의 축출로 당직을 떠난 이들은 거의 없다. 말걸기처럼 알아서 물러난 이들도 몇 있지만.

 

인연의 끈이라는 게 별게 아니긴 하나 가끔씩 땡겨 보기도 하는 것. 아주 오래전부터 소식이나 듣고 싶었던 이들 전화 한바퀴 돌려서 이제야 한 번 자리를 만들었는데 이걸 두고 조선일보는 '회동'이라고 한다. 지랄.

 

이렇게 한 때 민주노동당의 중앙당직을 지냈던 사람들이 모인다면 무슨 이유일까? 뭔가 도모를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 사이에 이재영이나 김종철이나 김정진이 있다고 정치적 사건이 벌어질 수 있나?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인간이나 전 당직자들 모임에서 무엇이 도모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뭘 안다면 아주 나쁜 의도로 그런 소리 하는 것이다.

 

 

어떠한 정치적 협의도 불가능한, 민주노동당 전당직자가 모인 자리가 찌라시 언론에는 이렇게 비추어질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짜증이 난다. 더 신경질 나는 건 정우상이가 어떻게 알고 기사를 썼냐는 거다. 정우상이는 서울대 메아리 출신이다. 운동권 물 꽤나 먹은 92학번 녀석인데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 담당 기자가 된 듯하다. 이 새끼 눈치는 짱이라 어느 놈한테 붙으면 정보 얻을 수 있는지는 알아가지고 살살거리는 거 잘 한다. 몇몇 전현직당직자들한테 하루가 멀다 전화질 해대는 놈.

 

전상근자들 모여서 식사나 한 번 하자는 연락 받은 누군가가 정우상이한테 찔렀겠지? 우이씨, 재섭써! 이런 것 하고 슬슬 거래하는 걸 재밌어 하는 것도 병이다 병!

 

 

------------------------------------------------------------------

 

 

[조선일보] 내부균열 심각… 소수파 “주사파와 결별 불가피”


민주노동당의 내부 균열 양상이 심상치 않다. 북한 핵 실험과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간첩혐의 사건 이후 당내 이견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당 지지율까지 급락하면서, 민노당에선 “재창당을 하거나 이것도 안 되면 분당(分黨)이라도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수파인 민족해방 진영은 “국정원의 음모를 투쟁으로 분쇄하자”고 했지만, 소수파인 민중민주 진영에선 “이번 기회에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정리 못하면 당을 함께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구속된 최기영 사무부총장에게 탈당을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에는 2004년 총선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현 지도부와의 이견 등으로 당직을 그만둔 20여 명이 회동을 가졌다. 한 관계자는 “단순 친목모임”이라고 했지만, 이들이 앞으로 당내 노선 투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오는 6일 확대간부회의에선 최근 사건들에 대한 당내 계파 간 논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재창당과 지도부 해산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다시 10년을 바닥에서 고생하더라도, 주사파들과의 결별은 불가피하다”며 “국회의원들이 현재의 기득권을 버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우상기자

입력 : 2006.11.04 00:41 08'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