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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열차 = 인삼 열차

 

지난 19일은 말걸기의 엄니의 생신. 매년 겨울이면 가족과 함께 눈꽃 열차 타고 한 바퀴 돌고 오길 바라시는 엄니. 올해는 생신날 눈꽃 열차를 탔다. 눈꽃 열차, 그 종류도 많다만 말걸기로서는 처음 타 본 눈꽃 열차는 결국엔 '인삼 열차'가 되어버렸다.

 

아침 7시 40분에 영등포에서 출발한 열차는 청량리를 거쳐 양평, 제천을 지나 첫 관광지로 추전역에 머물렀다. 추전역은 해발 855M로 한국에서는 제일 높은 역이다. 별거 없다. 애초에 산골을 여행하길 계획했다면 멋진 곳이었겠다. 그러나 10분간 정차한다는데 산골여행은 무슨.

 

다시 칙칙폭폭. 그 다음 정착역은 승부역.  역 바로 옆이 계곡이다. 눈 덮인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르는 강물.  저쪽 편에는 강물을 얼려 썰매도 탄다. 분위기 좋다. 사진 몇 장 찍으니까 열차에서 방송 튼다. 어서 타라고. 정차 시간 40분. 뭘 하겠냐.

 

마지막 정차역은 풍기역. 멀리도 왔다. 가장 긴 정차시간을 주었다. 50분. 동네 산책이나 해야겠다 싶었으나 역 밖으로 나가자 온통 인삼가게 말고는 없었다. 관광 열차 안내하는 사람도 인삼 관광이나 하란다. 진짜 할 거 없어서 포장마차에서 오뎅 사먹고 인삼 시장에서 홍삼 건빵이나 사왔다.

 

밥 세 끼를 열차 안에서 도시락 까먹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밥 늦게까지 돌아댕겼는데 이게 뭐냔 말이다. 이걸 눈꽃 열차라고 하냐? 인삼 열차지. 대한민국 관광업계는 관광 상품을 이 따위로 만들어 놓고 관광 수지가 어쩌고 한다. 참으로 재수 없다. 바보시키들.

 

 

파란꼬리가 같이 가서 모델하면서 놀아주니 그나마 화는 안 났다. 아래는 죄다 승부역 주변.

 

저 노란 벙어리 장갑에 주목하길 바란다.

 

(여기 있던 사진... 파란꼬리 검열로 삭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