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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순환

 

1.

 

맞아본 사람들이 남을 때리기 쉽다. 그래서 신체를 구속당하고 삶이 피폐해지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치 못한 생활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벌이를 위협당하는 상황'이라면 폭력을 휘두르는 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2.

 

국가가 사람들을 갈구면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폭력적으로 돌변한다. 센 놈이 약한 놈 팰 때 패는 목적을 달성하기 쉬으므로 국가에게서 맞는 사람들은 자기들보다 더 약한 사람을 찾아 패기 마련이다. 국가 폭력에 의한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존나 재섭는 새끼들이 엄청 양산된다. 그래서 사회가 뒤숭숭하고 혼탁해진다.

 

 

3.

 

자꾸 맞다 보면 때린 놈한테 '욱' 할 때가 있다. 국가에 대한 간헐적인 절규, 화염병과 쇠파이프는 그렇게 출현한다.

 

 

4.

 

국가는 자기에게 '욱'하는 '짜식들'을 가만히 둘 리 없다. 노련한 국가는 적절하게 괴롭히지만 서툰 국가는 그냥 마구 팬다. 죽이기도 한다.

 

 

5.

 

멍청한 국가는 자신에 대한 폭력을 조직한다. 소요 내지는 혁명을 부른다. 멍청한 국가가 멍석을 깔아준 폭력 혁명은 성공해도 문제다. 왜냐하면 그것도 폭력은 폭력이기 때문이다. 폭력으로 세운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

 

 

6.

 

국가는 언제나 폭력적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라 폭력을 기초로 존재한다. 국가가 언제까지 존속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태어나는 세대의 평생 동안에도 국가는 멀쩡할 듯하다.

 

 

7.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폭력적인 국가가 덜 폭력적이도록 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냐, 아니면 폭력적인 국가를 조낸 조질 것이냐. 어느 경우에도 폭력은 순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