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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하늘이는 일기를 꽉꽉 채우는 버릇이 있다.

원래 이런 버릇이 있었던 건 아니고 학교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100% 채워야하는 건 아니지만 5칸 이상이 남으면 안되는 것같은 분위기.

 

그래서 어느 날, 선배 입장에서 짧은 문장 길게 늘려쓰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예를 들어서 '오늘 할머니집에서 밥을 먹었다'를 쓸 때에는

"오늘 일산에 있는 외할머니집에 갔다. 엄마, 아빠, 나, 하돌이, 앵두가 같이 갔다. 

 할머니가 밥을 차려주셨는데 밥상에는 밥, 김치, 김, 양파볶음, 된장국이 있었다.

 나는 밥하고 김치를 많이 먹었다. "

대략 이런 식으로 하라고.

이렇게 알려준 게 몇달 전인데 최근에 일기를 보니 약간 놀라웠다.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셔서 먹었다, 라는 내용을 이렇게 썼다.

 

아빠가 나에게 "너 아이스크림 먹고 싶니?" 하고 물었다.

나는 "어" 하고 대답했다.

그래서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나는 아빠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맛이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

 

나열을 통한 문장 늘리기를 알려주었는데 저렇게 대화를 인용하다니.

곧 달인 반열에 오를 것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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