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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두 짝

 

함께사는세상의 세번째 영화 시사회가 있었다. 어제.

수요일 새벽에 들어왔다가 목요일 강의 때문에 지역에 갔다 오고

다시 금요일 또 아침 일찍 나가느라 이 곳에 올리지 못했다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 된 게 자리가 없었다. ㅡ.ㅡ

12월 9일에 상영회가 열리니 그 때는 꼭 알리겠음...죄송~ ^^

 

이 분들은 원래 노치와 내가 함께 만들려던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셨던 분들이다.

결혼 전 과정, 결혼, 신혼여행 등등을 열심히 찍었으나 결국 포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의 자격에 대해서 생각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비밀을 엿보는 것에 대한 괴로움

그리고 대상을 착취하는 것에 대한 회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접어두었던 작업이다.

그 때 그 많은 테잎들은 지금 나의 책상 서랍 안에 고요히 잠자고 있다.

아마 내 촬영본 중 가장 아름다울 그 영상들은(왜냐하면 내가 아닌 노치와 강길선배가 찍었기 때문)

이번 영화의 프롤로그를 장식한다.

 

스스로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것을 위해 2005년부터 진행되었던 미디어교육.

그리고 세번째 극영화.

어제 누군가 이제 장애인센터는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낸 것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인데

아이들을 봐야해서 저녁만 먹고 집에 돌아가야했다.

밤 10시쯤 대표가 전화를 해서 늦게라도 꼭 오라고 해서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에 모두 모인 자리라 꼭 오래. 회의 끝나는 대로 와줘"

이상하게도 남편이 순순히 "그래~"라는 문자를 보냈길래

웬일..하며 즐거워하며 남편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밤 12시가 되어서  사무실 고은이 문자를 보내왔다.

"신부님이 오셨다"고.

 

정확하게 문자를 보냈어야 했다.

"오랜만에 모두 모인 자리라 (나보고) 꼭 오래.

(당신) 회의 끝나는 대로 (집으로) 와줘. "

이렇게.

 

남편은 자기 오라는 줄 알고 근처에서 회의를 끝나자마자 얼른 갔고

그래서 우리들이 12시가 넘으면 음주가무의 무아지경에 빠져서 어떻게 노는가를 잘 보고 와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야기를 해대며 문득 말했다.

"그런데 대표가 좀 취했는지 나보고 그런다. 왜 신부님이 여기 계시는 거예요?하고.

내가 잘못 간 거야?"

나는 그냥 웃어줬고 지금 배가 아프다.

 

길고 힘들었던 시간의 성과를 보는 일은 즐겁고 기쁘다. 

12월 9일에는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유리가 시나리오를 쓴 장애인센터+ 푸른영상 주최 영화만들기의  결과물인

네 번째 극영화가 상영된다.

 

그 때는 꼭 공지하겠으니 꼭 와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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