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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공부방 아이들이 아는 분한테 어디 사냐고 물었다.

화성 산다고 했더니

"헉! 그럼 지금 화성에서 오신 거예요? 어떻게 오셨어요?" 했다던데.

나는 어제 유성에 다녀왔다.(앞 얘기와 별 상관은 없지만)

 

사회선교하시는 교회목사님들께 을 비롯한 영화들을 보여드리면서

선교에서 미디어교육 활용방안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

강의가 끝나고 단위에서 미디어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가 물어보셨다.

플로어에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있는 목사님들도 많으셨다.

미디액트 얘기를 하고 연락처를 알려드리려는 순간 갑자기 울컥했다.

이제 일민미술관 5층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갑자기 깨달았으니까.

 

출산휴가때문에 미디액트는 생긴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출입하게 되었다.

엄청나게 저렴한 비용으로 엄청나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미디액트가 생긴 후에 푸른영상은 미디어교육을 그만 뒀다.

한겨레문화센터도 미디액트 덕분에 많이 한산해졌을 거다.

한겨레문화센터에는 편집기자재가 두벌밖에 없었던 것같다. 쓰려면 눈치보고 그랬었는데.

 

장애인미디어교육을 함께 하면서 선생님들께 참 많이 배웠다.

홍교훈선생님과 오정훈선생님은 지금도 나에게 멘토같은 분들이다.

공모가 있다고 했을 때에도 설마했던 이유는 미디액트가 해왔던 일은 연속성이 필요했고

그것의 단절만은 모두가 피하고 싶어할 거라는 오해때문이다.

을 만든 유리를 포함한 제작진들이 "다음 작품은...." 하면서 꿈에 부풀어있는데

교사들이 '다음 교육은 이제 그만!' 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10년동안 미디액트가 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꿔왔던 미디어교육이라는 정원을

원예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넘기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옘비가 어떻고 유인촌이 어떻다고 해도

최소한 영화진흥위원회라는 곳이 성과와 축적물에 대해서 보존, 계승하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 믿었다. 정말 그렇게 믿었다.

 

돈도 안되고 권력도 안되지만 노동강도 하나만은 끝내주는 미디액트는

미디어민주주의나 미디어공공성에 대한 신념을 가진 활동가들의 힘으로 이만큼 왔다.

신념이 없다면 정말 돈도 안되고 권력도 안되는 곳이라 고생만 직싸게 할텐데

왜 올까 싶었는데...푸른영상 신년회 때 누군가가 콕 찝어 말해주었다.

"돈되게 운영하려고 오는 거야"

돈될 일은 다른 데도 많을텐데 애써 가꾼 정원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그렇게 돈을 벌고 싶은 건가?

며칠 전 4대강 반대를 위해 단식하시는 신부님들을 뵈러 두물머리에 갔다 왔는데

자연 앞에 압도된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하였다.

그러니까 그곳도 돈 때문에 파헤친다는 거지.

 

남편은 잘되게 하기는 어려워도 잘못되게 하는 건 쉽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10년 가꾼 정원을 싹 갈아엎고서 취업센터같은 거나 만들려는 건가?

메일만 왔다 하면 3D 3D 하더니 영진위는 미디어센터에서도 3D 가르치려나봐.

아바타가 돈 버니까 미디어센터까지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려는 건가?

(강서영상미디어센터가보면 미디어센터로 돈버는 방법의 단초를 조금은 볼 수 있다.

 테크닉 교육만 하는 거다. 돈 받고서) 

하지만 막대한 자본으로 움직이는 상업영화판에서 감독은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발휘할 수 없다.

그 상상력은 미디액트같은 곳에서 키워지고 성장하는 것이다. 독립영화가 그래왔던 것처럼.

 

이 정권이 10년은 갈 것같아?

정말 안타깝고 무서운 건 그들이 지금

자신들이 하는 일이 뭔지를 모르고 있는 것같다는 사실.

잘 되게 하기는 어려워도 잘못되게 하기는 쉬운데

당신들의 무지가 정말 안타깝다.

 

미디액트 사이트 http://www.mediact.org

돌아와 미디액트 http://cafe.naver.com/comebackmediact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341-183000 정동욱

 

참, 어제 유성에서 강의료를 받았는데

"약소합니다"라고 하고 봉투도 얇길래 10만원 정도 되겠지...싶었는데

무려 30만원이었다.

와와...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는데

앵두가 전화해서 고래밥 사오라고 해서

서울 와서 고래밥 사러 갔다가 고래밥은 없어서 딸기를 사서

아침에 모두들 맛있게 잘 먹었다.

 

미디액트로부터 받은 걸 생각하면 모두 후원하는 게 맞겠으나

이사 때문에 돈 들어갈 데가 많아 10만원만 후원.

앞으로 미디어관련 강의를 하고 나면 꼭 후원해야지! 하고 혼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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