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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땅에 발을 디딘 기분이다.

2월 18일부터 3월 30일까지 이사가 진행되고 있다.

2월 18일에 짐을 빼고 들어갈 집 공사 때문에 엄마 집에서 머물다가 2월 22일에 강화로 이사.

22일부터 3월 1일까지 강화에서 머물다가

3월2일부터는 하늘의 공부방에서 먹고 자는 중이다.

 

지난 일주일동안은 너무 많은 일들이 줄을 서있었는데

그게 또 일상적인 활동들이  아니라서 멍한 채로 보냈다.

화요일에는 활동보조인들과 함께 하는 강의

수요일에는 장애인식개선드라마에 대한 간담회

목요일에는 방송과 개강

그리고 금요일에는 전주영화제 1차 면접이 있었다.

내 생애에서 이렇게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닥친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튼 멍한 채로 보냈는데 다행히 큰사고 없이 그럭저럭.

 

이번 주는 김동원 감독님 책자와 어떤 대학교지의 기고글 마감이 나란히 겹쳐있어서

발등에 불이다.

강화집에 다녀온 노치가 하는 말, "집이 물 위에 떠있는 듯"

2월말동안 내내 집안 정리를 하는데 창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왼쪽을 보면 밭이, 오른쪽을 보면 저수지가.

하돌이 장염을 앓아 의사가 설탕물을 타먹이라 했는데 설탕이 없어도 구할 수가 없었다.

30분은 걸어야 마을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3월을 시작하니 모든 게 비현실적이었다.'

강의며 간담회며 면접이며 그 모든 것들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은

내 정신이 아니어서, 인것같다.

특히나 서울의 불빛들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서 계속 꿈을 꾸는 듯했다.

강아지를 주셨다.

하은별에게 강아지는 꿈에도 그리던 존재라서

아이들은 강아지가 오기 전날부터 내내 창밖만 내다보았다.

그리고 예정보다 하루 늦게 강아지가 도착하자 하늘은 "엄마, 지금 이거 꿈 아니지?" 하고 물었고

엄마와 떨어진 강아지가 낑낑 울자 밤에는 마루에서 함께 잤다.

 

먹기도 많이 먹고 싸기도 많이 싸서 일주일내내 얘를 돌보느라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참 귀여웠다.

아직 어린데 문도 열줄 안다. 엄마 떨어져서 많이 울던 초롱이.

 

그리고 푸른영상에 돌아와서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나왔더니 복도에서 이런 강아지가 앉아있었다.

우리 사무실은 3층인데 도대체 어디서 왔나 싶어서 4층도 가보고 1층도 가보고

버스정류장까지 가봤는데 도무지 주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늘에게 얘기했더니 사진을 찍어보내라고 해서 찍었던 사진.

이 강아지를 본 공부방 아이들이 "이건 엄청 비싼 개다. 90만원은 넘을 거다"

뭐 그런 얘길 해서 이 얘의 이름 후보 중 하나가 "두달 활동비" 그래서 두달이.

혹은 푸른이(감독님 딸 푸른이가 그 이름을 써도 된다고 허락도 했다)였다.

얘는 애교도 넘치고 대소변도 착착 가려서 사무실 사람들의 애정을 독차지하다가

다큐보기에 오신 분이 데리고 가셨다.

주인을 빨리 찾아야하는데...

 

어쨌든 나도 개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개들은 참 나를 좋아하는 것같다.

두달이가 내 눈에 띈 거 보면 뭔가 인연은 인연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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