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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평화

24일, 25일. 미사드리면서 참 좋았는데.

온누리엔 평화가 가득하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우리 가족들은 주님의 평화 안에서 행복했는데.

오늘 아침엔 모두가 다 화가 난 채로 출근과 등교를 했다.

시작은 사소했는데

하은이가 필요없는 종이들을 다 버리려다가

내가 이면지는 챙기는 걸 알고

나한테 버리라고 했고

내가 그걸 버리면서 발견한 사실.

가정통신문 중에 우리가 본 것이 10분의 1도 안됐다.

더 황당했던 건....우리가 본 10분의 1이라는 게....

학교에 돈을 내야하는 것들 위주였다는 거다..

 

아침 일찍 나가는 4인이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 동안

나는 그 식탁 아래 쪼그리고 앉아서 종이를 분류했고

그러다 발견한 거였다.

......

남편은 크게 화가 나서 하은에게 학교 다니지 말라고 했고

하은은 학교는 꼭 다니고 싶다고 울고 불고 하다가 갔다.

핸드폰은 끊기로 했다.

그러고나니 마음이 너무나 안좋다.

핸드폰을 끊으려고 보니까 인증번호를 받아야하는데

나는 하은이 핸드폰을 열 줄 모른다.

하은은 우리가 폰을 절대 못 보게

자물쇠로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하은의 책상을 치우는데

엄마 아빠한테 보내려고 만들다 만 카드

남친한테 주려는지 접고 있는 학

뭐 그런 것들이 있었다.

 

교사인 언니가 첫아이인 하은을 학교에 보낼 때

꼭 지켜야할 사항으로

울면서 학교가지 않게 하기

그러니까 마음 상한 일이 있더라도 꼭 마음을 풀어준 후에

학교에 가게 하라고 했는데

하은이는 울면서 학교에 갔다.

 

하은이가 안됐다.

근데 나도 안됐다.

우리는 하은에게 뭐였나.

서로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 뿐이었나 싶다.

 

걔는 걔 인생 살고

나도 내 인생 살고

그냥 신경 끄고 살고 싶다.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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