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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팽목항에 다녀왔다.

세월호 인양을 위한 도보행진 둘째날, 세째날 촬영을 했었다.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일반인 여성'이 나 혼자라서 단장님이 약간 얼굴을 찡그리셨다.

그리고 이틀 열심히 촬영하고 행진이 끝나는 날 어제 문화제 참석을 위해서

온 가족이 같이 팽목항에 간 거다.

단장님이 나를 알아보시고 웃어주셨다.

'카메라'가 아니라 '얼굴'로 인식이 된다는 건

기분좋은 일.

 

세째날, 열심히 촬영해서 그런지 조금 부드러워진 표정의 단장님께

"카메라가 싫으세요?" 물으니 

단장님이 말씀하시길

"찍어가도 안나오니까"

 

내가 국민대책위산하 미디어팀의 구성원이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현장에서 무수히 많은 카메라 중에 하나일 뿐인 거고

결국 카메라 뒤의 얼굴이 구별될만큼

성실로 자기를 증명해야 하는 일.

문화제 영상 중에서 내가 찍은 몇개의 컷을 발견하는 기쁨.

나는 지금 처음의 자리에 서있는 것같다.

 

촬영을 좀 더...잘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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