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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세운동이 90년 지났다.

 

여러해 전 3.1절에 대한문에서 정동교회, 러시아대사관 터, 경교장, 4.19기념관, 서대문,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터, 인왕산, 천도교당, 태화관 자리를 돌아보면서 3.1절을 주제로 답사를 한 적이 있다.

 

답사를 하면서 3.1운동 때의 증언도 함께 듣고 싶어 지금은 돌아 가셨지만, 그 때 당시 아흔의 어른을 모셔서 3.1만세운동 때의 증언을 듣기도 했다.

 

어른께서 충청도 어느 지역에서 어린 시절에 3.1만세운동을 겪었다고 하셨다. 3.1만세를 부를때 날이 어둡기 전에 주민들은 나누어서 앞산 뒷산 동서사방의 산에 미리 올라가 있다가, 날이 어두우면 횃불을 밝히고 만세소리를 크게 외치며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만세를 외치고 어느 정도 지나면 순사들이 만세소리를 듣고 산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순사들이 산 중턱까지 올라오면 저 쪽 산에서 또 횃불을 밝히고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그러면 순사들은 사람들이 저쪽 산으로 이동을 한줄 알고 다시 그 산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이산 저산에서 만세를 부르면 순사들은 만세 부르는 사람들 수가 굉장히 많은 줄 알고, 이산 저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하게 했다고 하셨다.

 

재미있게 증언을 듣고 그 당시 어른들 머리에서 나온 꾀에도 찬사를 보내면서, 요즘 같이 통신장치가 없던 시절에는 충분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0년 광주만 하더라도 통신을 끊고 소식을 단절시킬 수 있었는데, 지금은 통신을 권력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본다.

 

지나간 주말 서울 장안 압구정, 동대문, 용산, 서울역, 종로, 명동, 아현, 대학로, 신촌, 삼청동 등에서 낮부터 밤늦게까지 이 정부의 퇴진을 외치고, 촛불을 밝히는 행렬이 이어졌다고 한다. 기미년에는 이 나라를 침탈한 일본을 몰아내려고 만세를 불렸지만, 오늘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추운 날에 촛불을 밝히고 고생을 하고 있다.

 



또 여러해 전부터 3월 1일이면 3.1절을 되새기면서 서울 가까운 산에 오른다. 용정에서 만들어 3대째 보관하고 있는 유서 깊은 태극기를 나무에 걸어 놓고 예배를 하고, 독립선언서도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 ‘조국통일만세’를 크게 외친다.

 

우리가 기미독립선언서는 잘 알고 있는데, 다른 독립선언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만주에서 독립운동하는 분들이 만들었다는 ‘무오독립선서’를 낭독하고 있다.(나도 그 때에 알았다.)


 

 

1918년 / 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

 

1918년(무오년) 11월(음력) 만주 길림에서 만주, 노령을 중심으로 해외에 나가 있던 독립지사 39명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하는 '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대한독립선언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선언서이며, 한일합병의 무효를 선포하고, 무력적 대항을 선언했다. 그 선언서의 대표자로는 해외의 저명인사가 거의 망라되었다. 작성자는 조소앙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국임과 민주의 자립국임을 선포하고, 우리 대한은 타민족의 대한이 아닌 우리 민족의 대한이며, 우리 한토는 완전한 한인의 한토이니, 우리 독립은 민족을 스스로 보호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지, 결코 사원의 감정으로 보복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또한 일본의 병합수단은 사기와 강박과 무력폭행 등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이니, 섬은 섬으로 돌아가고 반도는 반도로 돌아오고, 대륙은 대륙으로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2천만 동포에게 국민된 본령이 독립인 것을 명심하여 육탄혈전함으로써 독립을 완성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독립선언서'(요지)

 

우리 대한동족의 남매 및 세계우방의 동포여!

 

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과 평등복리를 대대로 자손만민에게 전하기 위하여 이에 이민족 전제의 학대와 압박을 해탈하고 대한민주의 자립을 선포한다.

 

슬프도다. 일본 쪽발이들의 임진 이래 반도에서의 적악은 만세에 감추지 못하며 갑오 이후 대륙에서의 작죄는 만국에 허용치 못할 바이다.

 

너희 싸움을 좋아하는 악습은 가로되 자신을 보전하고, 자신을 방위한다는 구실로 종래 하늘에 반하고 사람에 거역하는 보호합병을 날조하고 너희 더러운 나라의 타락된 습관은 가로되 영토, 문호, 기회의 균등을 빙자하여 필경 의로움도 잊고 법도도 없는 비밀약관과 위협적인 조약을 체결하였다.

 

너희 요망한 정책은 종교를 압박하여 신에 대한 믿음이 전달을 저해, 희롱하고 학문하는 이들을 제한하여 문화의 유통을 방해하고 인권을 박탈하고 경제를 농락하고 군경이 무단과 이민의 음험한 계책으로써 한국을 멸하여 일본을 심고자 하는 간악한 흉모를 실행하니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한족을 마멸함이 무릇 얼마나 되는가? 10년 무단의 장난이 이에 극에 달함으로써 하늘은 너희의 부덕을 제업하여 우리에게 호기를 내리시니 하늘에 따르고 인간에 응하여 대한독립을 선포하며 너희 합병의 죄악을 선포, 징계한다.

 

1. 일본의 합방 동기는 너희의 소위 범일본주의를 아주에 펼치는 것으로 이는 동양의 적이다.

 

2. 일본의 합방 수단은 사기, 강박불법, 무도의 무력, 폭행의 극으로 이는 국제법규의 악마이다.

 

3. 일본의 합방 결과는 군경의 야만스런 권세와 경제의 압박으로써 종족을 말살하고 종교를 협박하고 교육을 제한하여 세계문화를 저해하는 것으로 이는 인류의 적이다.

이상으로써 하늘의 뜻과 인간의 도리와 정의와 법리에 비추어 만국이 입증하여 합방의 무효를 선언, 전파하여 너희의 죄악을 응징하여 우리의 권리를 회복한다.

 

하늘의 신이 살피고 세계만방이 간곡히 깨우치는 우리의 독립은 하늘과 사람이 합응하는 순수한 동기로서 민족 자기보전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바 결코 눈앞의 이해에 우연히 충동됨이 아니며 원통한 생각에 얽힌 감정으로써 비문명한 보복수단에 스스로 만족함도 아니다. 실로 항구히 일관된 지극한 정성의 격렬한 발로로써 너희 이류로 하여금 감화되어 깨달으며 스스로 고치도록 함이니 우리의 결실은 야비한 궤정을 초월하여 진정한 도의를 실현함에 있다.

 

우리 대중들이여! 공의의 독립자는 공의로써 진행할진대 일체의 방편을 다하여 군국전제를 삭제하고 민족평등을 지구 전역에 보급, 실시함으로써 우리 독립의 제1의를 삼으며 무력겸병을 근절하고 평등하고 균등한 천하의 공도를 진행함으로써 우리 독립의 본령을 삼으며 비밀스런 동맹이나 사사로운 싸움을 엄금하고 대동평화를 선전함으로써 우리의 나라를 되찾는 사명으로 삼으며 동등한 권리와 동등한 부로서 일체 동포에게 베풀고 남녀 빈부를 정제하고 동등한 슬기와 동등한 목숨을 지혜로운 자, 어리석은 자, 노인, 어린이 모두에게 고르게 하며 사해인류를 제도함으로써 우리 입국의 기치를 삼으며 나아가 국제적인 불의를 감독하고 우주의 진선미를 체현코자 하니 이는 우리 한국민족의 시의에 응해 부활코자 하는 궁극적 의도이다.

 

우리 같은 마음, 같은 덕망의 2천만 형제자매여! 단군 대황조는 상제에게 좌우로 하명하고 우리들에게 기운을 내렸다. 세계와 시대는 우리에게 복리를 내리려 한다. 정의는 무적의 칼이니 이에 하늘에 거스르는 마귀와 도국의 적을 한손에 도결하라! 이로써 4천년 조종의 광휘를 드높이고 이로써 2천만 적자의 운명을 개척하라.

 

독립군아 일제히 봉기하라!

 

독립군은 천지를 휩쓸라!

 

한번 죽음은 인간의 면할 수 없는 바이니 개돼지와 같은 일생을 누가 구차히 도모하겠는가? 살신성인하면 2천만 동포는 마음과 몸을 부활하니 어찌 일신을 아끼며, 집을 기울여 나라에 갚으면 3천리 옥토는 자가의 소유이니 어찌 일가를 아끼랴. 우리 같은 마음, 같은 덕망의 2천만 형제자매여! 국민의 본령을 자각한 독립임을 기억하고 동양의 평화를 보장하고 인류의 평등을 실시하기 위한 자립임을 명심하여 황천의 명명을 받들고 일체의 못된 굴레에서 해탈하는 건국임을 확신하여 육탄혈전으로 독립을 완성하자.

 

단기 4252년(1919년 2월)

 

만주, 노령 유지

김교헌, 신규식, 김동삼, 김약연, 김좌진, 김학만, 문창범, 박성태, 박용만, 박은식, 박찬익, 손일민, 신 성, 신채호, 안정근, 안창호, 윤세복, 여 준, 유동열, 이 광, 이대위, 이동녕, 이동휘, 이범윤, 이봉우, 이상룡, 이세영, 이승만, 이시영, 이종탁, 이 탁, 임 방, 정재관, 조용은, 조 욱, 최병학, 한 흥, 허 혁, 황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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