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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가 없다.

 

여러해 전에 열 명이 넘게 둘러 앉아 회의를 하는데, 한 문건을 검토하면서 오랜시간 논의를 하였다. 대체로 돌아가면서 발언들을 하는데, 한 사람이 말이 없다가 막바지에 하는 말이 여기에 '주어가 없다' 라고 하는 말을 들고 모두가 함께 웃었던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그냥 넘어갈 말이 아니고 의미있는 말이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글쓰기 공부를 가면 지적하는 말들 가운데 '문장이 길다' '동어 반복적이다' '문단 나눔이 뚜렸하지 않다' 등등의 말을이 오가는데.... 여기에서도 '주어와 서술어가 분명치 않다.' 나아가 내 이야기 보다는 남의 이야기, 추상적으로 묘사된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아 왔다.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하고 두루뭉실하고 피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연회에서도 강사가 정권이나 체제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을 하면 좋은 강연을 들었다고 생각을 하고, '나' 와 '우리'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고, 성찰이 필요하다던지, 모든 사람과 지구 전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 시큰둥해지는 경우를 보게된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 대화를 하면서도 '남'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한다. 특히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더욱 그러하다. 권력과 자본 구조적인 체제 등에 대해서 강하게 말을 하는것이 선명성이 있고, 남들에게 먹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어느정도 지식을 가미하고 분석을 해주면 더욱더 그러하다.

 

회의를 하건, 글을 쓰던, 강연을 하던, 대화를 하던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라는 '주어'는 찾아 보기 힘들고, '남'의 이야기를 하면서 즐기거나 성토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너무 많은것 같다.

 

이제는 권력과 자본 체제 구조적인 잘못이 있는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안이니, 이런 속에서 '나'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 보아야 할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런 말과 생각 행동을 시도하는 싹들이 여기저기서 태동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 본다.

 

'주어'를 찾아 보아야 할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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