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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교, 부활

부활주일은 십자가에 못밖혀 돌아가셨던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기념하면서 교회와 성당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이 모여 성대하고 웅장하게 예배와 미사를 드리면서, 축하하고 즐거운 주일을 보낸다.

 

한국 사회에서 다수를 이루는 신자들이 새벽부터 과시적일 만큼 수 만명의 교인들이 시청앞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지만, 몇 안되는 수백의 신자들의 예배는 오늘 이 땅에서 고통 당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들과 함께하는 이들과 드렸다.

 

오전에는 용산 철거참사 현장에서 천주교 미사가 신부님 수녀님들과 함께 한 철거민, 그리고 수백의 형제자매들이 철거를 당하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드려진다고 해서 그 곳으로 갔다. 교회예배에 참석을 하면 예배순서가 추가되어 좀 길것이고, 특별한 느낌이 없을것 같아서였다.

 

열 명이 넘게 흰 제의를 입은 신부님들께서 앞 자리에 앉아서 미사를 집전하시고, 많은 신자들이 자리하고 미사를 드리는데, 미사가 개신교의 예배 보다는 일목요연하고 간단명료하다. 그러면서도 기도를하고 찬양하고, 강론을 하면서 철거참사에 대해서도 명료하게 가톨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사족께서는 끝까지 힘써 싸울것을 다짐하면서 함께 하자고 호소한다.

 

미사가 끝이 나고 준비해 온 달걀을 신부님들께서 나누어 주시고, 점심 식사를 모두가 둘러 앉아서 나눈다. 길 거리에 앉아서 밥을 먹는 풍경이 노숙체험 같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마을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밥상을 나누는 밥상공동체 같이 보였다. 

 

 

오후에는 마로니에서 열리는 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에 갔다. 새벽에 시청 앞에서는 수 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이 곳에는 수백명에 지나지 않은 신자들이 모였다. 천주교의 미사보다는 훨씬 길어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할려고 노력한 부분은 엿 보인다. 예배 중에 사회를 청년이 하고, 성경을 어린이가 읽었으며, 성찬식에도 목사 아닌 평신도가 참여하는 등 여러 사람들이 예배순서에 참여했다. 풍물패로 앞마당과 뒷 마당을 달구었고,국악과 판소리, 봉산탈춤의 미얄마당을 각색하여 연출을 하기도 하였다. 단, 1인이 연출하고 주관한듯한 느낌을 주었다. 

 

오전 미사에서도 철거민들이 참석하여 말씀도 해 주었지만, 오후 예배도 마찬가지로 철거민이 기도 순서에 참여 하였다. 기도와 설교중에도 생명을 파괴하는 개발, 서열화 시키는 교육, 노동 사회단체의 도덕적 훼손, 탐욕과 물신(神) 등등을 지적하면서 예수께서 바라시던 그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을 염원했다.


 

70~80년대 힘들었던 시절에는 신.구교가 함께 시국기도회를 자주 열고 함께 연대하며 협력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단지, 이웃 종교와 교류라는 정도로 상층부나, 소수로 모여 교류하는 모습을 본다.

 

부활절을 맞으며 우리들만 기뻐할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들도 함께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나의 하느님을 믿는 신교 구교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 시간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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