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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검찰의고교등급제무혐의 처분을 비판하며 3불 법제화를 촉구한다

검찰의 고교등급제 실시 무혐의 처분을 비판하며 3불법제화를 촉구한다


지난 3월 31일 검찰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3개 대학 총장과 각 대학 입시 관련 책임자들이 입시에서 고교 등급제를 실시한 것에 대하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학벌없는사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교조등 '올바른 대학입시제도 수립을 위한 교육 시민 단체'가 지난 2004년 10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6인( 윤기원, 채영호, 김선수, 송병춘, 이명춘, 위대영)의 협조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대학-고려대, 이화여대, 연세대의 총장과 입학처장을 형사고발한지 1년 6개월만의 결정이다. 이번에 검찰청에서 이들 세 대학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며, 고교 등급제로 피해를 본 수많은 학생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학측의 입장만을 고려한 정략적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무혐의 판결에 대해서 절대 동의할 수 없으므로 항고등 추후조치를 취하고자 한다.


소송에 앞서 2004년 1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세 대학을 실태조사한 결과 그들은 이미 대학입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교육부는 해당대학에 재정지원을 삭감하는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고교 등급제는 고등학교 간의 합격 현황 및 입학자 결과를 근거로 학교를 등급지우는 것으로, 헌법에 명시된 '능력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부정한 일종의 연좌제이며 교육 차별이다. 실제로 고려대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및 서류평가에 있어 고등학교간의 차이를 활용한 보정점수를 추가로 부여하여 자의적으로 전형에 활용하였고, 학생부(교과성적)를 반영함에 있어서도 기본점수를 높게 부여하는 방법으로 학생부(교과성적) 급간 차이를 좁게 함으로써 입학사정에서의 실질반영비율이 1.72%에 불과하도록 했다. 연세대학교는 1단계 전형에 고교등급제를 적용하여 불합격한 지원자들은 2단계 전형에는 응시도 해보지 못하게 하는 불합리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이화여대의 경우, 자기소개서를 평가함에 있어서 최근 3년간 고등학교별 이화여자대학교 합격현황, 입학자 성적 등을 정리한 자료를 참고자료로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입학사정을 하게 하여 실질적으로 합격여부가 자기소개서평가에 의하여 좌우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 세 대학은 대학전형에 이를 전혀 예고하지 않았다.  세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수시모집을 한 것은 지원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근본적으로 박탈하고 침해한 것이며, 이들 대학의 행위는 위계에 의하여 각 고등학교 진학지도 업무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업무와 대학교수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입시의 공공성과 객관성을 훼손한 것이다. 


이미 교육부의 실태 조사와, 당해년도 수시 2차전형에서 강남 학생들의 합격률이 급감한 사실을 통해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는 것은 천하에 드러났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근거로,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올바른 대학입시제도 수립을 위한 교육 시민 단체'가 고발한 이들 대학에 대하여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또한 3불법제화를 미루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교육부에 대해서도 분노를 금할수없다. 이번 무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항고등 추후조치를 하여 다시는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고교등급제의 피해를 보지 않고 타고난 곳, 자라난 곳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더 나아가, 교육부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즉각 3불법제화를 하도록 촉구하는 바이다. 


2006.3.23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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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조커카드를 허락하라!(참세상칼럼에쓴글)

자녀들에게 조커 카드를 허락하라!
[김정명신의 학부모의힘] 아이를 친구처럼 생각하니 정리되는 일 많아져
김정명신 
첫 아이, 초등학교 입학!

자녀의 초등학교입학을 벅찬 감정으로 맞이할 새내기 학부모들에게 나는 16년차 학부모로서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래전 내가 새내기 학부모였을 때, 한국사회의 교육정책과 제도에 실망하고 분노해서 교육운동 일도 했지만 내적 갈등도 많이 겪었다.

아이를 내 소유물로 착각하고 내 뜻대로 조종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될 때 솔직히 그런 행동을 하는 나 자신에 무척 실망했었다. 그렇게 사랑을 핑계로 아이 인권 침해를 서슴치 않으며 아이나 나나 망가져간다고 느꼈을 때, 나는 궁여지책을 마련했다.

내 아이를 내 자식이 아닌 내 친구로 바꾸어 놓고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권유는 하되 강요는 안한다.’ 아이를 친구처럼 생각하니 복잡하게 고민할 필요 없이 산뜻하게 정리되는 일이 많았다. 내 불안과는 달리 그렇다고 그 애가 공부를 못하거나 버릇이 없게 된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자녀양육의 끝없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부모가 변하면 아이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실감했다.

3월, 신학기를 맞은 이후, 매일 오후가 되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여행가방처럼 바퀴가 달린 책가방을 돌돌 굴리며 아파트로 들어선다. 학교 교문마다 신입생을 환영하는 플랭카드가 나붙어있다.

집 부근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이웃 고등학교에는 지난겨울 내내 '서울대 18명 합격'이라는 플랭카드가 걸려있었다. 서울 강남 복판에 그런 내용의 플랭카드가 걸리다니 초등학교 입학식 광경과 겹치며 '학교가 위기는 위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우리 교육 현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입시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서울시 교육청도 논술, 서술식으로 시험문제 유형을 바꿀 예정이라 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대학들도 논술 본고사를 점차 강화하는 추세라서 새내기 학부모로서 기대와 희망은 점차 고3 학부모와 같은 배를 탄 심정으로 대학입시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바뀌게 된다.

얼마 전 한 사설학원이 개최한 대입 설명회에 5천5백 명이 몰렸다고 하고, 지난 가을 설명회에는 1만2천 명이 몰려들었다 하니 새내기 초등학생을 입학시킨 학부모들 가운데는 이러한 뉴스만 듣고도 조바심이 생기고 어떻게 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지 고민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새내기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좋은 대학은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중요한 카드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이가 행복하게 살 권리, 원하는 것을 할 권리, 웃고 살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하기 싫은 것을 안 할 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동네 초등학생들과 함께 수지모건스턴이 지은 ‘조커-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문학과 지성사 발행)라는 동화책을 읽었다. 그 줄거리는 새로 부임한 노년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을 권리’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 조커 카드를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노교사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수업방식, 질문을 고안해내어 학생들에게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가르침을 주는데 학생들은 수업이 재미있어서 학교가지 않을 권리를 행사할 조커 카드를 쓰는 일이 점차 줄어들고 자신의 욕구에 따라 카드를 쓰면서 인생은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동시에 모든 것은 때가 있으니 그것을 즐길 줄도 알아야하고 그 결과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와 힘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다.

주변의 부모들을 만나보면 아이는 학원 다니느라 만사를 귀찮아하고 지친 표정이 역력한데 엄마는 아직도 학원을 탐문하고 다닌다. 날이 갈수록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미래의 행복을 위해 일류대학 합격이라는 단 하나의 카드만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강요하며 아이를 복종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부모들이 ‘없는’ 살림에 사교육에 아이를 처넣으려고 할 때, 아이들의 가져야할 천부적 인권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부모도 오래전 학생이었을 때를 돌이켜보며 자녀들에게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보고 자녀들에게 조커카드를 허락하는 것으로 새 학기, 새내기 학부모 노릇을 시작해볼 것을 제안한다. 적어도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덜 주고 덜 받고, 부모자식으로 서로 성장하고 소통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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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본고사시행대학과 재발방지대책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성명서

-교육부는 논술본고사를 실시한 대학에 실질적 제재를 가하여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라


지난 2월 21일, 교육부 자문위원회인 논술심의위원회는 '서울지역 10개 대학이 2006학년도 수시2학기전형에서 논술고사 기준을 어기고 본고사형 출제를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대학이 충돌하는 논술가이드라인은 어차피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논술 난이도가 높아져 수험생들이 당황하고 있는 터에 논술심의위원회의 엄격한 규정 적용에 따라 교육부가 대학 측에 논술고사 개선을 요구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대학입시에서 다시는 이러한 편법적인 본고사가 재연되지 않도록 교육부는 3불 법제화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2005년 내신 비중 강화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별 고사 허용을 통한 대학 자율성의 확대라는, 서로 모순적인 방향의 입시 제도를 제시하고, 입시 현안에 일관성 없이 대응했다. 지난해 봄, 내신 성적 반영 비율확대에 부담을 느낀 고1학생들의 집단행동의 결과 교육부는 내신반영비율을 축소하였고, 6월말 본고사 부활논란이 나오자 8월말, 이번에는 논술고사 가이드라인 발표했다. 이에 본 모임은 논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는 가이드라인 발표는 교육부에게는 족쇄가 될 것이며, 논술고사를 아예 폐지하지 않는 한 대학들의 논술고사는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뿐만 아니라 기형적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논술이 정식 교과목이 아님에도 대학이 논술고사를 강행하여 수험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조기논술교육 열풍을 낳고 있다. 입시 기술학으로서의  왜곡을 낳는 사교육 논술은 수험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는 논술고사가 아닌 특정과목 지식을 묻고 답하는 한국형 논술고사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고, 이것은 2008입시에서 그대로 재연될 조짐을 보인다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이 지난 2월 16일 개최한 <2006학년도대학입시평가와 2008 대학입시중간점검토론회>에 따르면 '2005년 1학기와 2학기의 학생들의 학원수강경향은 내신 사교육이 줄어든 대신 수능 준비와 논술면접과목 수강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육부가 대학별고사인 논술고사를 인정해줌으로써 대입전형은 각 대학별로 마련한 본고사와 다름없는 논술이나 구술, 면접 등이 중심을 이룰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2008 대입시안은 국가가 가졌던 대입 전형의 주도권을 개별 대학에 넘겨준 결과를 낳고 있다.



내신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여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교육부의 의지는 내신을 불신하고 논술을 통해 우수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의 강력한 반발에 맞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대학들은 논술채점기준이나 점수분포, 실질반영률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렇듯 논술고사채점에 대한 최소한의 공정성과 객관성도 담보되어 있지 못한 현실에서 대학 이기주의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대학 측의 논술 본고사 시도는 반드시 저지되어야하며 더 나아가 대입논술고사는 폐지되어야 한다.


한편 대학별고사의 영향력과 변형이 난무하는 지금 논술기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번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 현재 대학별로 보는 시험이 사실상 본고사인데, 논술이 본고사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논란은 불필요하다. 교육부는 논술고사 기준이 아니라 논술 고사의 역할과 위상부터 미리 밝혀야 할 것이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생략하고 논술고사기준 운운하는 것은 정책의 선후가 바뀐 것이다. 내신성적 중심이라는 2008입시안이 무력화되고 있는 기로에서 교육부는 향후 이를 되살리기 위한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답해야한다. 작금의 혼란은 교육부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점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으며 논술본고사를 실시한 대학에 실질적 제재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들이 논술의 변별력을 높여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입시방향에 제동을 걸고, 내신 중심의 선발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힘써야할 것이다. 또한 교육부는 논술본고사를 실시한 대학들에 실질적인 제재를 가해 다시는 편법적인 본고사가 나타나지 않도록 모든 행정적 조치를 취해야한다. 본 모임은 교육부가 이번 심의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 후속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2006.2.23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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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김정명신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늘 쓸쓸하다.


서울 안암동,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오래된 동네라 여름내 집앞마다 커다란 고무화분에는 한련화, 과꽃, 봉숭아꽃들이 피어있는 곳이다.  올 겨울, 집앞을 흐르는 정릉천에는 성북구청에서 썰매장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1960년대, 초등학교시절 나도 그곳에서 밥먹는 시간만 빼놓고 온종일 롱 스케이트를 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한 사설업자가 개천을 막아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는데 비록 규모도 작고 날씨가 푸근해지면 얼음이 녹아 질척질척한 스케이트장이었지만 집에서 몇 발자국만 나가면 되는 곳이라 나는 엄마의 걱정어린 얼굴을 뒤로하며 겨우내 밖에서 스케이트를 탔었다.  몇 해 겨울동안 스케이트장이 반짝 개설되더니 수지가 안 맞는지 폐쇄되어 겨울에도 다시 물이 흐르는 개천이 되었었다.


지난 가을,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집앞 골목길 끝 헤어지며 두 손을 잡고 어머니를 한번 안아드렸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개천 변에 핀 과꽃을 보고 걷는데 눈물이 났었다. 나는 내 어머니를 보면 늘 쓸쓸하다.  젊은 시절, 내가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가 되자 ' 명신아, 모든 것은 하고싶을때하라' 고 자주자주 말씀했다.노화와 퇴화와 소멸....세월이 육신을 나꿔채 간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가끔 운전하며 길이 막힐 때, 앞차 뒷유리에 ‘출장 목욕서어비스-송파구청’이란 팻말을 보았을 때  ‘어머니 목욕탕을 모시고 가야하는데....’ 생각을 자주한다.


 올해 80세가 넘은 나의 어머니는 무척 색다른 분이다.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젊은 시절, 예쁘장한 얼굴에 겉보기엔 매우 여성스러웠지만  무척  쾌활하고 큰 배포와 낙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나들이 날 아침엔 바느질집에서 늘 새 한복이 배달되고, 마당 수돗가에 앉아 늘 고무신을 하얗게 닦기도 하셨다. 때로는 흔치않던 일제 스카프 두장을 사서 바느질집에 보내  저고리를 만들어 입으시기도했다.  어머니가 대청마루 밝은 곳에 앉아 화장하는 모습을 항상 보고 자란 나는 여자가 화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나는 화장을 마친 얼굴로 약속 시간에 늦을 때, 상대방에게 너무 미안해 몸둘 바를 몰랐지만 화장을 멈추지 못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해,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평생 남편으로부터 독립하길 바랐는데 마침내 독립하고 보니 내나이 60이 넘었구나" 

나는 여자로서 직감적으로 이해했지만 자식으로서 당황스러웠었다.  요즘도 나는 백화점에서 니트류를 싸게 팔면 곧장 달려가 어머니 옷을 사곤한다. 입기편한 니트류-정호진니트, 까르트니트, 에스깔리에...어머니 때문에 알게된 니트상품  사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젠 옷을 아무렇게나 입으신다. 어느샌가 부터 모자를 쓰시고, 무릎이 나온 보온용 바지를 입으신다. 신발도 아무렇게나...예전엔 SAS 신발도 사다드리면 기뻐하시며 즐겨신으셨는데...어머니는 1-2년전부터 “나는 요즈음 기억력이 없다”는 말씀을 하신다. 뵈러 갈 때마다 ‘오늘이 며칠이냐?’며 같은 질문을 한시간 내내 하신다.  외식도 귀찮다며 거절하시고 좋은 음식도, 좋은 옷도 모든 것이 어머니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어머니는 귀찮다며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갑자기 노쇠해서 변해 가는 어머니는 내게 몹시 낯설다. 그런 엄마를 보는 나까지 무기력해진다. 이렇게 노화를 낯설어하는 나도 머지않아 내 아이들에게 저렇게 낯선 모습으로 비칠 날이 올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과정을 거치는 삶의 전 과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항상 당황스럽다. 나이가 들어 육신이 노화되고 그 와중에 삶이 지혜로워진다는 것,  내게 새로운 숙제를 남긴다.(2006.1.22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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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이와 통하고싶다> 서평-시민의신문 심재봉기자



오늘, 개포동 동사무소에 들러 7명의 초등학생들과 동화 <진짜도둑>을 읽고 토론했다. 나는 지난 12월, 개포동 엄마들에게 엄마들은 1달에 책 한권 읽고 토론하기,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책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제안했었다.  

 

초등학생독서모임은  동덕여고 전상룡 선생님이 맡기로했다. 오늘은 전선생님이 외유중이라 내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는 아이들이 일주일동안  다닐 학원도 많을텐데 책읽기가 또 다른 부담이 되지않기를 바라며 책을 읽고, 토론하고, 저자가 되어 작품을 어떻게 쓸것인지, 역할극도 하며 90분을 보냈다. 아이들은 때론 집중하고 때론 산만했다. 장소는 개포동 사무소 회의실인데 회전의자라  7명 모두 의자를 돌리니 오랫만에 아이들을 접한 나도 적응이 안되었다. 오래전 내 아이들과 그애 친구들을  가르칠때는 책선택에도 늘 감각이 있었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번엔 책선택부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사무소에서 초등학생과 어수선한 90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앞을 지나는 마을버스에 크지막한 선전문구가 달려있다.

<대치동엄마의....를 쓴 작가 김은실 초청강연회....>

자녀 일류대 입학, 엄마들의 과제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다를뿐이다.

만약 다른엄마들이 학원을 통하든, 공부기계가 되든 무조건 일류대입학이라면 나는 아이부터살리고, 가족이 소통하면서, 일류대 입학...

나는 아이가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수있고,  자기주도적 공부를 하는 등 아이로서나 부모로서  첫번째과업이 완성되어야 두번째 과업 - 일류대학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축이다. 두가지 다 하려면 내집아이들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첫번째 과업을 해내면 다음과제는 저절로 된다고 믿는축이며 안된다하더라도 노력하는것으로 이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초등학생들이 밤 10시가 넘어 학원에서 돌아오는 데도  엄마들이 모이면 끝없이 사교육과 학원정보를 나눈다. 영어는 어느학원이 좋고....과학은 실험 25만원, 이론 25만원인데 가계에 부담이 되니 마니....  끝이 없다. 그야말로 대치동 엄마들의...대입작전이다.  

 

자녀의 일류(?) 대학진학과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둘로  나누어지는 것도 아닌데,  학부모의  관심은 온통 내 자식일류대학보내기만 관심이다. 

나도 가끔 외롭다. (2006.1.17김정)

 

다음은 시민의신문 심재봉기자가 쓴 내책 서평이다.

그 기사도 공교롭게 오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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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교육운동가의 자식농사 프로젝트

[서평 - 나도 아이와 통하고 싶다]
2006/1/12
심재봉 기자 sjbong21@ngotimes.net

길들여지지 않는 아이를 위한 변명


김정명신 지음 / 동아일보사 / 팔천 오백원
심재봉기자
김정명신 지음
동아일보사 / 팔천 오백원

“초현아빠, 이거 혹시 10년 뒤 우리집안에 대한 예언서 아닐까?” 책을 읽고 난 뒤 아내가 던진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이 숙달되기 시작하면서 첫째 딸아이는 자기 의사표현이 똑 부러지고 말대꾸를 곧잘 하곤 한다. 아이의 말이 우리 부부를 어리둥절하게 할 정도로 자기고집을 담아서 표현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다 고집도 장난이 아니다.

닮아 보이는 점 때문에 책 속의 동이와 아이를 비교하면서 우리 부부는 서로 마주보고 한 참을 웃었다. 예비 학부모인 우리로서도 저자의 심정이 어느 정도는 내면화되고 있었다.

책 안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의 둘째딸 동이는 고집이 여간 아니다. 거기다 얼마나 자기 주관이 확실한지 모른다.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다. 학교 내에서 통용되는 비민주적인 제도와 관행에 타협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느 틈인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어린 나이에 용의주도하게 실천해 가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간혹 부모노릇을 사표 쓰고 싶은 심정이 일기도 했다. 그런 동이와의 일상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의 삐딱함은 건강한 개성 표현이며, 때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절박한 비명일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아이들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서 소통의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면, 모든 부모와 자식 간에 이해와 평화의 싹이 틀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더구나 저자는 간혹 아이의 심정으로 몰입하기도 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임원으로서 학교에 들르면, 집단이라는 이해관계와 관행의 틈 속에서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동이가 이해하듯이 부모로서 확인한 학교는 20년 전에 저자가 다닌 학교의 분위기와 많이 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흥기의 권위 잔재는 21세기 아이들의 교실과 학교의 행정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다른 부모들에게 권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잘 떠나보내는 것”이라고.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스스로의 세계에 몰입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과 자기만의 삶의 공간들을 만들어감으로써 부모의 보살핌이 벽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념을 가진 저자 자신의 일에 더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야함을 이해한다.

저자의 말대로 “삶이란 각자에게 주어진, 저마다의 몫과 과제가 딸려나오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들이 떠나간 자리에서 ‘빈둥지 증후군’을 겪지 않고 더욱 활동에 매진하려 한다.

책의 저자 김정명신씨는 교육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교육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한 이후 학교를 찾는 일이 교사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입장에서도 일정 거리와 거리낌이 있었을 것이다.

그 딜레마가 어쩌면 더욱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고, 교육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열정이 되었는지 모른다. 책을 통해 독자는 상식이란 관행으로 접근하는 아이들에 대한 시각이 새롭고 자유로운 세계로 접근하는 길을 인도받게 될 것이다.

2006년 1월 12일 오전 10시 2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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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오락중독에서 내아이를 지키는법

[김정명신의 학부모의힘] 컴퓨터 사용 가족 합의문 만들어 지키기
김정명신 
오래 전, 어느 신문 인터뷰 기사에, 잘 나가는(?) 컴퓨터 게임업계의 CEO가 정작 자신의 집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자신의 어린 자식들이 아이들이 컴퓨터에 접하지 않는다고 말한 기사가 생각났다.

아차!!!!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오락이 위험하고 부작용이 많다는 것을 자신도 잘 알고 있으며, 자기 자식들을 그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삼십 분, ”
“일주일에 두 시간...”

어제 만난 개포동 초등학생들은 핏기 없는 얼굴로, 모든 것이 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이가 컴퓨터를 일주일에 삼십분, 두 시간 정도로 적게 접촉하게 하려면 부모자식간 갈등이 보통이 아닐텐데 다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일까?

지난 1월 7일, 컴퓨터오락을 오래 한다고 아이를 꾸짖던 어머니가 오락에 중독된 아이를 비관하여 자살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오락 때문에 아버지에게 꾸중 들었던 청소년이 자살을 했다. 오락실에서 수십 시간 오락을 하던 성인이 돌연사 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다.

 

집집마다 인터넷 때문에, 컴퓨터 오락 때문에 난리다. 그러나 주변 엄마들을 만나보면 이메일 주소도 제대로 없는 엄마들이 태반이다. 이메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엄마들도 많다. 이메일 주소가 있는 엄마는 30% 이내, 그것도 본인 것이 아니라 자녀 이메일 주소인 것이 절반 정도, 본인 이메일 주소라고 해도 우편함이 넘쳐서 제대로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듯 자신은 온라인게임이나 인터넷 등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전혀 모르면서 아이들이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할까봐 오락에 중독되어 공부에 방해될까봐 불안해서 난리다. 그런데 시내버스 옆 차체에 붙어있는 인터넷 오락광고는 건전한 여가 선용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주장과는 달리 영향력이 강력하기 그지없다. 인터넷 게임업체들은 유저에게 ‘중독성’이 강한 오락을 만들지 못해 안달이고, 수천수백 명이 지켜보고 참가하는 인터넷게임대회에 교육부 장관이 나가서 축사를 할 정도니 뭐가 뭔지 혼미할 따름이다. 이를 제어하기 위한 사회적 제어장치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두 아이들이 10대이던 어느 날, 나는 아이들과의 싸움에 지쳐 결국 컴퓨터를 거실로 끌어냈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빈방에 두었는데 밤에 자다가 새벽 2-3시경 우연히 깨어보면 아이가 컴퓨터방에 가서 오락을 하고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나는 자다 깨서 깜짝 놀라 '갑자기 배신감을 느끼랴', '다음날 학교에 가서 수업시간에 졸지 않을 지 걱정하며 아이 야단치랴' 아무튼 '아닌 밤에 난리'가 아니었다. 컴퓨터를 거실로 들어내면 거실 분위기도 영 어색하다. 그래도 아이들이 맹목적으로 컴퓨터오락에 빠져드는 것을 막으려면 우선은 컴퓨터와 아이를 공간적으로 분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큰맘 먹고 큰애에게 컴퓨터를 실컷 하라고 했다가 이박삼일 동안 아이가 그치지 않자 그렇게 제안한 나 자신을 저주하며 컴퓨터를 욕조에 처넣고 싶었던 적도 있다. 이박삼일동안 아이가 오락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새롭게 개발되는 게임들 때문에 아이가 게임에 질리거나 싫증을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오락은 중독이라는 것을 치를 떨며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렇게 컴퓨터를 둘러싸고, 두 아이들과 온갖 갈등과 타협을 해왔던 지난 10여 년이었다. 그런 소동을 벌이며 아이는 역삼중학교 스타크래프트 짱이 되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져 유해한 중독성 있는 오락을 개발하여 돈을 버는 게임업체 CEO들을 경멸할 만큼 성장했다. 그때 주변의 일부 엄마들은 외출할 때마다 컴퓨터 코드를 아예 빼서 차에 싣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 부모자식간 실갱이를 벌이는 집은 아이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좀 나은 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치되어 있다시피 하다.

 

아는 댁(전상룡, 두아들을 둔 4인가족)에 컴퓨터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편 후 다음과 같은 합의문에 합의하고 서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 도움이 될까하여 소개한다. 한편 컴퓨터를 거실에 내놓을 기회가 있다면 부피가 큰 모니터를 지양하고 자리 차지를 적게 하는 노트북컴퓨터로 과감히 교체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합의문
1. 타임제도 실시(타임을 요청하면 30분 후 교대), 단 타임은 시작한지 30분 후에 요청 가능.
2. 컴퓨터 공동 종료 시간은 AM 01:00.
3. 컴퓨터 시작 시간은 AM 04:00.
4. 컴퓨터 우선 순위는 <엄마-일-검색-오락> 순서로 하고 우선 순위제는 타임제도보다 앞선다.
5. 합의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합의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6. 음란 싸이트 접속 금지 - 위반시 3일간 사용 정지
7. 일이 있을 시에는 언제라도 사용하며, 종료시간을 1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
8. 합의 내용을 어길 경우 2일간 사용 정지.
* 정지 중 사용하면 정지기간이 가중됨.

 

200?년 0월 0일
OOO 서명
OOO 서명
OOO 서명
OOO 서명

 
(민중언론 참세상 칼럼 기고글, 200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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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제야음악회후 광장앞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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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마지막 날 제야음악회와 광장앞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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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크리스마스 가족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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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창으로 본 눈이 온 양재천
큰애가 준비해준 크리스마스 저녁식사
시댁어른
형님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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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체벌-대를 잇는 폭력의 고리

 

송형호선생님께 


교사체벌에 대한 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선생님 성함은 '참교육'교사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는듯합니다.

선생님의 학습과 학생에 대한 애정, 교육에 대한 진정성등 많은 사람이 자기를 돌아보거나 용기를 얻거나 현실적 고민을 하게 할 것입니다.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는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교사에 대해 , 체벌문제에 대해 몇 가지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제 결론은 교사체벌은 무슨 명목으로 자행되든 학생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며이는  세대를 통해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연인지 동료에게 폭력을 당한 학생의 기사가 인터넷에 떠있군요.


제 학창시절, 1963년 입학한 초등학교는  꿈같이 보냈습니다. 좋은 선생님, 다양한 취미활동-글짓기 대회, 전국 초등학교 합주부 경연대회에 참가한다고 연습하고  우승 하고 전국아동극대회도 나가고...그때 상대 남자 주인공은 송승환....그때 문학, 음악등 예술의 기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립중, 사립고 6년은 3년을 체벌을 일삼는 담임 교사들 때문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 졸업이후 한번도 그 두 학교를 찾은 적도 없고, 그 교사들을 만나본적도 없습니다. 우연히 그렇게 되었지만 기회가 있었더라도 절대 만나지 않았을것입니다. 그당시 만약 제가 조금이나마 제 의지대로 할 수 만 있다면 진작에 자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30-40년전 저는 그럴 수가 없었고...

그 당시 학교, 친구를 만나러 다녔습니다. 때리는 담임이 관심을 가질수록 나는 성적을 떨어뜨렸습니다. 당신도 당해봐라....그런 심정으로... 


결국 그런 경험들은 부모가 되어 교육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교육운동하면서 교사들을 탓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못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역시 아이 초등학교 저학년때 학교에 <스승의 날> 일일교사 갔다가 한시간 수업시간내내 자신이 장난치다 뺏긴 비닐봉지를 달라고 교탁을 4-5번 왔다갔다하며   수업을 방해하는 어린 초등학생의 팔을 힘주어 잡은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가 일종의  폭력을 행사한다고 순간 느꼈습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일뿐.....


그렇게 학교현장이,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변화가 서로를 매순간 갈등하게 하고 지치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번 부적격교사에 입법예고에 공고에 의견수렴할때 폭력(언어, 신체)교사를 포함시켰습니다.  



내가 학창시절 당한 체벌, 그것은 내 세대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98년, 큰아이는 중2때 심한 체벌교사를 만났습니다.

대학입시에 불리한줄 알았지만 특목고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아이가 특목고로 진학한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체벌없고, 교실에 냉난방된다."


내신이 불리해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하고 다른 대학에 진학했지만 아이나 나나 후회는 안합니다. 그동안 체벌과 폭력을 피하며 인생길을 선택한 큰아이, 지금은 군대에서 마음고생이 심할 것입니다.


둘째 아이는 고 1을 마치고 결국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그 아이가 자퇴한 이유는 입시교육과 비민주적인 학교문화, 그 사이에서 자행되는 폭력들입니다. 그 애가 거부한 것은 실력 차이가 나는 옆 친구와 공부를 못하겠다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사람대접하라’는 그 한가지였습니다.


그 아이는 초딩 5학년때 이미 학교를 마음에서는 접었습니다.

부모인 저로서나, 아이로서나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 아이는 자퇴하며 말했습니다.

"자기는 구명정을 타고 침몰하는 배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 배가  침몰하는줄도 모르고있다. 엄마는 내친구들을 위해 그 자리에 있어달라.“


결국 그 애는 지난 8월말, ‘공부’를 하기위해 국경을 건넜습니다.


체벌과 폭력은 아이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킵니다.

그런데도 아직 체벌과 폭력은 학교에서, 군대에서, 학생들 훈육의 방식으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굴종시키는 방법으로 상용됩니다. 모두 그러려니 해야될까요?


지난 몇 년 사이  교실에 냉난방은 기본이 되었으니 학교의 변화는 무척 빠릅니다.

사회의 변화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로 안주하고 더욱 빠르게  입시대비기관으로 전락하여 졸업장을 따기위해 다녀야하는 곳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학원과 비교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다닌 학교, 내이가 교사와 소통하며 다닌 그 경험들은 아직 학교는 가능성있는 곳, 개혁을 갈망하는 곳입니다.  공교육을 통해 많은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사립학교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사립학교법개정을 위해 지난 5년동안 교육운동진영은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사학에서 고통당하는 교수 학생들-동덕여대와 덕성여대정상화를 외치며 삭발하며 눈물흘리던 교수들과 여대생들, 가격을 등친 급식을 먹어야하는  하루 두끼씩 먹어야하는 사립고 학생들, 부패사학인 상문고이사장을 퇴진시키기위해 새벽에 유인종교육감집으로 향하던 수많은 학부모들의 발걸음...이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한 걸음 전진했습니다.


함께 힘을 합하여 공교육문제의 해결책을 고민해보십시다.

질문이 있으면 해답도 있지 않겠습니까?



모임의 회원으로 가입해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가까운 시일안에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2005.12.11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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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5만불지역 여성들이 사는법과 종부세 거부운동

 


“도대체 종합부동산세가 얼마예요?”

“글쎄, 보통은 100만원-300만원 정도 될걸...”


부대에서 외박나온 큰 아이가 ‘창피해 못살겠네. 라고 대뜸 말한다. 종부세  몇백만원을 못내겠다고 아파트마다 현수막을 걸어놓는 동네에서 살기가 창피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종부세거부 서명때 나는 서명하지 않았다. 이런 서명은 주로 여성주민들이 받으러 다닌다. 왜, 누가  종부세거부 서명 결정을 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아파트 입구에 걸린 현수막까지 막지는 못했다. 남편은 내게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지나다 보니 대치동 선경아파트도 오랫동안 현수막이 달려있다. 그 당시 언론에서 ’지역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라는 공격‘이 웬일로 없었는지 참 궁금하다.  그러나  강남 지역은 높은 지디피와  학력수준, 정신적 여유 때문에 시민단체 회원들이 많다. 자녀를 조기유학보낸 집도 많지만 자신도 외국유학이나 외국거주경험자도 많아 시민단체에 대한 이해도 빠르다. 그래서 단체가입 회원도 많다. 참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다만 그들이 시민사회에는 관심있지만 지역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다른 지역과 특히 다르다. 그러나 종부세 거부운동은 솔직히 뜻밖이다. 젊었을때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사회 경제적여유가 있어도 급격한 사회변화에 맞서 열린마음으로 능동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이렇듯 사회의 누를 끼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격주로 일하는 개포동사무소 문고에 갔다가 월례회의에 참가했더니 동장이 ‘강남은 GDP 5만불이라며 세목교환이 시행되면 절대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느라 바쁘다. 내가 지역에서 하는 일은 동사무소 문고에서 격주로 대출자원 봉사를 하는 것이다. 같은 개포2동 주공아파트 엄마들과 일한다. 요즘 귀한, 보기드문 사람들이다. 자기시간을 남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지역을 위해 허락하는 귀한 사람들인데 세시간 일하면 육천 원을 받는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가을, 개포골 축제에서는 문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봉숭아꽃물 들여주기 사업을 벌여 개포동 주민 수백 명의 손톱에 꽃물을 들여주었다. 이렇게 공동체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그런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아직 그 여성들과 많은 교류는 없었지만 가까이하고 싶은 이웃들이다. 


우리나라도 여성취업률이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도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강남 전업주부들의 일상은 조금 다르다. 몇 년전과 달리 소득의 양극화는 눈에 띄게 심화되고 있다고 느낀다. 여성들이 사는 방식도 그룹별로 많은 차이가 난다. 우선 강남의 대형평수 아파트 여성들은 이웃과 교류가 거의 없다. 교류하는 이웃은 중년의 경우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창생정도, 30,40대는 학부모모임 정도이다.  5년전 살던 아파트만 하더라도 같은 강남권이었지만 이웃집에서 가끔 차를 마시거나 함께 집에서 점심밥을 먹던 때도 있었는데 시대가 변했는지 이번 아파트는 다르다. 요즘은 이웃집에 가는 일이 격월에 한번정도 열리는 반상회 때 말고는 없다. 3년전 이사와서 이웃에게 인사를 청하였지만 벌쭘 그 자체였다. 그래도 나는 길에서 이웃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이 지역 여성들은 대부분 점심약속이 많다. 방배동 서래마을에 생긴 이태리 레스토랑의 경우 예약이 어려울 정도이다. 호텔에서도 왁자지껄하게 여럿이 앉아  점심을 즐기는 중년 여성들도 많고, 학교근처 빕스나 시즐러등에서 샐러드를 즐기며 학원을 비롯한 아이 교육정보를 나누는 전업주부 여성들도 많다.

 

또한 대부분 강남 전업주부여성들은 건강을 챙기느라 주로 1주일에 한번씩 반드시 산을 가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필수이다. 온종일 골프연습장에 머무며 운동하는 짬짬이 온갖 유기농물건을 공동구매하거나 사우나를 한 뒤 아이 학교 귀가를 맞추어 집에 돌아가는 그룹들도 있다. 특목고나 고교학부모모임이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열리고 그런 식당은 반별모임으로 방마다 늘 소란하다.  동네에서 마주치는 30대중반이후 40대초 전업주부들은 아이들을 차에 싣고 학원에 데려다주느라 늘 종종걸음을 친다. 천천히 대화를 하거나 웃으며 아이와 걷는 풍경은 거의 보기 드물다. 50대중반 여성들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골프채를 차에 실거나 내리고 ... 가끔 아파트 정문 앞에 서있으면 사람보다 차가 더 많이 출입을 한다. 걸어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득수준의 차이에 따라 여성들의 일상도 많이 달라지는것이다. 

 

며칠 전 첫눈 때문에 교통이 막히고 매우 춥던 이른 아침, 나는 지하철 2호선을 타기위해 선릉역엘 갔다. 시간은 바쁜데 지하철은 안오고 오는 열차마다 만원이라 푸시맨이 떠다밀어도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했다. 선릉역 지하철 구내 슬라이딩 도어화면에서는 계속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노래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역겨웠다.  내 곁에는 다만 그 아침에 지하차를 타느냐, 마느냐, 지각하느냐, 아니냐 때문에 조급한 여성들로 어깨가 부딪힐 지경이었다. “여기에 즐길 인생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  그 노래 주제에 딱 맞는 여성들은 그 시간에 그 지하철역에 있을 리가 거의 없다. ‘카드를 계속 써 제끼라’는 광고의 유혹속에 사회적 양극화는 깊어만 간다. (2005.12.8 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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