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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이와 통하고싶다> 서평-시민의신문 심재봉기자



오늘, 개포동 동사무소에 들러 7명의 초등학생들과 동화 <진짜도둑>을 읽고 토론했다. 나는 지난 12월, 개포동 엄마들에게 엄마들은 1달에 책 한권 읽고 토론하기,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책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제안했었다.  

 

초등학생독서모임은  동덕여고 전상룡 선생님이 맡기로했다. 오늘은 전선생님이 외유중이라 내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는 아이들이 일주일동안  다닐 학원도 많을텐데 책읽기가 또 다른 부담이 되지않기를 바라며 책을 읽고, 토론하고, 저자가 되어 작품을 어떻게 쓸것인지, 역할극도 하며 90분을 보냈다. 아이들은 때론 집중하고 때론 산만했다. 장소는 개포동 사무소 회의실인데 회전의자라  7명 모두 의자를 돌리니 오랫만에 아이들을 접한 나도 적응이 안되었다. 오래전 내 아이들과 그애 친구들을  가르칠때는 책선택에도 늘 감각이 있었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번엔 책선택부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사무소에서 초등학생과 어수선한 90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앞을 지나는 마을버스에 크지막한 선전문구가 달려있다.

<대치동엄마의....를 쓴 작가 김은실 초청강연회....>

자녀 일류대 입학, 엄마들의 과제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가 다를뿐이다.

만약 다른엄마들이 학원을 통하든, 공부기계가 되든 무조건 일류대입학이라면 나는 아이부터살리고, 가족이 소통하면서, 일류대 입학...

나는 아이가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수있고,  자기주도적 공부를 하는 등 아이로서나 부모로서  첫번째과업이 완성되어야 두번째 과업 - 일류대학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축이다. 두가지 다 하려면 내집아이들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첫번째 과업을 해내면 다음과제는 저절로 된다고 믿는축이며 안된다하더라도 노력하는것으로 이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초등학생들이 밤 10시가 넘어 학원에서 돌아오는 데도  엄마들이 모이면 끝없이 사교육과 학원정보를 나눈다. 영어는 어느학원이 좋고....과학은 실험 25만원, 이론 25만원인데 가계에 부담이 되니 마니....  끝이 없다. 그야말로 대치동 엄마들의...대입작전이다.  

 

자녀의 일류(?) 대학진학과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둘로  나누어지는 것도 아닌데,  학부모의  관심은 온통 내 자식일류대학보내기만 관심이다. 

나도 가끔 외롭다. (2006.1.17김정)

 

다음은 시민의신문 심재봉기자가 쓴 내책 서평이다.

그 기사도 공교롭게 오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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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교육운동가의 자식농사 프로젝트

[서평 - 나도 아이와 통하고 싶다]
2006/1/12
심재봉 기자 sjbong21@ngotimes.net

길들여지지 않는 아이를 위한 변명


김정명신 지음 / 동아일보사 / 팔천 오백원
심재봉기자
김정명신 지음
동아일보사 / 팔천 오백원

“초현아빠, 이거 혹시 10년 뒤 우리집안에 대한 예언서 아닐까?” 책을 읽고 난 뒤 아내가 던진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이 숙달되기 시작하면서 첫째 딸아이는 자기 의사표현이 똑 부러지고 말대꾸를 곧잘 하곤 한다. 아이의 말이 우리 부부를 어리둥절하게 할 정도로 자기고집을 담아서 표현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다 고집도 장난이 아니다.

닮아 보이는 점 때문에 책 속의 동이와 아이를 비교하면서 우리 부부는 서로 마주보고 한 참을 웃었다. 예비 학부모인 우리로서도 저자의 심정이 어느 정도는 내면화되고 있었다.

책 안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의 둘째딸 동이는 고집이 여간 아니다. 거기다 얼마나 자기 주관이 확실한지 모른다.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다. 학교 내에서 통용되는 비민주적인 제도와 관행에 타협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느 틈인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어린 나이에 용의주도하게 실천해 가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간혹 부모노릇을 사표 쓰고 싶은 심정이 일기도 했다. 그런 동이와의 일상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의 삐딱함은 건강한 개성 표현이며, 때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절박한 비명일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아이들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서 소통의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면, 모든 부모와 자식 간에 이해와 평화의 싹이 틀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더구나 저자는 간혹 아이의 심정으로 몰입하기도 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임원으로서 학교에 들르면, 집단이라는 이해관계와 관행의 틈 속에서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동이가 이해하듯이 부모로서 확인한 학교는 20년 전에 저자가 다닌 학교의 분위기와 많이 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흥기의 권위 잔재는 21세기 아이들의 교실과 학교의 행정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다른 부모들에게 권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잘 떠나보내는 것”이라고.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스스로의 세계에 몰입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과 자기만의 삶의 공간들을 만들어감으로써 부모의 보살핌이 벽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념을 가진 저자 자신의 일에 더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야함을 이해한다.

저자의 말대로 “삶이란 각자에게 주어진, 저마다의 몫과 과제가 딸려나오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들이 떠나간 자리에서 ‘빈둥지 증후군’을 겪지 않고 더욱 활동에 매진하려 한다.

책의 저자 김정명신씨는 교육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교육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한 이후 학교를 찾는 일이 교사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입장에서도 일정 거리와 거리낌이 있었을 것이다.

그 딜레마가 어쩌면 더욱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고, 교육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열정이 되었는지 모른다. 책을 통해 독자는 상식이란 관행으로 접근하는 아이들에 대한 시각이 새롭고 자유로운 세계로 접근하는 길을 인도받게 될 것이다.

2006년 1월 12일 오전 10시 2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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