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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노동자와 가족들 민속촌 방문

태국노동자와 가족들 민속촌 방문


[김영준]

노말헥산에 중독되어 다발성신경장애(앉은뱅이병)에 걸려 입원 치료 중인 시리난 등 태국 여성들과 가족들이 센타를 방문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이번에 초청받아 태국에서 온 가족뿐만 아니라, 인천 등지에서 일하고 있는 친척들도 함께 했다.



실로 오랫만에 가족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민속촌으로 향했다.


민속촌 입구에 소원을 적어 매다는 돌무지가 있다. 쌀라피도, 추언촘도, 파타라완도, 환자들과 가족 모두 소원을 적었다.
추원촘의 소원은 딸 낫차의 소원이기도 하다. 낫차의 소원은 엄마 추원촘의 소원이기도 하고. 서로의 소원은 서로를 향한 것이어서, 엄마와 딸은 따로 소원을 적지 않고, 한 종이에 적는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소원을 묶는다.



태국어를 모르지만, 소원의 내용 중 하나는 분명히 저 사물놀이패처럼 뛰며 신나게 놀아보는 것


뛰며, 맘껏 몸을 날리는 사람들을 보자니, 신나기도 하고, 심난해지기도 하고. 다리로 설 수 없다면, 손으로도 설 수 있는 법이다. 내가 서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세워주면 된다. 지금 휠체어와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태국여성들은 서 있다. 서 있으면 된다. 서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서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아에 들렀다. 로차나는 죄인이 되고, 슈타레르크도 죄인이 되고, 어른들의 장난에 아이는 심각해지고,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가 형틀에 눕고, 왠 어른이 곤장을 때리려 하니, 그것도 바로 코 앞에서. 아니 울 아이는 없을 것이다.




우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싶었나보다. 우는 딸을 안심시키고 싶었나 보다. 엄마 걸을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세살 바기보다 서툰 걸음이지만, 쌀라피와 왈라폰은 걸었다.



엄마가 걸었기 때문일까? 왈라폰의 세살 바기 딸 주타마흐는 처음으로 카메라에 눈을 맞췄다.


민속촌을 나서는 길 고단하지만, 꿈이라도 좋으니, 오늘이 계속되라고, 돌무지에 적어 둔 소원들이 꿈에라도 이루어지라고,  저 돌무지에 기도를 묶어 하늘로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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