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교원", "무늬만 교원"
"온전한 교원 지위 쟁취하자"
이게 한국비정규교수노조의 구호였는데, 이제 껍데기라도 좋고 무늬만 교원이라도 좋은 모양이다.
고등교육법에서 강사의 교원에 대한 규정은 이렇다.
[제14조의2(강사) ① 제14조제2항에 따른 강사는 학칙 또는 학교법인의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으로 임용하며, 임용기간은 1년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다만, 제2조제5호에 따른 원격대학(사이버대학은 제외한다)의 강사는 교육과정 또는 수업의 효율적 운영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임용기간을 학기별로 일 단위로 할 수 있다. <개정 2016. 3. 2.>
② 강사는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을 적용할 때에는 교원으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국립·공립 및 사립 학교 강사의 임용·신분보장 등에 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규정을 각각 준용한다. <개정 2016. 1. 27.>]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 법률에도 이 조항은 그대로다. 말 그대로 말만 교원이다.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교원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김지훈 기자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거나 강사의 '교원'지위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나 보다.
이 책 서평을 읽고 불현듯 언젠가 본 <스타 트렉> 시리즈의 한 편이 생각났다. 스타트랙의 배경은 24세기다. 나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할리우드 SF영화를 볼 때마다 수백년 또는 수천년의 미래에도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정에 자주 놀란다. 그런데 <스타 트렉> 시리즈는 좀 다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는 스타트랙 시리즈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스타 트렉 8 : 퍼스트 콘택>은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너무 유치해서 보기가 쉽지 않았다. 아마 내가 과도하게 진지한 스토리를 요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리즈의 이 8편은 스타트랙의 승무원들이 어쩌구저쩌구 해서 스타트랙의 배경인 24세기에서 21세기의 지구로 오게 된다. 이들이 지구에 와서 우연히 한 과학자와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이 Doctor Zefram Cochrane이다. 제프람 코크레인 처음으로 광속을 돌파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해서 외계인과 첫 접촉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기념해서 미래에는 자신의 동상과 자신의 이름을 딴 고등학교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그냥 웁스~ 이런 식으로.
내일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 이 사람은 술에 취해 흥미를 잃었다. 급기야 승무원들이 나서서 재촉하고 달래는데, 왜냐하면 내일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이를 본 외계인과 첫 접촉이 이루어지고 자신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사는 자신이 우주선을 만든 이유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어) 은퇴하면 열대의 섬에서 벌거벗은 여자들과 화끈하게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승무원과 박사가 나누는 대화가 나의 흥미를 끌었다.
승무원 : 보세요. 24세기에는 돈이 존재하지 않아요.
박사 : 돈이 없다고? 당신 말은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거요?
승무원 : 삶의 동기는 부의 축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인류를 위해 일합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 사회가 더 이상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웃기는 상상력과 빈약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겨우 "21세기 새로운 분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그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는 건 더 웃기고 유치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