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젠하이저 무선 헤드폰을 샀다. <엑센텀>이라는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헤드폰이다. 이 헤드폰을 산 이유는 노이즈 캔슬링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냥이와 넹은 2015년 6월 우리 집으로 왔다. 넹이는 냥이에 비해 좀 약하고 잘 먹지도 않고 덜 활달한 편이었다. 냥이는 다음해 봄에 발정기가 왔고 몇 번 숫놈들과 교미를 했다. 그리고 넹이와 살던 보일러실을 떠나 옆 원룸 건물로 이사를 했다. 넹이는 발정기가 오지 않았고 한동안 냥이 없이 혼자 지냈다. 내가 자주 먹이를 주지 못하고 하루에 한 번 정도만 먹이를 주는데도 내가 집에 오면 어떻게 알았는지 대문 앞으로 나와서 마치 마중을 나온 것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한 해가 지나고 넹이는 냥이만큼은 아니어도 건강해져서 잘 먹고 잘 놀았다. 여전히 조용하고 덜 활달하긴 해도 얼굴이 예쁘고 어른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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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 열 녀석과 산다. 녀석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리'가 서양 여자의 이름이 아니고 짐승을 세는 단위이기 때문이고 나는 나와 사는 녀석들을 짐승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거실과 방을 청소한다. 나는 방 하나 거실 하나 긴 복도 같은 부엌 하나가 있는 집에서 산다. 화장실 쪽 거실에는 언제나 모래가 잔뜩 흩어져 있다. 방에는 내가 자는 동안 뛰어다닌 녀석들의 털과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다. 청소가 끝나면 화장실에 있는 녀석들의 화장실 통을 청소한다. 로마 굿똥이라는 아주 큰 화장실 통인데 아침과 밤 두 번 청소한다. 화장실 청소가 끝나면, (녀석들이 많으니 청소도 오래 걸린다) 어제 씻어 둔 녀석들 밥그릇과 물그릇을 갈아주고, 설거지를 하고, 양치질을 하고 시간이 좀 나면 커피를 내리고 맥미니와 앰프를 켜고 음악을 듣는다. 마지막으로 똥을 누고 얼굴을 씻는다. 이게 길면 두 시간이 걸린다. 이제 집에서 밥을 먹거나 녀석들에게 인사를 하고 가방을 챙겨 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