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잡기장
올만에 한강 나들이를 갔습니다
황폐해진 (느끼진 못해도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에 ㅡㅡ) 정신을 수습하기 위해서였지요

집과 사무실간의 "강요된 시간"이 아닌 내가 선택한 시간의 한강..
맑지만 내려쬐지 않고 바람이 불어 덥지 않은 오후

오늘은 어디까지 가 볼까요
그냥 끝까지 가볼까요? ㅎㅎ 마음이 그 정도로 자유롭진 않네요.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음과 홍지씨.
여기서 만나다니 ㅎㅎ

회의를 간다네요 한강에 왠 회의?
선유도에서 회의를 한다는군요. 우아~ 정말 좋군여

같이 가자고 빈말(? ㅎㅎ)로 권유하시는 걸
바람을 따라 계속 가겠노라했습니다.

그렇게 가다보니 마포대교던가 아래에 집회가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집회입니다. 얼핏 들은 것 같긴 한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네요.
내 무심함.. 그냥 천천히 지나쳐왔습니다. *-_-*

한강에 있는 비둘기, 강아지.. 심지어 제 옷에 붙어 있는 조그만 곤충의 시체가 남다르게 보입니다 :-)
요즘 영화를 좀 봐서 그럴까요? 쟤들은 서로 먼 얘기를 할까? 가게 앞에 엎드려 있는 강아지를 보니 어제 본 "마녀의 택급편"의 친절한 개가 떠올라 사알짝 웃음이 납니다

ㅇㅇㅇ랜드에는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창문엔 단결!투쟁!노동조합!이 붙어 있네요.
근데.. 왜 현수막마다 위원장 이름은 써 놨을까요? ㅡㅡ; 갑자기 다른 곳도 그런가 헷갈리네요.

63빌딩이 보입니다. 이맘때면 지는 햇빛에 금빛을 띱니다. 옆을 지나가면 따뜨읏~하죠.
그 열기를 느끼니 저기에 혹 태양열 발전기를 붙여논데가 있나? 붙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물은 잔잔히 흐르고 바람은 등을 밀어줍니다.
...
뒤로 돌아서기 싫습니다 ㅡㅡ; 돌면 맞바람입니다.

돌아서기 싫어 계속 갑니다. 근데 역시 조금 멀리 온거 같죠? 그냥 이쯤에서 돌아가
어느 빈 벤치에 누워 낮잠 한 30분정도 자고 가면 좋겠습니다.

돌아오다 적당한 벤치를 찾아 누웠습니다. 올만에 파란 하늘을 보니
내 눈 표면의 움직임들이 보입니다. 이건 정체가 뭘까요. 지식in에 물어볼까나..
옆으로 돌아누웠습니다. 강물이 아래로 흐릅니다. 자꾸 내가 옆으로 누웠다는 것. 오른쪽이 사실은 위쪽이라는걸
습관적으로 상기하려 합니다.

내 할일목록에는 아직도 체크되지 않은 일들이 많지만
다행히도 잠시 그렇게 있으니 솔솔 잠이 올라카면서
기억들이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군요.

얼마동안 그러고 있었을까요. 마음이 완전히 편하진 않네요. 자꾸 뭔가 어디론가 움직이고 싶어집니다.
바람을 거슬러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습니다. 정말 편안한 오후의 한강입니다.

그렇게 가다보니 누군가가 앞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행인입니다. ^^

안녕하세요. 어딜가세요
회의에 간다고 하시네요. ㅎㅎ 아까 본 분들과 같은 회의군요.
좋네욥. 기분 좋은 오후의 한강에서의 ... "회의" ㅎㅎ 그리고 그곳을 자전거로, 걸어서, 달려서 가는 사람들.

디카를 잃어버린게 안타까운, 모처럼 맛보는 편안함이었습니다.
아까 어떤 분이 그러시대요 "요즘엔 주말에 잘 쉬셨냐는 말이 욕인 거 같아 민망해요 ㅎㅎ" ^^
그래도, 아무리 할일이 많아도, 역시 쉴때는 쉬어줘야겠죠? 내일을 위해..
알면서도 실천이 안되는, 지각생입니다. :) 간만에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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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5 20:19 2006/06/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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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06/06/06 16:41 URL EDIT REPLY
^^ 저도 즐거웠습니다. 실천이야 뭐 쉬엄쉬엄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지각생 2006/06/07 00:36 URL EDIT REPLY
ㅋ 저도 그날밤에 좀 달렸습니다. 한강둔치에서 마시고 삼실까지 :) 같이 마신 사람이 제 자전거를 뺏아 탔거든요 -_- ㅋ 달리시는 모습 인상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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