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섬

잡기장
한껏
내 몸을 관통하는 찌릿함을 느끼며
또다시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푸힛.

무식하면 용감한건데
왜 난 무식한데 충분히 용감하지 않은거지?
무식함을 감추려는 노력에 에너지를 쏟아서인가 ㅎ
뭐, 그래도 다 드러나리라고 생각해. :)

아무래도 길을 잃은게야. 잘못 들어온게야.
내가 지금 실망하는 사람, 욕하고 싶은 사람들과
사실은 같은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몰라.
그 사람들도 바로 나와 같이 그렇게 걸어갔는지도 몰라.

오늘도 일을 했어야 했는데
조직을 개혁할 방법을 고민했어야 하는데
방송 기획을 하거나 ffmpeg 옵션을 들여다보거나 위키 따라하기 매뉴얼이라도 만들던가
아님 좀더 일찍 술이나 마셨으면 좋았을건데
차라리 다운받아 놓은 영화를 마저 다 보는건데

아무것도 안했으니
관심을 돌릴 걸 준비도 안해놓고 말야.
그런데 비까지 왔으니

이렇게 부끄럽잖아 젠장.
내가 끊임없이 도망치고 있었다는게 다 뽀록나버렸잖아.
비를 싫어한 적이 없었는데
어릴때 비틀거리며 신문배달할때도 말야.
오늘 처음으로 비가 싫었어.

근데 그래도 완전히 반복은 아니더라구.
적어도.. 이제 스스로의 문제는 스스로 감당해낼 수 밖에 없다는 거.
남 탓하거나,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해봤자 소용없다는 거.
그래서 이 악물고 뜀박질도 하면서, 매운 음식도 먹어가면서
겨우 살아나는가 싶었는데

아, 글쎄
결국 술 한잔의 유혹까지는 못 이겨내겠더라는 말이지.
ㅋ 그래서 오늘도 취했단 말이지.
오늘도 무승부인가. ㅎㅎ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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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1 04:47 2006/06/11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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