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화를 위한 웹벤치마킹 파티 : 5월 파티 안내

사회운동
2월부터 시작한 "사회변화를 위한 웹 벤치마킹 파티"가 5월에도 어김없이 첫번째 화요일에 열립니다. 아차...하는 분들 얼렁 스케줄 조정하삼 :)
 
* 5/4(화), 저녁 7시, 한국인권재단 사무실. 찾아오는 길은http://www.humanrights.or.kr/khrf/sub16.htm
 
첨보는 분들을 위해 짧게 소개: 
이 "파티"는 여러 사회단체의 정보통신담당 활동가들과 사회운동에 관심 있는 IT기술자가 만날 수 있는 열린 장입니다. 매달 첫번째 화요일 저녁 7시에, 한 단체 사무실에 모여 서로의 생각과 욕구,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이번이 네번째구요. 참가비는 자율, 참가 자격 따위는 없고, 능력은 (특히 스스로 판단하는 자신의 "능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http://list.jinbo.net/webaction 로 보낸 5월 파티 안내 메일 내용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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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초는 "아니 벌써 한달이 또 지나다니"하며 놀래고 설레는 때가 아닐까 하는데(혹은 후회와 각성?? :D), 올 2월 이후론 "사회변화를 위한 벤치마킹 파티"가 있어 더욱 설레게 된 듯합니다. :) 드뎌 5월 파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네요

5월 파티를 위한 간단 설문 결과를 말씀드릴게요.
자세한 건 이 메일 뒷부분에 칼라풀한 차트와 함께 볼 수 있고요, 요약하면

* 한달에 두번 모이는 것은 "두번째"가 언제냐에 따라 다르다가 4, 도저히 무리가 3인데, 적극 찬성보다는 반대와 유보적인 입장이 대다수이므로, 공식적으로 두번 모이는 건 당장은 보류해야 할 듯 하네요. 비공식적으로 무슨 후원주점 등 있을때 번개!치는 건 가능하겠죠.

* 지금 모임 날짜인 "매달 첫번째 화요일 저녁"에 대해서는 "좋다, 계속 이대로"가자고 답해주신 분이 많습니다. 몇 분이 시간과 요일 맞추기가 좀 부담스러운 거 알고 있지만, 역시 지금처럼 계속 해야할 듯해요. 아쉬움은 비공식 번개나 이런 저런 다른, 한시적 교육 혹은 행사등을 조직해서 달래는 방법을 찾아봐야할듯.앞으로도 매달 화요일 저녁 7시에 계속 파티합니다!!

* 얘기 나누고 싶은 주제는 몇 분이 정성스레 답해주셨어요.^^ 각각 서로 연결될 수 있지만 따로 얘기할 만한 주제인데, 그 다음 질문 : "이야기 형식"에서 자연스럽게 이것들을 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아졌습니다.

* 이야기 방식에서 "바캠프: 모든 참가자가 짧은 시간동안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형식"이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난번 파티때 다소 산만한 분위기로 여겨질만도 해서, 혹 이번에는 "몇 명의 집중 발제 후 자유 토론" 의견도 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도 많은 분이 "자유로운 이야기 방식"을 선호하셨네요. 저도 이게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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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래서 결론은
* 시간 / 장소는 지난 메일에서 말씀드린대로 5/4(화), 저녁 7시, 인권재단 사무실입니다. 찾아오는 길은 http://www.humanrights.or.kr/khrf/sub16.htm

* 회비는 어떻게 할지 설문에서 빠트렸는데 (제가 설문 만들다 졸려 헤드 뱅잉하다 그냥 "완료"를 눌러버렸다는 ^^;;), 딱히 정한게 없으므로 오신 분들끼리 즉석에서, "자율적으로, 가능하고, 원하시는 만큼" 모읍시다. 먹을거리는 그걸로 적당히 사기로.

* 얘기 방식은 바캠프입니다. 재작년 정보통신활동가 워크샵때도 이렇게 했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이 저마다 짧게 (10~20분, 자유) 돌아가며 화제를 던질 수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발표도 좋고 제안도 좋고 화두를 던져 얘기를 끌어내는 것도 좋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누고 싶은 얘기꺼리를 생각해 오시면 됩니다. 하다 못해 자신/단체 소개도 좋으니 너무 부담은 갖지 마시고요. 막상 얘기 시작하면 20분은 턱없이 부족할거에요 :)

* 이제는 입 아픈 얘기지만, 이 파티는 "능력자들만의 경연장"이 아닙니다. "저 파티는 뭔가 한가닥씩 하는 사람이 모이는 걸거야. 하지만 난 아무것도 모르지"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다 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런 분들일수록 더 오셔서 평소의 생각과 욕구를 얘기하고 서로 확인하며 힘을 받고, 정말 긴요한 정보를 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하다 못해 저를 믿고 와주셔요. 에? ㅋ

저도 뭔가 야심찬 기획? 하나 들고 가겠습니다. 또 시간이 된다면, 재작년처럼 올 여름에 (1박2일 워크샵 같은) "빅 파티"한번 기획해볼 수도 있겠죠. 그럼 화요일 저녁에 뵐게요.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파티에는 꼭 많이 와주셨으면 하는 바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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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모든 응답 보기
우선, 한 달에 두번 모이자는 의견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심?
무조건 찬성   1 10%
도저히 무리   3 30%
"두번째"가 언제냐에 따라 다르다   4 40%
Other   2 20%
한 개 이상의 확인란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백분율 합계가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매달 첫번째 화요일 저녁 모임 시간에 대해서는?
좋다. 계속 이대로   6 60%
요일을 바꾸자   1 10%
시간을 바꾸자(일과 시간 중에)   1 10%
언제 하던, 함께 할게~   1 10%
Other   1 10%
한 개 이상의 확인란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백분율 합계가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파티는, 새로운 도구의 소개보다는 평소 활동가들의 고민과 욕구에 대해 얘기나누기로 했습니다.

파티에서 얘기 나누고 싶은 주제는 무엇무엇이 있나요?
자기 조직적인 학습 모임을 시작해 보고 싶어요.운영의 어려움점 혹은 이슈를 효과적으로 퍼트리는 노하우?변화할 수 있는 대화, 소통, 미디어란 무엇일까?단체 활동과 개인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운동 사례와 경험 검색 엔진 최적화 온라인 활동에서의 저작권 문제 웹 트렌드 따라잡기? 일단 생각나는 대로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았습니다..^^소셜미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 이야기를 풀기 위해서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여럿 선택)
바캠프 : 모든 참가자가 짧은 시간동안 자유로운 주제를 꺼내놓는 형식   6 60%
몇 사람의 발제 후 자유 토론   2 20%
지금까지처럼 완전히 자유롭게   3 30%
추첨 혹은 추천을 통해 돌아가며 짧게 얘기하기   1 10%
Other   0 0%
한 개 이상의 확인란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백분율 합계가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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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3 01:04 2010/05/0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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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달 첫번째 화요일에 하는 "사회변화를 위한 웹벤치마킹 파티", 네번째 파티가 5월4일 저녁 한국인권재단에서 열렸습니다. (참 빠른 지각생 ┌(  ̄∇ ̄)┘)   세번째 파티에 나온 의견대로 네번째 파티에는 활동가들의 생각과 욕구를 이야기로 풀어놓는 시간을 갖기로 했고,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설문으로 확인해서 "바캠프" 형식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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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크레인

잡기장

비가 오고 날도 춥지만, 1. 아는 사람이 나오는 영화라서, 2. 무료라니, 3. 페이크 다큐!란 얘길 듣고 영화 시사회에 갔다.

 

역시나 지각생의 본능이 발동해서 분명 2시간 부터 출발할 마음을 먹고 있었건만, 잠깐 정신 놓은 사이에 '버뮤다 1시간'이 증발해버려서, 허겁지겁 대충 씻고 서둘러 출발했다. 장소는 필름포럼. 지하철 신촌역에 도착하자 남은 시간은 10분. 신촌역에서부터 연대 앞까지의 길을, 비를 맞으며 맹렬히 달렸다. 달리면서 드는 생각은, '이 길을 지날때면 왜 늘 뛰게 될까?' 정말 이상하게 그 길은 뛰어서 지나간 적이 많다. 약간 재미도 있다. 지나는 사람이 많은 좁은 길을 이리저리 휙휙 달리다, 영 안되면 아예 차도로 들어가 달려가곤 한다. 하.. 이짓은 이제 그만할 줄 알았는데.

 

맹렬히 뛴 보람이 있어 입에서 단내나기 조금 전 상태로 간신히 2분 전에 필름포럼에 도착. 안경이 빗물에 젖어 사람도 못 알아보고 표를 받고 나니 상영이 30분 미뤄졌단다. 하하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인가.

난 페이크 다큐가 너무 좋다. 막 찾아서 엄청 많이 본건 아니지만 그냥 페이크 다큐 자체가 생각만 해도, 어쩌다 한 번 보면 아주 재밌어 죽는다. 뭐랄까.. 마치 다 같이 짜고 거대한 속임수를 하고 있는데, 그걸 알고 있는 느낌, 그때의 쾌감, 희열. 입은 계속 씨익, 속에선 배배꼬이며 뭔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 거기에 내가 평소에 알던 사람이 나와서 전혀 다른 모습과 원래 알던 모습과, 알지 못했던 진짜(?)의 모습이 보이는게 그 자체로 너무 즐겁다.

 

솔직히 말하면 보는 내내, 거의 70%정도는 마냥 실실거리며 보느라 영화에 담긴 여러 메시지, 불편한 점, 어쩌면 심각하게 느낄 만한 부분도 그냥 인식만 되지 내 감정이 몰입되며 휩쓸리진 않았다. 영화가 부족해서라기보단 내 성격탓일테다. 진지하게 보자면 사실 단순하고 전형적으로 설정된 캐릭터(물론 그 동안 지겹게 나왔던 중요한 몇가지 설정은 완전 바꿔놓긴 했지만 나머지는 그렇다는것. 예를 들어 유예진님이 연기한 예진 캐릭터 같은 경우)만 해도 불편한 점이 많지만, 좋은 점, 재미난 점이 훨 많으니 별 문제가 안된다. 재밌게 봤음!!

 

영화 끝나고 감독/배우와의 대화에서 나온 말 중 인상적인 것 (원래 좀 더 있는데 내 휘발성 저용량 메모리..)은 '우린 어쩌면 타자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한다고 말하지만), 말 건네는 것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뭐 이런 말이었다. 쓰고 나니 이게 여러 말 섞은 것 같기도 하고 헷갈리네. ㅎㅎ 그래 사실 그렇다. 안다고, 이해한다고 해서 그냥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지. 말을 걸고, 듣고, 공감하는 과정들이 필요하지.

 

5월 6일에 스펀지 하우스에서 개봉한다. 영화 보시고, 아시아 미디어 컬쳐 네트워크도 후원해주삼!

사람들이 말 걸어주지 않아 먼저 말을 걸기 위해 다큐를 만들기 시작하고 미디어 활동을 시작한 마붑. 이 영화 이후로는 '버럭 마붑', '까칠 마붑'으로 부를까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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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30 00:31 2010/04/3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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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30 11:02 URL EDIT REPLY
이런건 미리 알려주면 안될까, 오붓하게 같이 봤으면 좋았으련만~ 지각지각지각생!
개봉하면 봐야겠넹!
지각생 | 2010/05/03 01:11 URL EDIT
그러니 지각생이지 ㅋㅋ 담에 또 좋은거 있음 미리 알려주께~ ^^
2010/04/30 17:19 URL EDIT REPLY
잘읽었다 지각각지생.
지각생 | 2010/05/03 01:13 URL EDIT
지각각지생이라.. 뭔가 .. 리듬감이 있다 ㅎㅎ 영화 잘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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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쩍 연주

잡기장

오늘은 어디 안나가고 집에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다. 지난 2주간 온갖 연대주점, 후원의 밤을 돌았더니 지갑은 비고, 약속은 넘친다. 꽤 많은 일을 처리했지만 여전히 독촉에 시달린다. 훗. 독촉에 짓눌리지 않을테다. 적어도 스스로는. 그래도 몇 가지는 계속 맘에 걸려. 너무 늦어진게 두 개 있거든. 

 

왜케 늦어질까? 사실 그걸 하기 위한 과정중에 내가 잘 못하는 게 있는데, 그걸 의식하니 그 일 전체가 "시간이 필요한 일",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로 각인되서 다른 일이 많으면 자꾸 자꾸 슬금 슬금 뒤로 미루는거야. 특히 그 일이 시급을 다투지 않으면. 물론 모든 일이 다 나름 중요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을 하면서 그 막힌 일들이 "사실은 아주 급하고 중요한 건 아니잖아"라고 날 속인다. 

 

근데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사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꽤 오래 전부터 있는데, 이런 저런 일때문에 그걸 계속 미루다 보니 이젠 그런 일들 전부가 "발목잡는" 일처럼 느껴져서 하기 싫은 건 아닐까. 그 다음 또 드는 생각은, 사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본격적으로 하면 지금의 내 삶이 정말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을, 내 스스로 완전히 그것에 몸을 던질 것을 알기에 괜히 다른 일을 안하고 두면서 회피하는 건 아냐? 하여튼 생각은 늘 끊이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 여기까지 파악했으니 더 이상 무의식적으로 도망갈 곳이 없어. 곧 끝난다. 대신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일단 시작은 먼저 해 놓고 밀린 일을 하기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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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싸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다보니 (물론 하루 종일 방바닥에 누워 며칠간 다운받아 놓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것도 좋아하지만. 왜케 난 삶이 극과 극인지) 좀이 쑤셔 저녁에 집을 나섰다. 어디로 갈까. 컴퓨터 수리 요청 받은 곳이 떠올라서 거기나 가볼까~ 문자 넣어보니 고쳐졌단다. 몇 사람 더 문자 보내고 전화해 봤는데 다 딱히 만날 상황이 아니네. 그래, 이럴땐 도서관에 가는거야. 차가 빨리만 오면 잘하면 대출도 가능하겠어. 근데 왠걸 자전거 타고 가다 신호등마다 걸리듯 계속 이런 저런 일이 이동 중에 생겨 9시가 다 되서야 도서관 도착. 

 

도서관에 도착하면 으레 자판기 커피부터 마셔준다. 자판기 커피 중독자로서 거금 400원을 꼬박 꼬박 지하철 탈때마다 내는 지각생에게 250원 커피는 뽑을때마다 감격이다. 250원 커피를 뽑는 순간의 10%는 '아.. 예전에 학교 다닐때 참 커피 값이 착했지. 100원에서 150원, 200원 오를때의 아픔이 떠오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시험 시즌인지 열람실에 중고등학생들이 바글바글해서 잘 안가던 5층까지 가니 거기도 바글바글, 다정한 청춘들. 신문이 있길래 좀 봐주고, 다른 층을 뒤져 겨우 자리 하나 발견. 

 

모처럼 컨디션이 괜찮은 날이라 연습장을 꺼내놓고 자유 연상 시작. 도서관에 오면 좋은 것 중 하나는 컴퓨터를 오래 손 놓고 있으면서 지적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던 이렇게 메모장에 줄줄 낙서하던. 흠. 간만에 하니 참 재밌다. 앞으로 뭘 할지 생각이 마구마구 이어진다. 결국 도서관에 가서 책은 딱 두장보고 커피-신문-낙서-사람구경만 하고 나왔다. 어디로 갈까나.. 여기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컴퓨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곳이 MWTV구나. 해방촌 오거리쪽으로 향한다. 가다보니 MWTV에 해줘야 할, '너무나 밀린' 일이 떠오른다. 가볍게 발걸음을 90도 회전해서 '빈집-아랫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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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에 와서 빌려간 우산 갖다 놓고, 옥상에 올라가 내 짐 좀 정리하고 보니 기타가 놓여져 있다. 의자 바로 옆에 있는 기타. 누군가 요즘 밤에 홀로 연습이라도 하는걸까? 지금 아랫집에 있는 사람 중에 기타 치며 노래하길 즐기는 사람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모처럼 나도 아랫집 옥상에서, 기타를 잡고 의자에 앉아 본다. 가볍게, 즐겨 하던 레파토리 시작. 

 

컨디션이 좋다는 게 이런 걸까. 내 연주가 어설프다는게 확 느껴진다. 사실 늘 어설펐는데 그 동안 어물쩍 넘기고 목소리로 커버하는 식이었다. 웅~ 자신있게 치라고! 정신 집중해서 확실하게 잡고 친다. 첨에는 기타만 쳤는데 점점 노래가 부르고 싶다. 마지막은 '간절히'와 '일어나'. 우오오~ 내 목소리가 이렇게 우렁차고 청아하게 나다니!! 간만에 맘에 흡족한 노래와 기타 연주. ㅋㅋ 

 

그 동안 내가 노래하는 모습 보며 '라브' 등은, 지각생은 노래 부를때만 안 어설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제부터인지 삶의 전반적인 순간들을 멈칫 멈칫 망설이고 주저하고 어설프게 행동해 왔다. 그 어설픔의 절정이 발휘되는 것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행동. 그래서 지금껏 제대로 연애 한번 못하지 않았던가!! 그래, 내 삶의 연주, 이제는 좀 덜 어설프게 해보자.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러~어어엄~~~~~~" 증산동 집에 돌아오며 내가 커지는 상상을 했다. 내가 점점 안에서부터 부풀어올라 주변을 가득 메우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다른 걸 밀어내는 건 아니다. 계속 커지면서, 아니 내 밖으로 나오면서 날 둘러싼 모든 것들과 접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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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 스스로 하지 못하면, 그리고 다른 이의 말 속에서도 그걸 발견하지 못한 채로 오래 지속되면 마음의 병이 꼭 생기는 것 같다. 요 몇달간 그렇게 끙끙 앓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하나씩 자연히 풀려간다. 내 스스로 언어화해서 표현한 건 아니지만, 아니 사실은 어떻게든 무형의 언어로 표현해서 다른 이에게 전달된건진 모르지만 날 둘러싼 상황이 조금씩 바뀌어가면서, 꽉 막혀 있던 답답함이 조금은 시원해지면서 움츠려들기만 하던 내가 다시 내 안과 밖의 경계지점, 거기에 가깝게 서게 된 것 같은 느낌?? 

 

어쨌든, 역시나 봄이구나. 바람이 부는 봄.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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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01:34 2010/04/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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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 2010/04/28 08:41 URL EDIT REPLY
그런 '망언'을? ㅋㅋ 노래할 때 말고도 분명 안 어설픈 순간이 많을 거야!
지각 | 2010/04/29 19:09 URL EDIT
망언은 아님 ㅋㅋ 근데 이걸 왜 메인에 -_-
마리화나 2010/04/30 08:41 URL EDIT REPLY
저도 마음의 병으로 끙끙 앓고 있었는데, 여전히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고, 다른 이들의 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것도 언젠가 자연스럽게 하나씩 풀려갈까요? 역시 노래를 불러제껴야 하는 것인가요 ... ^^;
지각생 | 2010/05/03 01:09 URL EDIT
저와 같군요. ㅋㅋ 결국 모든 사람이 정도는 달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조급해하지 않으려 애쓰는 중입니다. 잘 안될때가 많지만요. 일단 스스로 병이 안되게 하는게 중요할 듯. 노래도 좋지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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