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할 것들

잡기장

방금 이전 글에 덧글 달며 한 말인데, 뭐던 일단 시작하고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결국 못할 건 거의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조급증과 환상이겠지.

 

언젠간 하고 싶은 것 목록을 계속 다듬자 다짐은 하는데, 실제로 작성한 적은 없다. 지금은

 

* SF소설 쓰기 : 평범한 IT기술인이 일상 속에서 사회 문제에 직접 개입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뭐 아직 구상해 놓은 건 없는데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완전 능력자 아니면 괴팍하거나 천진난만한, 그런 캐릭터 말고 그냥 옆집 살법한 IT노동자들이 나오는 과학소설. 근데 아주 평범하면서도 아주 재밌을 순 없을까?

 

* 기획 포스팅 : 지금 한국의 ICT활동에 대해.

 지금껏 써온, 봐온 포스팅들을 모아 묶음집처럼 해도 좋고, 새로 쭉 써도 좋다.

 한국의 정보통신운동하면 넓게 포함하려 해도 스펙트럼이 넓지도, 촘촘하지도 않은 것 같다.

 핵티비즘이라 불리는, 엘리뜨의 과격한 직접 행동말고,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을 비롯한 "모두를 이롭게 하는" 간접적인 사회 참여 (하지만 현재 한국상황에서는 환상에 가까운) 말고, 평범한 IT 노동자들이 당장 지금의 상황에 맞게 한국에서 직접적으로 "IT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들, 방법들, 제안들. 그리고 철학들.

 책을 낼 정도가 될 진 모르지만 언젠간 책 하나 쓴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기획해서 공부도 많이 하고 해서 쭉 망라해보고픈 욕심. 혼자 완성하는건 무리겠고, "협업"을 해야겠지.

막 나열해보자면

 - 구체적인 직접행동 아이디어도 넣고,

 - 정보격차, 정보인권, 지적재산권 등 문제와 환경, 여성과 IT

 - NGO 활동가를 위한 기본 지식과 학습, 행동 가이드북

 - 한국의 IT노동자 : 일상, 문화, 산업 구조의 문제. 심리 등.

 - "소통"의 방법(활동가, 일반인, 그리고 IT기술자의 입장에서 "서로에게 말하기"). IT기술 세계의 "언어", 사고방식. 역사. 

 - NGO의 IT 활용 실태와 개선방안. (한 10년 로드맵) , NGO와 IT기술자들간의 사업, 관계의 지속가능성 

 - 이론, 철학들. 네트워크 과학 등

 - 기타 등등 (다행히 이거 쓰다 보니 졸음이 오기 시작)

 

* ICT 직접행동그룹 결성.

 이것이 지하조직 형태일 수도 있고, 사회적 기업 형태일 수도 있고, 어떤 형태이던.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으며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 지금 하고 있는 "사회단체 무료 IT상담 서비스"도 좋고, 좀 더 불온한, 위험한 것도 하자.

 

* 문서 번역 그룹 : 외국어로 된 자료를 번역하는 것과 더불어 "마케팅"을 위해 쓰여진 대부분의 자료들을 "사회운동" 현실에 맞게 번역/재작성하는 걸 포함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은, 현실적 구상이라면

* 활동가를 위한(함께 하는) 무료 상설 IT교육

* 사회운동을 위한 이동식 컴퓨터 교육장 (전에 살짝 얘기했고)

* 자원 재분배 공간

 - 버리지 않고 남는 IT장비들 주고 받고, 고쳐 다시 쓰는 온/오프라인 공간

* 가난한, 활동 접은 NGO를 위한 무료 혹은 완전 저렴한 공동 웹/파일 서버. 혹은 지금 있는 것들 백업해서 통합 관리해주는. - 단풍님과 얼마 전에 얘기

* 정기적 리눅스 설치 축제

* NGO를 위한 IT상담소 : 온/오프라인 모두 있고, 모든 문제에 직접 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서로 연결해주는.

  - IT자원활동센터? 자원활동을 원하는 IT기술자와 NGO 연결과 상담.

 

이런 계속 졸리다 잠이 깨고 있다. 역효과 -_- 오늘은 이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09 03:47 2010/04/09 03:47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h2dj/trackback/701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버마 벽걸이 장식 구경하삼

IT / FOSS / 웹

작년 버마행동(http://cafe.daum.net/mmwc) 행사 갔다가 예쁜 벽걸이가 있어 후원겸 2개 사서 빈집에 걸어놓았다.

며칠전 MWTV가니 이게 더 걸려있더라. 다 수작업으로 만든 것 같고, 그림 종류는 몇개나 되는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다.

풍경도 있고, 사람, 일상 풍속, 환상 속 동물 등등.. (빈집에 걸어놓은건 농사짓는 모습인데 넘 예뻐)

한 장에 5천원씩인데 버마 행동 후원할 겸 함 구입해보심이.

 

 

 

사진 못 찍어 부끄러운데, 걸어놓으면 참 예쁘다능.

버마행동이나 mwtv, 아님 제게라도 얘기해주시면 구해드리겠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08 18:59 2010/04/08 18:59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h2dj/trackback/69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움직이는 컴퓨터교육장

사회운동

원래 오늘 급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이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자리에 갔어야 했다.

 

얼마 전 결성된 이대,연대분회 청소미화용역/경비직 노조 조합원분들을 대상으로 컴퓨터/한글교육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교육 준비와 진행, 강사 역할을 이대,연대,서강대 등의 학생들이 맡고 있는데, 컴퓨터 교육을 한 번 구경갔더니 분위기가 훈훈하더라. 아주 기초부터 (알파벳 읽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고, 어느 정도 노동자 아주머니, 아저씨들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같은 학교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있던 학교의 운영 주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은가.

 

학생들이 움직이니 컴퓨터 교육실을 빌려 40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와글와글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는데, 빈 자리가 없다.

그래도 그 만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컴퓨터 교육장을 구해 맘편히 쓸 수 있는게 어디인가. 아주 좋은 케이스.

그런데 서부비정규노동센터(준) 활동가가 알려준 것은, 그 밖에도 다른 노조들, 영세한, 지역의 신생 노조들도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원하고, 계획하고 있다는 것.

 

열의가 있고, 넉넉하진 않아도 협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교육을 진행할 순 있을 건데

내 관심은 어쩔 수 없이 특히 컴퓨터 교육에, 그것도 환경을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에 쏠린다.

그래서 최근 6달째 하고 있는 "사회단체 무료 IT지원서비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컴퓨터 교육장"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6달째 이곳 저곳 다니다보니, 각 단체가 보유한 비품 상황을 대략 알게되고

미루어 짐작해 아직 내가 만나지 못한 곳도 어느 정도 그러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단체들이 가난하지만 그래도 PC 업그레이드를 간간히 하다 보니

몇년 이상된 단체들은 좀 낡은 (물론 고치면 쌩쌩할) PC, 그리고 가끔 노트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엔 한 지역 공부방에 모니터가 흐릿해서 트위터에 "누구 모니터좀 주삼" 그랬더니

전혀 모르는 한 분이 차에 모니터를 싣고 와 전해주시고, 바쁘셔서 인사도 잘 못하고 휘릭 가신 사례들이 있다 보니

맘 먹고 곳곳에 있는 "놀고 있는, 쉬고 있는" 컴퓨터와 노트북을 모으면 열 몇개는 그냥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거기다 약간 더해서 필요한 만큼 중고 노트북을 구입하면, 어디서나 그걸 옮겨 펼치면 움직이는 컴퓨터 교육장을 만들 수 있잖은가.

 

컴퓨터 관리야 나랑(나랑님 말고 with me :D) "길" 아이들이나 IT노조에서 맡으면 되고,

이동 수단만 확보되면, 그리고 만약을 위해 약간의 재정만 확보하면 연세대분회처럼 좋은 PC교육실을 구하기 어려운 어떤 노조나, 단체들, 가난하고 소수인 사람들이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법과 워드 프로세서 활용법은 배울 수 있을 거다.

 

이 얘길 했더니 서부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가 (연대 PC교육 날 데려간) 여러 단위에 홍보하며 힘을 모아 필요한 것들 - 남는 PC/노트북이나 기금을 모아보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원래 그 자리에 가서 썰을 좀 풀어야했던 것인데...

 

뭐 사실 어떻게든 혼자서라도 곧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통해 힘을 모아볼 생각이고, 기회는 또 만들면 되겠지.

일단 한 주 정도는 밀린 일하고, 연락 끊고 쉬었다가, 돌아와서는 이걸 비롯한 몇개의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할 예정.

집에 남는 컴퓨터나 노트북, 부품들 있으면 버리지 말고 잘 간직했다가 지각생에게 제보해주심 감사.

이건 나중에 다시 또 포스팅할거임.

 

것보다 우선, 내일 동대입구에 "길" 아이들과 지각생이 출몰합니다. 컴퓨터 수리나 홈페이지 등 문제 상담이 필요한 분은 연락주삼

 

덧. 며칠 전 하드 포맷을 했는데 연대 PC교육 장면 찍은 사진이 없어졌다 오마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07 23:28 2010/04/07 23:28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h2dj/trackback/698
들사람 2010/04/08 21:32 URL EDIT REPLY
지난 서비 운영위 회의 때 교육과정을 참관하셨다는 얘기 들었슴다.^^ 말씀하신 내용이 이날 안건으로도 올랐는데, 상당수 운영위원들은 생각한 것보다 부하가 크게 걸리지 않겠냔 우려를 하더라구요. 뭐 이게 다 기왕이면 잘 돼야 하잖겟냐는 걱정의 발로였지만요. 아무튼 멋지십니다.ㅎ 별로 실속도 없고 보이지 않는 데서 하는 거긴 하나, 응원과 지지를~^^:
지각생 | 2010/04/09 03:01 URL EDIT
우려하시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래도 이건 언젠간 반드시 할 수 있는 것. 서두르지 않아도 몇년이 걸리더라도 중고 노트북 열개 이상 못 모으겠어요?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투쟁은 계속될거고, 새롭게 조직되는 곳도 계속 있을거고, 그때가 되어도 컴퓨터로 하는 기본적 작업은 여전할 거고, 영상 편집이나 그래픽 작업 말고는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시작을 하고 잊고 있지만 않으면 되겠죠. 지지 감사합니다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