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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파시즘을 버리기위해

우리 안의 파시즘

저자: 임지현, 권혁범, 김기중, 박노자, 김은실, 권인숙, 유명기, 김근, 김진호, 전진삼, 문부식

출판사: 삼인

출판일: 2000.5.20

 

여러 부문으로 나눠져 각 저자들이 생각하는 '한국 안의 파시즘'을 펼쳐놓은 책이다.

이책은 나온 시기와 연관하여 보자면,

김대중정권이 들어선 후 과연 군사정권, 전체주의, 국가주의는 파괴되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 각자의 성찰과 새로운 행동을 해야 할 때임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

책 앞 표지에는 이런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법제적 민주화가 겉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무늬라면, 파시즘은 물밑에서 살아 움직이는 한국 사회의 결이다.

 우리 의식과 일상적 삶의 심층에 내면화된 규율권력, '일상적 파시즘'의 극복이야말로 정치적 제도적 파시즘을 타파하는 요체이다.'

 

여러 이야기들 중 고민을 하게 했던 두 가지 글

 

우선, 김진호의 '한국교회의 승리주의'가 내 맘에 많이 다가왔다.

'교회는 근대 사회 속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또한 근대 사회의 문명적 성과를 무비판적이고 임의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면서도,

구원의 방주라는 폐쇄적인 신앙적 게토로서 반근대적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교회의 담론은 모든 것을 버리고 유목민적 삶의 도정에 들어섰던 그분의 삶의 이야기가, 소유에 기반한 정착민의 이야기로 번역되어 재현된 것이다.'

 

크리스쳔이기도 한 나의 삶, 삶을 통해 실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구절들이라 가슴이 뭉클했다.

 

문부식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는 80년 5월 광주를 추억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를 무섭게 꾸짖고 있다.

80년 5월의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은 특수한 광기의 시대에 일어났던 일이 아닌, 바로 현재도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무서운 국가주의,

가족주의, 일상적 파시즘을 버젓이 살아있음을 저자는 경고한다.

특히 광적인 '속도 숭배', '근대주의'는 우리에게서 인간다움을 위한 자기반성의 가능성을 박탈했다고 말한다.

요즘 이명박 정권 하에서 빠른 경제회복속도에 또다시 열광하고 있는 한국국민, 언론들을 보라. 소수자의 권리는 대의를 위해서 희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람들. 한국이라는 나라를 절대시하고, 국가를 비난하는 자는 처단하기를 즐기는 많은 네티즌들의 발언... 그것이 용인되는 한국사회...

그러나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한국사회가 겪었던(내가 태어나기 전에, 혹은 태어나고 힘들었다던 5~70년대를 겪은 이들이 느낀) 생존의 본능,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처절한 욕구와

국가가 그것을 실현해주겠다는 약속 사이에서  한 개인이, 가족이 선택할 수 있는 바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도 동시에 든다.

'비상', '위기'라는 말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파시즘이 일상화되지 않기란 어려울 거란 한 편의 마음...

그것이 바로 육체를 가진,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의 한계, 어쩌면 나란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파시즘의 본질이 어떤 특정 정치체제에 있다기보다는 인간이 다른 생명과 자연을 포함한

이 세계를 자신의 기술적 통제하에 두고자 하는 근대적 인간 중심주의, 경제적 가치를 인간적 가치의 우위에 두는 근대자본주의 체제의 욕망구조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바란다.

인간이 다른 생명과 자연을 존중할 수 있도록 그(녀)의 주변 조건이 평화롭고, 여유롭기를~~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육체적 한계가 존중이라는 이상을 너무나 쉽게 깨뜨릴 것이므로.

부자들이여, 좀 더 평화로운,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생존을 넘어선 부에 대해서는 제발 가난한 이들, 다른 존재들을 위해 넘겨줄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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