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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단체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수당이라는 것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뭐 그래봐야 얼마안되는 활동비에, 그나마 제대로 안나오기 다반사인지라
이런걸 조삼모사라고 해야 하긴 하겠지만.
처음 시작은 남들 한다는 명절수당 같은 것이었다.
상근비는 다 못주는 처지이나 돈 쓸일 많은 명절인데, 조금이라도 보탬이나 되보자는 취지에서 제안되었다.
그런데 이게 가족주의라는 지적이 활동가들 사이에서 나오게 되었다.
두 명절 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족주의의 핵심적 제도이자 이데올로기중 하나인데
나름대로 진보적인 운동을 한다는 단체에서, 그런 가족주의에 편승하는 급여시스템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박의 여지가 별로 없는 주장이다.
그래서 올해는 1년에 두번 수당을 지급하되, 설과 추석 말고, '메이데이'와 '전태일기념일'에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다들 '오~호~~'하며 만장일치 가결되었다.
그러나, 막상 명절에는 돈이 정말 많이 든다.
우선 마흔을 낼모래 앞둔 장남인 노총각이 부모님들과 어떤 관계일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모욕들과 빈점댐을 견뎌야 할지 역시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그래서 돈이 많이든다.
나이를 한살 한살 차곡차곡 개어내어,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자니 건당 1장이 아니면 내밀지도 못하는 나이를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정말 명절에는 돈이 마른다. 그래서 이왕 줄거면 명절에 주면 정말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제 집에 오면서 돈을 찾을때 정말 간절하게 그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어머니,아버지 각각 1장, 조카들 몇 놈에 자동차 기름값등 기본적으로 찾아야 할 금액이 40만원 즈음 되는데.
넉넉하게 50만원 뽑고 나니 잔고가 만원대로 줄어들었던 것이다.
미친 넘, 왜 등산은 가자고해서 그 돈을 날려먹었는지.
한국 사회에서 명절은 현실적 필요와 정치적 올바름이 어긋나는 총체적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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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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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 근데 부모들과 친구들 갈굼이란 거시 결혼하고 나니 애 낳으라 하고 애 낳으니 둘은 있어야 한다 하고... 애가 크면 그런 꼴로 학원은 보내겠느냐고 하고... 평생 계속될 모양이다.내가 선택한 길이라 생각하면서도 나이먹으면서 서러워지는 것은 역시 비어있는 통장 잔고를 만날때^^ 한개 남은 카드로 백만원씩 현금서비스 받을때^^
정치적 올바름따윈 서러움으로 폐기할 수 있는 나이가 마흔이 아닐까 싶어. 그래서 활동가들이 마흔 넘어가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추레해지는 것 같다. 이젠 이해가 된다니까. 내 발로 떠나느냐 용도폐기될때까지 남느냐의 차이만 남은게 아닐까 싶을때도 있어. 세입이 살려면 하나는 벌어야 하는 것이 체제와 무관하게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한달에 5만원씩 적금 들까 하는데 동참할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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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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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적금 들 생각을 하고 있긴 했는데.. 그래도 10만원짜리는 해야 적금든 티가 나지 않을까요? ^^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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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은 자고로 오만원씩 여러개가 정신 건강에 아주 좋아요. 통장도 하나가 아닌 여러개니 기쁨도 여러개. 왠쥐~ 복수의 개념이 편안한 듯. 글고 급해서 하나 깨더라도 다른 게 남으니 든든하고....으흐흐흐 (고수 같죠? --;;)부가 정보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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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던 블로그도 아닌데 니 블로그를 이제야 발견했군. 종종 오마.그나저나 나 진보넷 비번이 안먹힌다. 쫌 뻘쭘하지만 내 전화번호 뒤의 네자리로 바꿔주면 안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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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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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야. 그리고 비번이 안먹혔던 이유를 알았어.진보넷 비번 변경은 8자까지 밖에 안되는데 내가 보통 비번 만들 때 그거보다 길게 만들거든. 변경 입력폼에 적혀있긴 한데 칠 때 신경안쓰면 못 보고 넘어가겠더라. 더군다나 로그인하는 부분에서는 8자 제한이 없어서 다쳐지니 입력할 때 다시 생각해내지도 못하고. 그랬던듯.
총회 잘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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