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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생각

1.

주말을 대전에서 보냈다. 할머니 팔순.

늦게 도착해서 일도 많이 돕지도 못 하고 거하게 차려진 상, 먹기만 했다.

 

30명 남짓 되는 식구들 앞에서 초에 불을 붙이려니 손이 떨렸나 보다.

사람들이 웃는다. 쟤 왜 저렇게 손을 떠냐.

젠장. 술을 끊어야 겠다.

 

사건. 할아버지는 화장실에서 셔츠가 젖은 채 나오셨다.

이유인즉슨 물 내리는 곳을 찾지 못하시다가 비데 버튼을 누르신 것.

할아버지 안 꼐신 곳 사람들은 큭큭대며 웃었다. 나도 웃었다. 재밌었으니까

근데 화장실에 서서 고민하셨을 할아버지를 떠올리니 슬퍼졌다.

아는 사람들끼리의 배제. 나도 하고 있었던 거다.

앞으로 노인 교육. 나도 모르게 단어 사용 조심하자.

 

2.

교회에 갔다.

교회는 몰라보게 번창해서 으리으리한 새 건물이 되었다.

생글생글 미소로 맞이하는 사람들.

목사님의 설교는 지루했는데, 무서운 이야기.

 

왜 그런 억지를 이야기 할까.

좀 더 쉽게 좀 더 잘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파해야 할 텐데

왜 좀 더 어려운 단어를 써서 대단해 보이게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말씀을 왜곡하는 걸까.

감사헌금 낸 사람들 이름 줄줄이 부르는 것부터 아주 젠장쓰..

그래도 할머니가 웃는 얼굴이라 다행이다. 맛있는 식사 대접한 건데.

지갑도 좋아하시고.

할머니랑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돈 잘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는 인정받을 수 없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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