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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美는 마음 속에

 

schua님의 [우리에겐 평화가 필요해.] 에 관련된 글.

1.

전쟁하는 꿈을 꾸었다.

전쟁을 하는 꿈을 꾸었다기 보다,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전쟁에 내가 속해 있었다.

그런데 꿈을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피를 보지도 못했고 폭탄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그저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가득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전쟁이었다. 내내 힘이 들었다.

몽둥이로 맞은 것도 아니고 총소리가 울리는 것도 아니었는데도 몸이 덜덜 떨렸다.

잠에서 깨니 기분이 구리다.

그리고 내가 잠에서 깬 이 곳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내 기분을 더, 더럽게 만들었다.

 

2.

그런 생각을 했다.

대추리에 한 번 가보고도 싶은데, 나도 뭔가 할 만한 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찻집이 생겼다더라, 어린이집도 있던데,

블로그나 기사에서 이야기를 훔쳐보면서, 근데, 그런데

 

그런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활동가도 아니고 대학생도 아니고 운동권도 아닌 내가,

사안도 잘 모르는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이야기를 꺼내기 두렵게 만들었다.

대학을 다닐 때도 그랬다.

운동권이 아닌 내가 어떤 사안에 관심을 보이거나 집회에 가려고 하면 사람들은 의외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점점 더 뻘쭘해지곤 했었다. 뭐 실제 게으리기도 했지만.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규정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안 하는 사람이건 모두에게 적용되었다.

 

3.

아직도 잘 모르긴 마찬가지다.

구속된다는 활동가들의 얼굴도 잘 모르고,

무엇이 그들에게 그 땅을 지키게끔 하는지 나는 그저 표면적으로만 알 뿐이다.

그래도 응원하고 싶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고작 컴퓨터 앞에서 글씨를 써대는 거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응원하고 싶다.

 

평화는 추상적이고 먼 말 같지만, 또 어느 한 순간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아마 평화를 느껴본 사람들일 거다.

그래서 그걸 지키려고 하는 걸 거다. 그래서 나도 조금은 돕고 싶다. 평화를 아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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