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오늘 현대백화점노조20주년기념 문화패 공연에 갔다가 뒷풀이에 참석하게 되었다..

병치료를 위해 두달여간 거의 은둔형 외톨이처럼 혼자 있었던지라

모처럼 여러사람이 함께 하는 뒷풀이자리의 시끌벅적함에

정신이 혼미해지면서도 나름 에너지를 얻게 되는 자리여서 기분이 좋았었는데

한 인간이 망쳐놓았다..

 

멀쩡할 때도 소주 1~2잔으로 밤샘하는 경제형 주량인지라

와병 중이라는 핑계로 아주 떳떳하게! 물로 배 채우고 있는데

앞의 낯선 양반이 왜 술을 안마시냐고 묻는다..

(아흐 아직도 술 강요하는 인사가 있다뉘..버트 그러나 이건 애교로 패스)

주변에서 알아서 아파서 술 마시면 안된다고 정리해주는데..

이 양반의 대꾸가 가관이었다..

 

"이쁘니까 봐준다.."

 

거참..

그럼 안이쁘면 안봐준다는거냐???????

그리고 이쁘고 안이쁘고를 판단한 것도 아니잖아..

그냥 여자이니까.. 그런 식으로 대꺼리한거잖아..

 

'어멋.. 나도 못마시는데 그럼 나도 미인? ㅎㅎ'

'난 미인인데 왜 잘마시쥐? 나는 예외인거구나.."

그 양반 이미 약간 취기가 오른 상황이어서 주변에서 다들 농담으로 받아쳤다..

 

술만 마시면 취했다는 핑계로 난폭한 언행을 일삼는 인간들도 봐주기 싫지만..

이런 사람 더욱 싫다..

평소에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고가 이런 식으로 들어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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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01:09 2007/06/1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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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07/06/19 08:30 URL EDIT REPLY
오늘 집회에서도 그런 일 있었어요. 사진기자가 친구한테 막 아줌마라고 부르면서 비키라고 하고 툭툭 치고... 최연희 규탄집회 가서 사진기자한테 테러를 당해야 하다니 짜증남...
나안 2007/06/19 17:19 URL EDIT REPLY
아, 진짜 열받아요. 언니~ 이런 경우에 정말 화나...아.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돼요...??? 내 요즘 프로젝트에 의하면 당신이 뭔데 봐주고 말고야? 허? 사과해...라고 해야 할지...아 진짜 성질나요. 이럴 땐 담에 이럴때 정말 통쾌하게 복수하는 법을 우리 얘기해 봐요. 언니
raha 2007/06/20 02:31 URL EDIT REPLY
태그... 나원래 이뻐..
네....................................................
18송이민들레 2007/06/20 14:31 URL EDIT REPLY
라하/너 결혼하더니 이상해졌다...후유증인것이야?
누나/누나랑 친해지고 싶었던 것 아닐까? 물론 방법이야 구시대 적일지라도..대부분의 한국남자들....매너와 세련됨을 잊고 살아간다우..
이드 2007/06/20 16:15 URL EDIT REPLY
당고/주말 여성주의지향 마이링 모임 홧팅입니다..으라찻차~~!!!
아줌마라고 하면 네~ 할아버지??? 이러... 고 싶은데.. 아직 한 번도 대꺼리를 못해봤다는.. 여튼 지리산 종주 모임 꼭꼭 강추해주세요^^
나안/통쾌한 복수는 나의 것.. 그럴수록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근조근 논리적으로 파고 들어가 야그한다..ㅎㅎ
라하/왜? 인정안하는거야? 맞잖아.. 큭
민들/라하가 지가 이쁘다는게 아니라 내가 단 태그보고 놀린거야..ㅎㅎ
지금까지 그렇게 좋게좋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하며 살았으나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야쥐? 지난 두달간 주변 정리하면서 깨달은 바.. 나 인생 컨셉을 바꿨어.. 나는 정의파다!!! 요거로..ㅎㅎ 그래서 세상과의 싸움이 치열해질 듯.. 그러고 싶어.. 쑥맥처럼 살고싶지 않아 더이상..
18송이민들레 2007/06/20 18:21 URL EDIT REPLY
^^ 누나 화나면 무서운데....
absurde 2007/06/20 18:46 URL EDIT REPLY
나한테도 이쁘다 하더만 ㅡㅡ
이드 2007/06/20 19:34 URL EDIT REPLY
민들/첨 술마시는 사람이었거든.. 글구 왜 첨부터 반말이던쥐.. 난 꼬박꼬박 존대했는뎅..
absurde/그거 내가 안색을 싸악 바꿨거등;;
찌니 2007/06/21 12:00 URL EDIT REPLY
음... 그래 그 양반이 취했긴 했지만서두. 나두 몹시 당황... 나름 댓거리하구 말리려고 끼어들어봤는데 전혀 이야기 안되길래 말았지. 몇 번 술자리 같이 했는데 꼬박꼬박 존대하구 부인과 꼭 같이 다니면서 그런 경우 못봤는데...참 멋진 부부다 생각했거든. 나두 갠적으로 친한건 아니지만, 흠... 얘기를 한 번 해야겠군. 혹 아무리 그런 의미로 한게아니라 하더라두 그렇게 밖에 안들렸으니까. 하여간 맘 많이 상했겠구먼.
이드 2007/06/21 12:37 URL EDIT REPLY
찌니/뭘 맘 상하기까지야.. 걍 그랬다는거쥐..쩝 사실 누구 연애한다는 야그할 때부터 당황스러웠답니다.. 신문찢어읽지 않아야 한다는 구질구질 설명에도 계속 운동권 운운하는데.. 참 나원.. 근데 안좋은 술버릇은 주변에서 받아주면 안되는거 같어여.. 그럴수록 심화!주정 사람들 많았잖어여.. 그나저나 평소에 그런 양반이 왜그랬댜? 뭐 안좋은 일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