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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전국 순회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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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황우석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서 지척에 있는 벚꽃이 만연한 여의도로 동준과 함께 자전거 산책에 나섰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북적북적이다.

 

벚꽃 많이 구경들 하시라...그리고 아래쪽에 덤으로 황우석 지지자들의 사진도 볼 수 있음...


 


 


 


 


 


 


 


 


 


 


 


 


 


 


 


 

어떤 아주머니께서 동준에게 풍선을 줬다. 살펴보니...^^;; 바로 바람을 빼고 버림...

 

 

추적60분 방영에 대한 서명운동과 함께 풍선을 나눠주고 있는 황우석 지지자들...사람들은 서명보다는 풍선에 더 관심이 많았다. 갑자기 2002년 이맘때 서울시장선거 당시에도 풍선에 '깨끗한손'을 새겨넣은 풍선을 나눠주던 기억이 났다.

 

지나가다가 보고 멈칫해서 찍었는데 웃음이 나왔다...'메가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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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진 모음-2



 

이 사진은 홍콩의 PAKCHAI라고 하는 사진하는 친구가 WTO투쟁기간동안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사진들...이 사진들은 홍콩의 한 지역신문 한면에 걸쳐실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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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진 모음 -1


 

홍콩에서 방송하면서 도영이 만든 사진모음집...홍콩의 비디오파워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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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비가 버겁게 느껴지는 이유(펌)

깨손(moonok.com)에서 펌...

 

글쓴이 : 벼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지금은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이메일레터에 쓴 글입니다.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마감을 하루 넘기며 담당자의 구박속에 급히 마무리하느라 지리멸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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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비가 버겁게 느껴지는 이유

한국비정규노동센터라는 조그만 단체에서 상근하고 있습니다. 34세, 근속3개월인 제가 받는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으로 100만원 가량입니다. (4대보험은 단체에서 전액 부담합니다.) 일반적인 임금수준에 비하면 절반밖에 안되는 돈이지만 단체 활동가로서는 상당한 ‘고임금’에 속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다산인권재단이 발간하는 월간지 [사람]의 2006년 2월호에는 인권활동가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생활 현황이 실렸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권활동가들 중 67%가 월 65만원 이하를 받고 있습니다. 1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는 70명 중 11명에 불과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이 조사에 응답한 활동가들은 대개 30대의 수도권 거주자들입니다. 대다수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한달에 50만원 이하의 생활비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8만당원이 있고 국고보조금까지 받는 민주노동당의 경우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활동비를 지급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대개의 상근자들이 받는 월급은 저와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의 경우에도 당의 규정에 따라 노동자 평균임금에 맞춰서 월급을 받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지방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신인 경우에는 그나마 낫지만 자식이 있는 40대 가장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책을 덮고 노동현장으로 갈 때는 부모에게 죄를 져야 했다면, 40대에 진보정치를 시작한다는 것은 자식에게 죄를 짓는 처지”라는 말도 나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많은 활동가들이 운동에 대한 역량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생계때문에 운동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 일정한 자산소득이 있는 사람만 끝까지 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활동가에게 주어지는 임금이 노동자 평균보다 많지 않도록 한 당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비정규노동센터의 임금도 비정규노동자들이 받는 수준을 넘어서는 안되며 필요하다면 어느정도 삭감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독신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작년 가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에서 공공부문 여성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정부기관에서 주로 조리, 청소 등의 일을 하고 있는 이 아주머니들이 받는 돈은 하나같이 최저임금입니다. 예전에는 정부기관에서도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경우가 적발되기도 했었는데 몇 번 여론의 질타를 받고 나서 위반사례는 사라졌습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정확히 최저임금만큼만 계산해서 줍니다.

우리가 들고 간 면접조사지에는 희망급여를 적는 칸이 있었습니다. 잘해야 한달에 70만원을 받는 아주머니들이 한번쯤 받아보고 싶은 월급은? 150만원? 200만원? 아닙니다. 80만원이었습니다. -_-; 원칙적으로는 면접진행자가 함부로 설문결과에 영향을 줄만한 발언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답답한 마음에 넌지시 말을 꺼내고야 말았습니다. “어머님이 이 직장에서 공헌하시는 거랑, 한달 생계비를 고려해서, ― 하다못해 버스비도 올랐는데 ― 합리적(?)인 금액을 적어보시라”고 했더니 그 아주머니 말씀은 이랬습니다. “평생에 80만원만 한번 받아봐도 소원이 없겠어.”

면접조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다름아니라 “명절에도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분들은 일용잡급으로 근무일수만큼 돈을 받습니다. 명절이라고 이틀이라도 쉬게 되면 월급에서 5만원 정도가 빠지게 됩니다. 부유층의 하루저녁 술값도 안되는 그 5만원이 이분들에게는 생계에 상당한 타격이 되는 금액입니다. “우리가 명절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쉬고 싶어서 쉬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차라리 휴일에도 일을 시키라”는 것이 한결같은 요구였습니다.

이 분들처럼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노동자들을 ‘근로빈곤층’이라고 부릅니다. 2005년 현재 한국의 근로빈곤층은 정부통계로도 130만을 넘어섰고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여성가장 가구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한달에 70만원이 가정의 유일한 소득원인 겁니다. 한국사회의 물가수준에서 이 돈으로 3-4명의 사람이 생계를 꾸려가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광주에서의 조사결과를 보면 여성가장의 79%가 빚을 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신용불량자가 되어 빚추심을 당하고, 전기료를 못내서 촛불을 켜고 살다가 화재가 나도 사회면 1단 정도를 차지한 후 곧 잊혀집니다. 한국사회에서 비정규노동자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떠드는 노동유연성이란 결국 더 많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하자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듯이 저임금과 잦은 계약해지를 감수하면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져야 하고 그렇게 해야만 기업이 살고 경제가 산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불안과 절망으로 몰아넣어야만 경제가 살아난다면 경제를 살려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그런 식으로 유지되는 경제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누구에게 득이 되는지 모를 일입니다.



3월에 있었던 철도 파업을 기억하실 겁니다. ‘시민을 볼모’로 ‘불법파업’을 한다는 언론의 공세 속에 결국 철도노조는 5일을 못넘기고 파업을 접었습니다. 그 무렵에 철도의 비정규직 조합원 한분을 만나서 급여명세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고 철도에서 일한 지도 10년이 넘은 그 조합원이 한 달을 꼬박 일해서 받은 실수령액은 81만9천원이었습니다. ‘귀족노조’ 운운하는 조중동 기자들의 월급명세서를 그 옆에 붙여놓아 보면 어떨까요? 3월 24일자 조선일보 사설은 월 460만원을 받아도 자녀교육비 등 지출을 고려하면 생활하기 버겁다고 적어놓고 있습니다. 이때 ‘버거움’의 기준은 아마 조선일보 기자들의 눈높이에서 정해졌을 겁니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조선일보 직원의 월급은 평균해서 600만원이 넘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작가이자 사회주의자인 존 러스킨은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 중 누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럽고 힘든 일들을 할 것인가? 만약 그와 같은 일을 한다면 보수는 얼마나 받을 것인가? 그리고 누가 쾌적하고 깨끗한 일을 할 것인가? 얼마의 보수로?” 더럽고 힘든 일이 천대받고 형편없이 취급되는 사회가 있는가 하면, 쾌적하고 깨끗한 일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보는 사회가 있습니다. 어떤 사회가 더 좋은 사회입니까?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찾기와 지원을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일을 시작한지 3개월이 되었지만 통장에 찍힌 월급을 보면서 항상 얼굴이 붉어집니다. 지금도 GM대우의 비정규직들은 고공농성중이고, 64만원을 받다가 문자메시지 해고를 당한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으며, 대교 학습지교사들의 부당해고 철회농성은 60일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수십억의 손배가압류와 벌금과 막막한 생계문제로 인한 가정파탄까지 겪으면서 장기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다수 사회구성원들에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그들과 연대하는 활동가로서 내 활동의 수준을 따져보면, 100만원의 상근비는 언제나 부끄럽고 버겁습니다. 3월 급여를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부끄러움의 시간이 다소 유예되고는 있지만 말입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회원이 되려면 www.workingvoice.net 에서 회원가입 하심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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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한미FTA반대 독립/대안/공동체 미디어 & 문화 활동가 워크숍

홍콩 WTO 투쟁 뮤비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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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황

홍콩에서 귀국한 이후에도 정신이 없다보니 글한줄 남길 시간도 없었네요...
요즘은 홍콩 WTO투쟁 장편다큐 준비와 한미FTA 대응과 관련된 활동때문에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사회포럼 폐막식 홍콩투쟁 뮤비제작, 지난주에 있었던 참세상 국제포럼 발제준비와 한국에 방문한 홍콩친구들과 같이 지내느라 며칠 술만 마시며 지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제가 일하는 노동넷 사무실에 미국 IMC(독립미디어센터) 활동가와 홍콩의 친구들이 방문했었고요, 민주노총 집회에 들렀다가 홍콩에서 온 친구들중에서 홍콩에서 구속됐다 풀려난 농민분들 몇분을 만나고 싶다고 전남 곡성과 순천에 다녀왔습니다.

화요일에 전남지역은 하루종일 비가와서 벚꽃이 만연한 섬진강을 제대로 구경시키지 못한게 아쉬움으로 남네요.

출국전날에는 아침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홍콩친구들 환송회를 가졌답니다.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비슷한 사회문제를 가지고 있고, 또한 미디어운동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라 서로 이야기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자주 만날 수없는 상황이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조금씩이라도 사회를 바꿔나갈수 있게 서로 연대하자며 헤어졌습니다.

지난주에는 친천 결혼식이 있었는데 저와 같은 또래라 부모님과 친천들이 이제 너만 남았다며 한마디씩 하시더군요. 4촌 누나와 매형의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가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좀 많이 접은 상태인데, 부모님때문에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나 자신의 비전이라고 할까...앞으로의 계획들...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요즘같이 바쁜 상황속에서도 자주하게 됩니다. 뭐 생물학적인 나이먹음에 대한 고민부터 해서...자본주의체제하의 삶...내가 하고 있는 독립미디어운동의 비전들...

대략 3년후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올해 말까지는 홍콩 장편 다큐멘터리 작업이 마무리될거 같고,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다큐멘터닐 <님을 위한 행진곡>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자전거 세계일주를 해볼 생각입니다.
아 중간에 자전거 다큐멘터리 작업도 있을것 같네요.

할일이 많은데,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ㅋㅋ 일단 자전거 세계일주를 위해 조금씩 돈을 모아야될텐데, 돈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걱정이네요...틈틈히 알바도 해야할거 같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 5-6년 전에 방황하던걸 생각하면..그래도 뭔가 해야할 일들이 있다는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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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nken

어떤 제목을 붙일까 하다가 이 영화의 팜플릿에 나온 사이트 주소를 보니 http://www.cinecube.net/cine/drunken 이었다. drunken...참 간단하게 잘도 지었네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이었을까? 지난달 <블러디 선데이> 보기전에 나왔던 예고편이 제목의 이유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했었다.

 

<화씨 911>때문에 1관이 아닌 스크린 작고 80석도 채 안되는 2관에서 상영하는 것에 대단한 분노를 가지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기다가 왜 이 시간에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거야? 나이든 어르신들이 극장의 반들 채우고 있었고, 오후 3시경이었음에도 빈자리는 거의 없었다. 아니 단체관람이라도 온건가? 에잇...차라리 조조할인을 볼껄 그랬군이라는 후회를 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게 영화관람이 편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고통과 슬픔의 시간이었다. 코피는 코를 틀어 막아야 흘러내리지 않게 할수 있지만 눈물이 흘리지 않기 위해서는 눈에 힘을 잔뜩주고 눈물을 눈으로 삼켜야 하는 법이다.  보는 내내 눈물을 눈으로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서는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줄거리를 알고 보면 더 없이 재미없는게 영화니까...

 

몇가지 씬들에 대해 이야기만 한다면...

 

영화 초반부에서...

 

"인생이란 놈은 나를 산과 계곡으로 떠돌게 하고 나이 들게 하면서 저승으로 이끄네"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아이들은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추위를 잘 견뎌서 물건을 잘 나를 수 있도록 노새들에게 술을 먹이는데, 그날 따라 너무 추워 술을 4병 먹였더니 노새들이 너무 취해 쓰러지고 만다... 도대체 잘해보자고 한게 완전히 약주고 병주고가 된것이다...동생 마디를 수술시키기 위해 누나 로진은 팔려가다시피 결혼을 하고,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소년가장 아윱은  누나의 결혼을 통해 얻은 노새를 팔아 동생 마디의 수술비를 마련해 수술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이 언덕을 넘어 이라크로 가야 하건만...술에 취해 쓰러진 노새를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쓰며 아윱은 절규한다...

 

왜 제목이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인지 알 수 있었다. 노새와 아이들의 삶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바로 그 추위를 이기기 위해 취해있는 말과 노새는 아이들 자신이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 밖에 나왔는데 왜 이리 해는 쨍쨍한건지...막창에 소주가 생각이 났지만, 돈도 없고 마실 인간도 없어서 어제의 책에 들려 외상으로 책몇권 사가지고 왔다.

 

어릴적 기억을 되살리며...

 

영화초반부에 영화를 이끌어가는 나레이션의 주인공 아마네가 오빠 아윱에게 새공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아윱은 며칠 후 공책을 구해 수업이 한창 진행중인 교실에서 아마네에게 공책을 전해준다. 공책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공책을 열심히 살펴보는 아마네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이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음...갑자기 어릴적 생각이 났다. 어릴적 학교에 가면 각지게 칼로 깎여 있는 내 연필과 부드럽게 연필깎기로 깍여 있는 친구들의 연필이 비교가 되었다. 가난해서 연필깎기를 사주시지 못하던 아버지는 대신 당신의 손이 연필깎기가 되어주셨다. 처음에 칼로 뭉뜽그려 깎은 다음 아버지는 칼로 마치 대패질 하듯이 부드럽게 만들어 주셨던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아버지가 손으로 깎은 연필이 연필깎기로 깎은 연필보다 더 부드럽게 보였다. 그때부터 나는 자신있게 필통을 책상에 올려 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80년초 중동으로 이주노동자가 되어 떠났던 아버지는 귀국할때 미제 연필깎기와 연필등 학용품을 사가지고 오셨다. 그당시 한국 제품들(기차모양으로 생긴 은색 연필깎기)에 비해 그 연필깎기는 더 좋았던것 같지는 않았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천국의 아이들>을 보고도 옛날 기억이 떠오른 적이 있다. 내게도 달리기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들이 있다. 그건 나중에...

 

ps : 이 영화는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보지 말고, 직접 극장가서 보자...8월 중순이면 영화 간판 내릴지도 모른다...<블러디 선데이> 이후 아주 좋은 영화를 봐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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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월요일 오후 광화문 한복판은 휴가철이라 그런지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았다. 씨네큐브 강의를 듣기 위해 광화문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배가 고파 교보빌딩 뒷편에 있는 설렁탕으로 유명한 이문장에서 설렁탕 한그릇을 시켜놓고 먹었다.

 

먹기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코가 간지러워 왼쪽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더니 갑자기 빨간 물이 떨어진다. 잽싸게 네프킨으로 코를 막고 고개를 뒤로 졌혔다.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은 아닌지라 식당안에 사람들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얼음물수건을 주시겠다고 하는걸 정중히 사양했다. 설렁탕이 많이 남아 있었고, 배가 무지 고팠기에 코를 막고 설렁탕을 비웠다.새파랗게 젊은 놈이 코피나 흘리고 있다니...

 

7월 한달간 정말 바쁘게 지냈다. 바쁘게 지내면 돈도 들어와야 되는데, 돈하고 별로 관련이 없는 일에 바빴었고, 돈이 들어와야 할 곳에서 두달 가까이 입금이 늦어지고 있는 탓에 어머니께 돈까지 꾸어가며 생활했다...그리고, 워낙 밥을 잘 안챙겨 먹다 보니 코피가 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렇다고 요즘 술을 열라 먹고 다닌 것도 아닌데...ㅋㅋ

 

지난 2주가 제일 힘들었다. 이주프로젝트 프리뷰에 편집대본작성에다가 가편도 해야하는데, 아이들 강의까지 겹쳐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고, 날도 더운지라 체력도 바닥이 났다. 부천과 집을 오가며 프리뷰 노트를 계속 보면서 편집대본 구성을 조금씩 진행했다.

 

바로 다음날이 가편 시사인데, 대충의 구성과 약 3분의2정도 편집대본이 작성된 상황...토요일 저녁 날밤을 새고, 가편본을 가지고 미디액트로 갔다. 총 7-8명의 감독들의 가편을 6시간동안 보는 것은 때론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요구했다. 인터뷰의 특성상 비주얼한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윽 얼마나 고통인가...그리고 저마다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란...물론 이주노동자들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보고 듣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했다.

 

반정도 되는 가편들은 각 연출자 기획의도와 특성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 시사회 이후 가진 회의에서 그런 부분들이 지적되었다. 나는 날로 먹는 상황이었는데, 전혀 날로 먹는게 아니었다...열라 고민하면서 작업을 했으니까...내가 처음에 기획했던 것보다는 덜 정치적이 됐지만 나름의 연출로 지적은 덜 받았는데, 회의에서 내가 캐취하지 못한 것을 본 사람도 있어서 즐거웠다.

 

총연출을 하고 있는 주현숙 감독이 많이 지쳐있는듯 했다. 주현숙감독과는 4년전 한겨레 문화센터때 부터 알고 있던 사이다. 뒷풀이 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게 힘내서 마무리 잘하자고 격려해 주었다.

 

이제 이번주에 마지막 최종편집을 해야 한다. 이번주는 그래도 물리적 시간이 되서 여유있게 진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편집은 정말 노가다다. 이제 노가다 하는일만 남았다.

 

월요일 씨네큐브 영화학교 강의는 나름대로 들을만 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씨가 강사인데, 초급강좌인데다가 대중적인 강좌라 그냥 편하게 들을만 했다. 가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어렵게 이야기 하는게 좀 안타깝게 보이기는 했지만...

 

최근에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거나 관련 강좌를 듣다보면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다가 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남성들 보다 더 문화적 생활을 많이 한다고 봐야 할까...암튼 보기 좋다...

 

내일은 머리를 식힐겸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이라는 영화를 혼자 볼 생각이다. 이제는 혼자서 영화보는것이 익숙해져서 오히려 혼자 보는게 더 좋을때가 있다. 8월에 볼만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도 하고 회고전도 많이 한다. 존포드, 블루스 시리즈 등등...매번 극장에서 비슷한 영화들만 보는 것은 너무 고통이다.

 

여름이 다 가기전에 어디라도 혼자 놀러 갔다 오려고 하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안나고 한다...8월말에 산으로 한번 떠날볼 생각이다. 여름 등산복까지 사놓고 썩히고 있는게 아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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