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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2_어울림 돌민 일절통곡REC3023.MP3 (5.89 MB) 다운받기]
20180602 어울림 돌민 일절통곡 고수 김지원 선생님
인천 석바위사거리 인근 사단법인 우리소리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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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과 단둘이 앉어 통 울음으로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일절통곡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앉어 주야 호강 지내실 제, 천리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이제 가면 언제 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동서남북 너룬 바다 육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마두각 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랴오? 운종룡, 풍종호라. 용 가는 디는 구름가고, 범이 가는 디는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임 가신 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이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나라 정부라도 각분동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 있고, 공문한강천리외의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헌디, 연을 캐며 상사허니 너와 나와 깊은 정은 상봉헐 날 있을 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라도 녹지 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개, 네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실성발광으로 울음을 운다.
1) 일절통곡애원성(一節痛哭哀怨聲) : 한마디 슬피 우는 애끓는 소리.
2) 단장곡(斷腸曲) : 창자를 끊는 듯한 구슬픈 곡조.
3) 명문귀족재상가(名文貴族宰相家) : 훌륭한 집안이나 재상의 집안.
4) 요조숙녀(窈窕淑女) : 마음씨가 곱고 행동이 얌전한 처녀.
5) 정실(正室) : 정식의 부인.
6) 소년급제(少年及第) : 어린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다.
7) 입신양명(立身揚名) :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다.
8) 청운(靑雲) : 높은 벼슬.
9) 천리남원(千里南原) : 천 리 밖에 있는 남원.
10) 천첩(賤妾) : 부인된 여자가 자기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1) 상상봉(上上峰) : 높고 높은 봉우리.
12) 평지(平地) : 평평한 땅.
13) 마두각(馬頭角) : 말의 머리에 뿔이 나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4) 오두백(烏頭白) : 까마귀의 머리가 희어지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5) 운종룡(雲從龍), 풍종호(風從虎) :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 즉, 용이 있는 곳에는 구름이 일어나고, 호랑이가 가는 곳에는 바람이 일어난다는 뜻. 주역의 한 구절이다.
16) 디 : 데.
17) 금일송군(今日送君) : 오늘 그대를 보내나니.
18) 백년소첩(百年小妾) : 백년을 함께 살 부인. 소첩은 여인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9) 오(吳)나라 정부(征婦) : 전쟁터에 남편을 보낸 오나라의 부인. 중국 춘추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는 자주 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에 남편을 빼앗긴 부인의 한을 표현하기 위해 흔히 오나라의 부인이 등장한다.
참고로 ‘박순호 소장 74장본’에서는 이 부분이 “부수소관쳡제오라 소관에 수객들과 오나라 졍부”(김진영·김현주 외 편, “춘향전 전집” 9, 박이정출판사, 1999, 320쪽)로 되어 있다. 이는 “부수소관첩재오(夫戍蕭關妾在吳, 낭군은 소관에서 수자리를 살고 첩은 오나라에 있네요)”를, 당나라 시인 왕가(王駕)의 시 ‘고의(古意)’에서 차용한 것이다. 참고로 수(戍)자리는 국경을 지키던 일, 또는 그런 병사를 말한다.
20) 각분동서(各分東西) :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다.
21) 규중심처(閨中深處) : 집 안의 깊은 곳.
22)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의 관산월야(關山月夜) 높은 절행(節行) : 차가운 강가에서 천 리 밖 남편의 소식을 묻고, 전쟁터의 달빛에서 남편의 모습을 그리는 부인의 절개있는 행동.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는 당나라 왕발(王勃)의 시 ‘채련곡(採蓮曲)’의 일부. 관산은 변경 지방을 상징하는 말.
23) 추월강산(秋月江山) : 가을의 달빛 비치는 강산. 흔히 가을을 상징하는 말.
24) 연(蓮)을 캐며 상사(相思)허니 : 연을 캐며 그리워하니.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모습은 중국 문학 작품에 흔히 나온다. 왕발의 시 ‘채련곡’에도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25) 상봉(相逢) : 서로 만나다.
26) 쇠끝 : 쇠의 끝. 날카로운 쇠끝의 날을 뜻한다.
27) 홍로(紅爐) : 붉게 달아오른 화로.
28) 절개(節槪) : 지조 있는 행동.
29) 실성발광(失性發狂) : 정신을 잃고 미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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