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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둥근 달을 떠올리는 이주노동자와 함께 만드는 추석행사

  • 등록일
    2008/11/16 14:55
  • 수정일
    2008/11/16 14:55
유난히 추석이 되면 이주노동자들은 근심에 사로잡힙니다. 고향에 그리운 이들 그리고 보고 싶은 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날입니다.

다들 일상의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추석 둥근달이 떠오르는 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귀향의 설레임으로 온통 들뜬 마음의 분위기가 이주노동자 그/녀들이 머물고 있는 사업장과 주변을 떠들섞하게 하지만 정작 이주노동자들은 친구들과 모여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랩니다.

이런 이주노동자들과 작게 나마 2006년 추석행사를 하였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보고 싶은 영화, 음식, 각 나라별 작은 축제를 센터에서 주관하고 공동체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통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자신들의 나라별 풍속을 이야기하며, 스리랑카,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에서의 풍경들을 설명하며,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이주노동자 각 나라별 친구들이 모여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랩니다.

 

휴일과 다르게 추석 명절은 이주노동자 그/녀들에게도 뜻 깊은 날입니다.

바쁜 일상으로 잃어버렸던 고향의 그리움을 떠올립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부모님과 자란 필리핀 짜니, 피아에게 부모는 자신의 어린 시절 동심을 이야기하며, 한국에서의 시름과 어려움들을 잊어먹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이주노동자 그/녀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접 경험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니고 각기 다르게 왔지만 이주노동자 그/녀들은 서로를 기대어 외로움이 그득한 명절을 그/녀들만의 작은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함께 외로움을 달래는 모습에서 그/녀들의 한국에서의 삶의 단면을 엿봅니다. 그래서 명절에 저희 센터 식구들 또한 함께 이주노동자 그/녀들과 함께 보냅니다. 

 

명절 꼭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게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가에 눈물이 그득히 얻혀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저희 센터 식구 또한 동화가 되어 눈가에 눈물이 그득히 담겨져 있습니다.

 

필리핀 제니씨는 작년 추석전에 누나가 지병으로 사망하여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달랐습니다. 어머니 또한 병이 있어 늘 전화를 하면 울먹이는 제니씨의 모습에서 가족에 대한 제니씨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제니씨는 한국에 온지 올해로 16년째가 됩니다. 한국에 와서 재혼을 하여 짜니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에 두고온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필리핀에 있는 아들과 야후 화창 채팅을 할때가 제일 즐겁다는 제니씨.... 가족을 위해 제니씨는 늘 힘을 내지만 가족에 대한 근심은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은 작게나마 제니씨를 위해 따갈어 노래를 불러주며 용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먼 타향이지만 친구들이 있어 힘이 된다며 애써 눈가에 물기를 닦아 내며 힘을 내는 제니씨 모습에서 옛 우리 누이들이 도시로 향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세삼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고향에 가고 싶지만 보다 낳은 미래를 위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꿈으로 대신하며 스스로 달랩니다.

 

작년 작지만 그리움을 달래고, 이주노동자 그/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작은 파티를 진행하였답니다. 다들 일정이 바뻐 한데 모이기는 힘들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들만의 명절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모습.... 그/녀들의 위안법인것 같습니다.

 

애써 큰 웃음지우며 웃어보는 모습 작년 함께 이주노동자와 보낸 추석이랍니다. 맥주와 음식으로 그리움을 털어내는 이주노동자 그/녀들에게 추석의 둥근 달은 아마도 고향에 있는 그리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전령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고향에 돌아갈 꿈을 간직하게 하는 희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답니다.

작년 추석행사에서 함께 있어 힘이 난다는 이주노동자들의 말처럼... 그/녀들이 한국생활하는 동안 늘 건강하고, 각자의 꿈이 하나둘 영글어 그리운 이들과 함께 즐거운 날을 보내기를 소망해 보았답니다.

 

올해 추석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둥근달 맞이를 위해 인근 생명학교에서 노래와 춤이 어울어지는 대동마당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각 나라별 음식을 만들어 이주노동자 그/녀들만의 잔치를 펼칠까 합니다. 영화, 음악, 잔치가 있는 추석맞이 행사를 통해 그/녀들에게 고향의 아늑함은 아니더라도 명절날 함께 있어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작은 파티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각기 끼가 있는 이들이 기타와 생음악으로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추석을 통해 고향의 그리움을 달랠 수 있고, 이주노동자 서로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일깨워 주고자 합니다.

 

저희 센터 식구들이 둥근달이 떠오르는 추석이 더 셀레이게 기다려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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