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 나이였죠..... 시가 나를
찾으러 왔더군요. 모르죠, 어디서 나왔는지
겨울에선지, 강에서 나왔는지.
언제 어떻게 돼서 왔는지 모릅니다.
아니예요,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말소리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었습니다.
격렬한 불더미 속에서 나를 불렀죠.
나를 만지든가 했어요.
난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몰랐어요. 내 입은
뭐 한 마디 이름조차
대질 못하다군요.
내 눈은 멀고
무언가 나의 영혼속에서 뛰노는 게 있었어요.
열기 같은 거라든가 아니면 잃어버린 날개 같은 거.
그리고 나는 자꾸 혼자 되어가는 걸 느꼈어요.
혼자
그 불탄 자국을
해석해 가며
그래서 아주 애매하게 나마 첫 줄을 썼죠.
형체도 없이 애매한, 순전히
바보짓이었죠,
아무 것도 모르는 자의
순후한 지식.
그리고는 문득
하늘이
허물어져 내리는 걸 봤어요.
하늘이 열리고
위성들과
고동치는 논밭
구멍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으로
난도질을 당한 그림자
나를 에워싸는 밤과 우주를 봤어요.
그리고 나, 이 미약한 존재는
그 커다란 공허에 취해
신비의 모습 그대로
별이 총총한 허공에 도취되어
나 자신 어느 심연의
순수한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을 느꼈지요.
별들과 함께 나는 굴러떨어졌죠.
내 심장이 바람 속에 한가닥 풀리기 시작했죠.
간장 오타맨이.....
댓글 목록
관리 메뉴
본문
우아, 너무 좋아요..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gribeun님/ 이전에 읽었던 글인데.... 인터넷 서핑하면서 대문에 글이 있길래 퍼나랐습니다. 시를 좋아하시나 보군요.저는 그냥 읽고 좋다 싶으면 이 곳에 시를 올리고 있답니다. ^^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