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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메이트와의 이별

  • 등록일
    2004/08/06 18:18
  • 수정일
    2004/08/06 18:18

같이 살면서 싸움도 많이 하고 정이 많이 들었던 룸메이트가 서울에서의 원대한 꿈을 접고 낙향을 이번주에 한다.



 삶의 형태가 달라 싸움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정도 많이 들었고,  힘들때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벗하나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밤 잠을 설친다. 원하는 일이 잘 풀려 즐거운 마음으로 낙향을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 나보다 그가 더 마음은 더 무겁겠지만 나 또한  그가 잘 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당사자가 아니기에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룸 메이트와 은평구 신사2동 새절역에서 둥지를 틀고 산지고 언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나는 시간이 흘렀다. 한 동안 밤에 그의 빈자리의  공허함에 집안을 둘러보겠지.... 그러나 떠남이 영원한(내가 살아있는 동안) 이별이 아니기에... 룸메이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어제는 그와 벗하던 동무들을 만나 즐겁게 술을 마셨다. 그도 떠남이 서운했는지 벗하는 동무들에게 고마움과 떠남의 아쉬움을 표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알고 지내던 많은 이들이 같이하지 못해 서운했지만, 그나마나 혼자 이별을 준비하는 것 보다 같이 벗하는 동무들이 함께  하였기에 자리는 허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노래방에서 둘만의 시간... 마음속에 담고 있던 내용들을 노래를  부르면서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서로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짐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이별 그리고 그에대한 기간  모습들을 머리속에서 하나하나 끄집어내 추억이라는 메모리에  정리해야 겠다.
 
 그를 보내며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 시에서 나온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般) "만날때 헤어짐이 있듯이 헤어질때 다시 만남 을 준비한다"라는 내용의 문구처럼.. 이후의 만남을 기약해야 겠다.
 
 부디 낙향하더라도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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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었네

  • 등록일
    2004/08/06 16:55
  • 수정일
    2004/08/06 16:55

오늘 열사력을 보면서 이 세상 이리도 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한해한해 추가되는 열사 이름을 보면서 열사들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 나와 상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보고 있는 이 또한 여러가지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을까요. 비록 개인의 죽음이겠지만 무수한 사람의 마음속에 가슴 아픔을 주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은 모든이의 가슴에 한 줄기 가시꽃이 각인되는 것이겠죠. 그러나 전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에서 무수히 죽어간 노동자 민중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햇살 밝은날 동지들의 가슴속에 묻어야만 했던 무수한 열사들.... 그리고 가시는 그길에 열사의 눈물로 퍼부었던 수많은 빗줄기 속에서 늘 결의를 다지던 나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랬던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일이 잡히지 않군요.

그래서 모든 열사 그리고 이름없이 비명을 달리한 이들에게 시하나 선사합니다.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었네

 

                                                                           백무산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었네

한사코 길들일 수 없는 얼음과 불꽃의 계절

겨울이 와도 잠들지 않는 불꽃

봄이 와도 꽃 피지 못하는 얼음 속

그대가 와서 뿌리 내릴 흙 한줌 없어

내 마음 거친 빈 들에 나무 한 그루 싶었네

 

한번 심은 후로 저 혼자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돌보지 않아도 쑥쑥 키가 자라고 잎이 피고

내가 발을 헛디딜 때마다 꽃망울 하나씩 터지고

거친 일터 험한 싸움터에는 문득 바람이 불고

한번씩 쏠려 우수수 잎새 나부끼는 꽃잎 지는데

 

내 마음 들에도 계절이 지나는 바람소리 들리고

물소리 깊어지고 앙상한 가지마다 눈 내리 쌓이는데

접어둔 내 어린 꿈들 있어

나래쉼 할 곳 없이 찾아들지 못하더니

새 되어 그 나무 눈 내린 가지에 이제 와 우는데

 

그대 사랑하는 마음 빈 들에 한 그루 심은 나무

잎이 지고 꽃이 다 언후에

내 어린 꿈들 내려앉아 새들 우짖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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