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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과 쑥떡

 사업장 건강상담중에 어떤 사람이 심각한 얼굴로 묻는다. 개떡을 먹으면 괜찮은데 쑥떡을 먹으면 생목이 올라오고 수십분정도 속이 심하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족력도 있다. 모친도 떡을 먹으면 그렇다는 것이다.

 

 상식에 근거하여 모든 가능성을 설명하고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작은 증상이라도 불안하게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의사 삭스라는 소설에 보면 괜찮은 증상에 대해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이지만 당사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에 대한 무수한 사례가 나온다. 나는 아파보고서 그걸 알게 되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직장 동료 왈, 자기는 떡꾹만 먹으면 그렇단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어릴 적 떡에 체해서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어서 떡만 보면 긴장을 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다. 긴장하면 위장관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개떡은 괜찮은데 쑥떡에 의해서만 유발된다니, 정말로 이상한 증상이다. 쑥의 특정 성분에 의한 가능성은 없을까? 그가 나가고 나서 웃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 이런 일이 많다. 이런 경우 그는 가끔씩 개떡과 쑥떡에 대해 고민하다가 말 것이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문제도 아니고 일년에 몇번 자신을 불편하게 할 뿐, 더 중한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희박한 증상. 나타나면 심각하게 느끼지만  소실되면 잊어버리는 증상. 쑥떡을 안 먹으면 해결되는 문제. 어쩌다 까먹고 쑥떡을 먹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일.

 

  쓱떡은 범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걸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만한 상황이 아니다. 다만 쑥떡을 먹고 생목이 올라온다면 좀 참고 그래도 웃을 수 있도록 대범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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