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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0 [전국돌아보기17] 속초에서 통일전망대까지 (1)
  2. 2008/06/16 [전국돌아보기16] 동해에서 속초까지
  3. 2008/06/12 [전국돌아보기15] 울진에서 동해까지
  4. 2008/06/09 [전국돌아보기14] 경주에서 울진까지
  5. 2008/06/03 [전국돌아보기13] 부산 송정에서 경주
  6. 2008/05/29 [전국돌아보기12] 마산에서 부산 송정까지
  7. 2008/05/25 [전국돌아보기11] 통영에서 마산까지
  8. 2008/05/21 [전국돌아보기10] 사천 곤명에서 통영까지
  9. 2008/05/16 [전국돌아보기09] 순천에서 사천 곤명까지 (1)
  10. 2008/05/12 [전국돌아보기08] 강진에서 순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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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7] 속초에서 통일전망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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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속초에서 고성군 간성읍까지 (23.9km)

아침에 발바닥에 붙인 파스를 떼어내다가 아뿔사 굳은살이 속살까지 같이 떼어져 버렸다. 이거 장난 아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큰일났다. 발로 먹고사는데 오늘 하루 죽음이다.

그래도 간다. 내일부터 장마라더니 온통 먹구름이다. 그 아름다운 설악산이 구름에 가려져 버렸다. 울산바위가 밑둥부터 잘려져 보이질 않는다. 설악산이 나를 거부한다. 이렇게 눈대중으로 보지말고 제대로 와서 종주하라고 하는 것 같다. 알겠습니다. 꼭 휴가기간 안에 와서 직접 품에 안기지요.

 

청간정이란다. 관동팔경 중 하나라는데 이층짜리 누각이 참 이쁘다.
관동팔경, 그중 남한에는 낙산의 의상대, 간성의 청간정, 강릉의 경포대, 삼척의 죽서루, 울진의 망양정이 있단다. 미리 알았으면 챙겨볼 것을... 지나왔으면서 보지 못한 곳이 삼척의 죽서루다. 아깝다. 망루에서 바라보는 동해는 정말 이쁘다. 맥주 한잔이 간절하다.

청간정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청학정이란 정자가 있다. 규모나 아름다움은 청간정보다 떨어지는데 주변은 참 잘 꾸며져 있다. 민가 인 듯한데 아기자기한 조각들을 집 밖에 전시해 놓고 시들을 전시해 놨다. 청학정에서 바라보는 바위들은 올망졸망한게 이런 저런 형상을 하고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군대 훈련이 집중되는 시기인가 보다. 하루 종일 군용트럭이 왔다 갔다 하더니 농로로 K-1전차가 지나간다. 이 동네에 기계화여단이 있나보다. 그런데 달랑 한대다. 좀 있더니 엄청난 캐퍼필더 소리가 나면서 장갑차와 자주포전차가 떼로 몰려온다. 그 굉음이란... 그런데 장갑차가 구형 미제장갑이다. 6.25때 쓰다가 놓고 간 것을 아직까지 쓰고 있다. 대단하다.
기계화사단은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가 호세월이다. 왜냐고? 기름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전차와 장갑의 무시무시한 기름값 때문에 유가가 올라가면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훈련기간을 줄이거나, 심할때는 훈련을 취소하기도 한다. 그럼 병사들은 봉잡은 거다. 94년인가 95년에도 유가가 엄청 올라 훈련 다 취소해서 엄청 편하게 군생활을 한 기억이 난다.
군장비 참 많이 발전했다. 군 전투배낭이 내 배낭처럼 잘 나와있다. 어 fp인커버도 있다. 그러고 보니 병사들 헬멧도 미군처럼 귀까지 내려온다. 세상 참 좋아졌다. 그래도 군대는 군대다. 개처럼 끌려간...

 

먹구름이 몰려온다. 송지호를 주변으로 계속이어진 해수욕장들... 참 이쁘다.
향후 동해 종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정보 하나.
종주는 통일전망대에서 거꾸로 내려와라. 그래야 경치 구경하기 좋다. 길 왼편에서 걸으니 바로 옆이 바닷가다. 나처럼 남해에서 올라가면 길 건너가 바닷가라 한계가 있다.

 

화물차다. 어... 화물연대 파업중인데?
아! 현대아산 현대택배 화물차다. 금강산에서 화물을 실어오나 보다. 고성이다.

 

6월 18일 하루 휴식
고성군 고성읍은? 허리 잘린 한반도의 위쪽에 있다. 동네사람들이 위 아래로 나뉘어 평생을 적으로 살아온 동네다. 그 아름다운 금강산과 설악산이 잘려버린 동네가 바로 고성이다.


현재 고성군청은 남한의 간성읍에 있다. 고성읍은 북에 있다. 예전 금강산 해로 관광시 배가 내렸던 장전항이 고성읍이다. 분단의 역사는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한다. 남측이나 북측이나 권력을 장악한 이들 모두의 책임이다. 아니 민초들의 몫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비다. 근 삼주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푹 쉬자. 그런데 간성읍. 쉴곳이 없다. 숙소도 최악이다. 공현진 해수욕장으로 물러나 푹 쉰다.

 

6월 19일 간성에서 통일전망대까지 (19km)

두달여의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날이다. 어제 저녁 그친 비로 아침 일출을 기대하며 또다시 새벽 4시 30분 일어났다. 저멀리 바다는 구름이 걷혀져 있다. 그런데... 아니다. 저 멀리 해무가 끼어 있나보다. 해가 또다시 실패다. 동해 일출하고는 정말 연이 없나보다.

 

간성읍. 아침부터 포소리 요란하다. 정말 깜깍 놀란다. 이놈들 동네 옆에서 포사격을 하면 어쩌냐? 읍내에서 1km도 채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똥포들이 굉음을 울리며 쏘아지고 있다. 좀 멀리가서 하지. 하루 종일 저 소리 들으며 가야할 팔자갔다.

 

남은길이 아쉬워 발걸음 떼기가 싫다. 그런데 하루 쉬었다고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아끼면서 살살가야 하는데...
할아버지 자전거족 10여명 떼로 몰려 간다. 저분들도 통일전망대를 가는가 보다. 서로 환호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환영한다.

 

화진포란다. 이승만 초대대통령, 이기붕 부통령, 김일성 별장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호칭을 붙였으면 다같이 붙여주지 누구는 대통령, 부통령하면서 김일성만 호칭이 없다. 이왕 불러주는 것 김일성주석 별장이라고 해주지. 에구 쫍쌀들...
호수와 갈대, 해당화의 환상적인 조화, 그리고 이어진 넓디 넓은 모래사장과 쪽빛 바다. 그를 둘러싼 권력자들의 별장. 동해로 가는 금구도...
정말 아름답다. 내가 본 해수욕장 중 2위다. 예전엔 군부대가 출입을 통제했는데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이쁘다.

남한 마지막 등대인 대진등대, 금강산 콘도가 행로가 거의 다 되어 감을 알려준다.

 

11km를 남겨둔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민통선 안이라서 걸어서는 못간단다. 카풀해서 가란다. 다행히 젊은 커플 차를 얻어타고 간다.
3시 통일전망대다. 저 멀리 채 10km도 안되는 곳에 금강산이 우뚝 서있다. 금강산. 꼭 한번 가 보면 좋다. 민족의 영산이란 표현이 왜 따라 다니는지 알 수 있다. 한정된 등산로지만 가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11km를 걷지 못하고 공짜로 왔다. 이길 꼭 걸어보는 날이 왔으면 한다. 아니 내친김에 백두산까지 걸어서 갈날이 왔으면 한다. 올테지.

 

이제 뭐한다냐? 원 없이 걸었다. 두달여 1445.5km를 걸었다.  아직도 발은 뜨끈 얼얼하다. 뭔가 한 없이 허전하다. 막 기뻐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느낀 점.

사람 구경 할 것 아니고 해수욕장 가고 싶으면 경포대 같은 곳 가지말고 해변을 따라 가다가 맘에 드는 곳에서 정착해라. 동해는 너무 좋은 곳이 널려있다.

 

나처럼 혼자 장기간은 아니더라도 같이 하고 싶은 이들과 함께 구간을 정해서 걸어봐라. 차타고 가면서 보지 못했던 것, 듣지 못했던 것, 느끼지 못했던 것 너무나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 꼭 한번 해봐라. 2박 3일 정도 좋은 코스 잡아서...


그리고...

모든 길은 첫걸음부터 시작된다.
오늘 최선을 다해라.
오늘은 내가 살아갈 남은 인생의 첫날이고, 어제 죽은 이가 가장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다.

 

하루 하루 후회없이 살아라.

   

속초 영랑호에서 바라본 설악산. 온통 구름에 잘려있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

 청학정이다. 두달을 나와 함께 한 배낭도 한컷

 청학정 옆의 가도. 흔들바위가 위태 위태 하다.

 청학정 옆 바위. 숨은 그림 찾기 고래 손 코끼리머리속불상

 비 갠 후 공현진 바닷가의 일몰

 공현진에서의 일출. 해 아래 해무가 잔뜩 끼어 있다.

 바위 섬 위 갈매기가 날개를 말리고 있다.

 훈련중인 자주포 전차

 훈련중인 고물 장갑차

 똥포가 하루 종일 귀를 괴롭힌다.

 한국군의 자랑이라는 k-1전차

 해당화와 어우러진 화진포호수

 화진포의성. 김일성 주석 별장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 해수욕장.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

 남쪽땅 마지막 등대. 대진 등대

 민족의 영상 금강산. 좌측으로 육로가 뚫려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부처님과 성모 마리아

 주인을 잘못 만나 두달여 죽을 고생을 한 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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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0 10:54 2008/06/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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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6] 동해에서 속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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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동해에서 정동진까지 (29.9km)
열심히 길을 가자. 묵호항이다. 회나 한접시 먹으려 해도 아침이라 회파는 집이 없을 것 같다. 그냥 간다.
망상해수욕장을 지나자 마자 강릉시란다. 벌써 강릉이다.


옥계로 접어든다. 길거리 노상의 참외장수 아저씨가 내 차림새를 보더니 참외하나 먹고가란다. 어쩐지 인심이 좋더라니 충남 당진사람이란다. 무역회사 다니다 사업도 하고 인도에서 살다가 강릉에 2년전 정착을 했단다. MTB를 전문으로 하는데 몇년전 자전거로 전국을 돌았단다. 어쩐지 뚜벅이에게 너무 친절하시다 했더니 경험자였다. 푹 쉬고 공짜 참외까지 얻어먹는다.

옥계면으로 들어선다. 지친다. 면 초입의 식당에 들어가 주고 싶으신 것 달라했더니 오늘 오징어회덮밥이 맛있단다. 배낭을 보더니 알아서 곱배기로 주신다. 열심히 먹고 김치를 부탁했더니 꽉꽉 눌러서 주신다. 감사합니다.
옥계 해수욕장. 두번 와봤다. 그런데 비만 맞고 해수욕도 제대로 못했었다. 역시나 답답한 철조망이 길을 막아선다. 짜증이다. 공사때문에 물차가 도로에 물을 뿌려 놓는데 시원해서 좋긴 한데 물보라 때문에 죽을 맛이다.

 

자전거족이 스쳐 지나간다. 50대 중반? 굉장히 정중하게 인사를 해오신다. 뒷면에 '암환자 가족에게 희망을'이란 몸벽보를 하셨다. 아마 저러고 부산까지 내려가시는 것 같다. 자신이? 아님 가족 중 누군가가? 그 고통을 고행으로 극복하시는 것 같다. 괜히 숙연해 진다. 부디 암이란 몹쓸병 이겨 내시길...

금진항을 지난다. 수로부의 설화가 담긴 곳이란다. 신라 성덕왕때 강릉태수로 가던 순정공과 그의 부인 수로이 이길을 가다가 높이가 천길이나 되는 절벽위의 철쭉꽃들을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도 엄두를 못내는데 한 노인이 길을 지나다 그 꽃을 꺽어 바치며 불렀다는 그 길이다. 미쳤다. 아무리 이뻐도 그렇지 자기 목숨을 내놓다니...
자주빛 바위 끝에,
잡으온 암소 놓게 하시고
날 아니 부끄리시면,
꽃을 꺾어 받자오리이다.
금진에서 상곡간이 바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헌화로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이쁘다. 가볼만 하다. 그 가운데 좀 민망한 합궁골도 있다. 남녀가 여기에서 같이 빌면 백년해로 한단다. 그길 가족끼리 차로 와서 삼겹살 구워 먹으면 참 좋을것 같다. 지금은 낚시꾼 천국이다. 온통 바위낚시에 여념이 없다.

 

헌화로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산길이다. 산위는 온통 감자밭이다. 강원도다. 감자꽃이 참 이쁘게 피었다. 농부들에게 인사하고 간다.
목적지가 눈앞이다. 저멀리 칠팔십 미터의 분지위 뱃고동소리와 갈매기 소리로 시끌하다. 엥 정동진은 항구가 아닌데... 썬크루즈인지 뭔지 하는 리조텔에서 내는 소음이다. 앞두 구분은 좀 하지.
정동진이다. 두번을 와봤었다. 물론 남자들끼리... 두번 다 일출을 못봤는데... 내일은 꼭 봐야겠다. 그런데 불황은 불황인가 보다. 세상에 약간 안쪽이지만 모텔이 2만원이다. 금요일에 말이다.


6월 14일 정동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31.5km)

일출을 보려고 4시 30분 일어났다. 급히 모자와 카메라만 챙겨서 해변으로 나간다. 좋은 위치 잡고 일출을 기다린다. 그런데... 온통 구름이다. 제길 그래도 조금이라도 해가 보일라 1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그런데 꽝이다. 오늘도 정동진의 일출과 인연이 안 닿나 보다.
정동진. 드라마 하나때문에 일약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룬 동네. 시가지가 크루즈호가 생긴 이후 역에서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은 장사가 않된다고 난리다. 우후죽순으로 생긴 모텔로 인해 과잉경쟁으로 피가 마른다고 한다. 이만 떠난다.

 

그런데 강원도 홍길동과 어떤 연관이 있나? 시내버스 타는 곳이 온통 홍길동 심벌이다. 홍길동 처럼 신분제도 철폐와 부패비리 척결, 율도국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가 나선건가? 의미도 모른체 얄팍한 상술로 상품화 하는 강원도... 싫다.
통일공원이란다. 그런데 통일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남한의 우람한 전함이 몇년전 떠내려온 조그만 북한의 잠수함을 압도하듯 대치하고 있다. 결국 남한의 우수한 군사력으로, 경제력으로 흡수통일 하겠다는 바람이 그대로 표현된 것 같다. 통일에 대해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바닷길 참 이쁘다. 언제 부터인지 산길이 없어지고 나즈막한 해안도로다. 그런데 역시 예의 그 철조망때문 다 버렸다. 빨리 통일이 되서 이 철조망 좀 치워버렸으면 좋겠다.

 

안인진 다시 내륙이다. 오늘도 날씨가 꾸물 꾸물하다. 한바탕 비라도 내릴 것 같다.
엥? 한글에 이런 표현이 가능한가? 모전리 '뙡'마을. 마을 이름 한번 희안하다. 그런데 써지긴 한다. 컴퓨터에서...

강릉이다. 살았다. 충주는 사과가 가로수더니 강릉은 가로수가 온통 감나무다. 강원도 날씨에 잘 맞나?

오죽헌으로 간다. 볼건 보고 가야지. 앞부분 부터 난리다. 세계최초 모자 화폐인물의 탄생지라고... 이율곡과 신사임당의 집인데 오천원권과 새로나올 오만원권의 모델이 됐다고 명소로서 모셔진다. 신사임당이 신권의 모델로 선정될 때 여성계에서 엄청 반대했단다. 이유는 수퍼우먼이니까. 차라리 황진이가 낫질 않았을까? 정말 검은 대나무가 있다.
볼거리가 몰려온다. 강릉의 자랑인 관노 가면극이 펼쳐진다. 그런데 내용은 뭐 양반과 상놈들의 화합이라나 뭐라나. 조금 보다 나간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진다.
농로길로 경포대로 향한다. 초당 순두부가 바로 강릉인가보다. 400년된 집,100년된지 원조 순부두집들이 즐비하다.

 

경포대. 날이 더워지니까 손님이 몰린다고 한다. 그런데 좀 너무하다. 모텔비가 10만원이란다. 강릉시내로 후퇴한다. 2만원짜리 여관방을 잡는다. 비가 본격적으로 온다.

 

 

6월 15일 강릉에서 양양군 하조대까지 (35.1km)

다시 경포대로 온다.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리다니 모래사장과 완만한 해변이 역시 동해 최고의 해수욕장이다. 사천항까지 자전거도가 잘 나있다. 경포로 놀러오면 해수욕만 하지말고 자전거 빌려서 사천항까지 왔다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머리위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저온현상까지 겹쳐 춥다. 한시간 정도 걸으니 다행히 먹구름이 서쪽으로 밀려난다. 다행이다.
길거리에 풀빵집이다. 왠지 먹고 싶다. 아침도 초코바로 때웠다. 풀빵 9개 2000원이라더니 내 이야기 듣더니 20개도 넘게 준다. 정말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어디든 맘씨 좋은 분들이 너무 많다. 살만한 세상이다.

 

일요일 12시 주문진항... 장난아니다. 버글거린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온통 상가가 어디서 왔는지 관광객들로 꽉찼다. 상가들... 뭐 고향집 애용을 노려서인지 다 간판이 조치원집, 청주집 등이다. 좀 심한 데는 공주대전부여집이란다. 바로 옆 항구에서는 방금잡은 듯 한 꽁치인지 고등어인지를 즉석에서 사고 판다. 그래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다.
방파제와 철조망에 가려져 해안도로 없어진다. 대신 양양해변 자전거도로 참 잘해놨다. 주문진에서 남애항까지 철조망만 없음 두세번째로 아름다운 길일 거다. 정말 철조망만 없으면... 대신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가족단위로 와서 야영을 하거나 주문진 등 인근에 숙소잡고 당일치기로 와보기엔 좋을 듯 싶다.


남애항. 늦은 점심을 먹는다. 물회를 시켰는데 오징어 해상 멍개가 들어있는 물회다. 이 회도 참 시원하고 맛있다. 물회는 정말이지 입에 쩍쩍 달라 붙는다.

4시 30분 너무 피곤하다. 2주 동안 하루도 안쉬고 강행군 했다. 인구해수욕장으로 들어간다. 모텔이 4개가 있는데 무조건 4만원이란다. 절대 한푼도 못깍아 준단다. 그럼 안잔다. 나와서 내친김에 하조대까지 가자.
잔교리에서 만난 한 아저씨씨가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하조대 가서 황소식당에서 밥먹고 모텔 소개받으면 쌀 것이란다. 감사합니다.
38선 휴게소다. 우와 정말 많이 왔구나. 여기... 몇년전에 왔다가 금방 산 휴대폰 빠뜨렸던곳이다. 아픈 기억이다.


마지막 진이 다 빠진다. 하조대까지 죽어라 간다. 엘마콘도텔. 요즘 추세다. 모텔을 콘도식으로 개조하는 숙박시설. 보통 5만원에서 7만원 달란다. 소개받고 가니 3만원이란다. 전망좋은 5층에서 끝내준다. 하조대 해수욕장. 모래사장도 넓고 참 좋다. 추천 2순위다.

 

 

6월 16일 하조대에서 속초시까지 (32.8km)

일출을 찍을 욕심에 다시 4시 30분 기상이다. 나와 보니 바닷가에 구름 한점 없다. 부지런히 하조대로 올라간다. 인상부터 써진다. 온통 철조망이다. 꼭 내가 죄지은 놈같다. 제길... 하조대에 오르니 다 맑은데 해뜨는 지점만 구름 투성이다. 5시 2분 해가 뜨긴 떴나보다. 일출하고는 운이 않되나보다. 투덜거리며 내려온다. 정말 이쁜 해변 철조망 쳐놓고 군발리 휴양소란다. 민간인은 절대 못들어가는...
오늘 갈 길 지도를 챙긴다. 20여장이 넘는 지도가 달랑 한장남았다. 마지막 장이다. 오늘로 딱 두달째다. 뭐 며칠은 이런 저런 이유로 빼먹었지만... 남은 거리를 계산해보니 3일이면 끝이다. 왠지 서운하다.


원래는 이어서 금강산을 가려했다. 그런데... 여기도 외국(?)이라고 미리 여행사를 통해야 한단다. 신원조회까지 한단다. 나는? 또 퇴짜겠지. 제길. 설악산은 곧 장마가 온단다. 일단 장마전에 이번 행로나 끝내자.

까마귀가 조그만 새에 쫗겨 다닌다. 그 커다란 놈 두놈이 한놈의 조그만 새한테 쩔쩔매며 도망다니다 결국 저 멀리 산속으로 추락한다. 제비처럼 생겼는데... 제비는 아니고 뭔 새냐?
양양 공항을 지나니 바로 좌측에 설악산이 보인다. 설악산 능선을 한눈에 보다니 정말 경치 좋다. 그 아름다운 설악산을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는 바다를 두고 간다. 난 행복한 뚜벅이다. 정말 좋다.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아무도 없는 자전거도로 뒤로 걷는다. 가끔 이렇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낙산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별로다. 초입의 폐허를 그냥 방치 해두고 있다. 그런 것 부터 빨리 정리좀 하지.
투덜거리며 낙산사로 오른다. 화마로 생긴 상처를 복구하는 중이다. 상당히 많이 복구가 된 것 같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복구하는 도중 부처님의 진산사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몇몇 사찰에서 모시고 계시는 진산사리. 적멸보궁이라고 하던가? 아까운 점 하나. 배가 고파 점심을 먹고 올랐는데 낙산사에서 공짜 국수를 준단다. 11시 30분에서 13시 30분까지... 애구 아까워라.

 

속초가는 길. 화물차, 덤프차, 레미콘차 한대도 없다. 가끔 유조차차나 1톤차, 훈련중인 군용트럭만 지나간다. 엄청난 유류비의 증가로 화물연대와 건설기계가 파업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정치 한다는 놈들은 새다. 미리 경고를 하고 이런 저런 대안을 제시해도 모른 척하다가 꼭 일이 터지면 긴급대책이니 뭐니 하며 난리다. 그러다 않되면 불법 운운하며 탄압으로만 일관하려 한다. 그런데 이번만은 그렇게 순순히 끝날 파업이 아닐 거다. 광우병으로 폭발한 민심은 이제 심각한 실물경제의 압박으로 전국민의 저항에 반드시 맞닥뜨릴 거다. 그렇게 되기전에 제발 제대로 된 정치를 해라. 牛耳-讀經


아깝다. 설악동 해맞이 공원에서 바로 어제 일요일 누드촬영대회가 있었단다. 2만원만 내면 되었다는데... 하루만 빨리 왔어도...

속초다. 시내로 들어가려면 청초호를 돌아가야 하는데... 주민들에게 물으니 않돌아가도 된단다. 배를 타면 된단다. 발로만 걸어왔는데... 체 10미터도 않되는 냇가를 사람이 끄는 배로 지나간다. "가을동화"에 나왔단다.

 

 합궁골이란다. 이유는 사진을 잘 봐라. 앞의 바위와 뒤쪽의 계곡을... 

 정동진의 야경

 통일을 기원하는 공원이란다. 북진통일!

 관노 가면극. 몰랐는데 엄청 유명한 거란다. 무식이 죄다.

 오죽헌. 옛 오천원짜리 지폐의 배경이다.

 주문진항. 사람사는 모습이다.

 파도가 참 멋있게 친다.

 하조대에서의 일출. 구름이 너무 얄밉다.

 한 참 떠오르니 제 모습이 약간 보인다.

 이 새벽에 해안가를 순찰하는 헬리콥터. U H - 1 H

 내려오다 다른 각도에서 찍어본 일출

 아침부터 훈련이다. 얘들 오늘 얼마나 걸을까? 200리는 걷겠지. 저 뒤의 배낭 고참들은 다 빼고 박스로 폼만 잡는다.

 낙산사의 해수관음상.

 저 해당화 4월말 고창을 지날때는 다 졌었다. 우리나라 참 넓다. 낙산은 지금 한창이다.

 새로 만든 낙산사 종

 뗏배란다. 사람이 직접 끌어서 건넌다.

 정동진으로 가는 길목의 감자밭.

 나팔꽃이 해변가에 참 이쁘게 피어있다.

 이쁜 꽃과 아름다운 해변, 누가 저 철조망 좀 걷어주소.

 저 멀리 설악산의 우람한 능선이 구름과 어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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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6 21:32 2008/06/1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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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5] 울진에서 동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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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울진에서 삼척 원덕면 호산리까지 (25.6km)

'강원흥업' 버스가 보인다. 정말 강원도에 가까이 왔나보다.
울진을 벗어나자. 살랑 살랑 바람도 불어주고 시작은 좋았는데 쉴때가 되었는데 쉴곳이 없다. 에구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봉평해수욕장이다. 바로 옆에 울진봉평신라비가 있다. 신라시대인 524년 세운 비라는데 실라가 이지역을 점령한 이후 이지역 주민들이 계속 봉기를 해 그 봉기를 진압한 이후 율령 등을 새겨놓은 비라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 되었단다. 국보라는데 보존에 영 성의가 없다. 남대문이 괜히 불탔나? 좀 성의있게 보존하자.

 

오늘따라 속도도 않나오고 힘은 곱으로 든다. 바람도 한점없다. 어제까지 따라왔던 이쁜 바다도 없어졌다. 바로 오른쪽 1km만 나가면 되는데 가려서 보이질 않는다. 어거지로 간다. 쉴만한 곳도 없다.


잠시 후 울진 원자력 홍보관이란다. 미국 대사 말이 맞다. 한국민은 무식해서 좀 배워야 한다. 원자력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모르니 친절하게 국민들을 가르치려고 만든거다. 그래 좀 있느면 무식한 한국민을 위해 '광우병 미국소 홍보관'이 생길 거다. 정부가 열심히 가르치고 우리 국민들은 열심히 배워서 싸고 맛있는 광우병 소를 즐겁게 먹을 때가 올까? 오늘 중요한 날이다. 국민들에게 기대를 해보자. 발만 쉬고 그냥 간다.

 

화물차에서 스티로폴 박스가 떨어진다. 다행히 그 뒤에 경찰차다. 비상등을 켜고 스티로폴 박스를 줍더니 갓길 너머로 버린다. 뭐하는 거나? 카메라를 꺼내니 운전석에 있던 경찰이 뭐라 하고 다시 버린 박스를 찾아서 차 뒷자석에 넣는다. 으그... 뚜껑 차 밑창에 깔려 있다고 알려주고 길을 나선다. 내가 없었으면 뭐... 길거리에 플라스틱 박스 하나 더 나둥굴었겠지?

 

4시 30분. 드디어 강원도다. 강원도 삼척. 아찔하다. 눈앞으로 펼쳐진 망망대해가 아니라 망망대산에 슬쩍 겁이난다.
아! 강원도 땅 좋은게 있다. 보통 다른 시도는 새 길을 뚫을때 기존의 길을 확장하는 형식으로 한다. 그런데 강원도는 기존의 길을 놔두고 자동차 전용도로로 새길을 뚫는다. 그러면 나같은 뚜벅이나 자전거족은 최상의 길을 갈수 있다. 차들이 80%이상 자동차 전용도로로 가니 한적한 길을 갈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자전거족이 참 많다.

허덕허덕 원덕면 호산리로 들어간다. 다행히 바로 앞에 모텔이 있다. 도저히 않되겠다. 몸보신 좀 하자. 삼겹살 2인분 시키고 밥까지 다 먹었다.


반바지를 입었다. 그랬더니 '아 내가 강원도를 걷구 있구나'를 알았다. 왜냐? 내 종아리가 익었다. 다른데는 다 아무일 없는데 종아리만... 북쪽을 향해 걸으니 햇빛이 뒤통수만 따라와서 그렇다.


6월 11일 삼척 호산에서 근덕면까지 (32.6km)

아침 뉴스에 6.10 항쟁 촛불집회가 메인이다. 청주에서만 5000명이 모였다니 전국적으로 100만 이상이 모인 것 맞다. 그럼에도 정권은 귀를 막고 있다. 그 종말이 어떻게 가는지 역사가 알려준다. 기본대로 가자.


원덕읍 정말 한적하다. 읍이 아니라 면정도 되는 것 같다. 영동지방은 저온현상이란다. 영서지방과 6-8도정도 낮다고 한다. 정말 바람 장난아니게 불고 저온현상으로 인해 춥다. 떨며 열심히 간다.

다시 4차선 확장공사다. 공사로 인해 위태위태한 길을 간다. 강원도 길 참 힘들다. 바로 옆이 바다인데 바닷길을 가다가 곧바로 2-300m의 산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오르락 내리락을 하다보면 기진맥진이다. 강원도는 강원도다.

 

전설의 고향 해신당이란다. 그래 가보자. 원 길에서 벗어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가보나? 이거 민망해서... 18세 미만 관람금지해야 한다. 그런데 꼭 이런델 가려면 이상하게 할머니들 틈에 끼인다. 지난 제주도 성테마파크때도 그렇다. 할머니들 틈에서 참 민망했는데, 오늘 역시 할머니들 단체 관광 한가운데 끼었다. 죽갔다. 해신당은 옛날 한 처녀가 바닷가에서 죽었는데 그 후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날 한 어부가 술먹고 그 처녀가 죽은 바닷가에 소변을 봤더니 그 어부만 만선이 되었단다. 그래서 온 동네에 남근을 세우고 처녀의 한을 풀어주었더니 온동네가 만선이었다고 한다.
민망스런 남근이 온갖 모습으로 세워져 있다. 가볼만 하다. 꼭 가봐라.


그런데 딱 지난번과 같이 배낭이 또 파손되었다. 에구... 어쩐다냐? 일단 묶어서 임시방편으로 가자. 어쩔수 없다.

다시 도전이다. 쫄쫄 굶다 늦은시각 3시 물회를 시켜본다. 아! 이게 물회구나. 시뻘건 육수와 함께 나온 물회는 정말 속이 후련하게 해 준다. 그런데... 위장이 많이 커졌다. 물회에 밥한공기를 꿀꺽한다. 큰일이다.
장호항. 한국의 나폴리란다. 나폴리를 가보진 못했지만 정말 아름답다. 입이 쩍 벌어진다.
다시 이쁜 바닷길이 시작되었다. 노부부가 쉬고있는 내게 다가온다. 옥수수와 캔커피를 주며 격려를 해준다. 고맙다. 힘내서 가야지. 그런데 초곡리란 동네에 도착하니 황영조 기념관이란다. 나도 황영조 좋아한다. 나도 마라톤 좋아하니까. 그런데 산 사람을 기념관을 세운다는게 영 맘에 내키지 않는다. 재수없는 이야기지만 혹 황선수가 그 명성 가지고 사기라도 쳐보자. 그럼 그 이후 기념관 없앨 건가? 나중에 기념관을 세운다면 절대 찬성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반대다. 그래서 그냥 지나친다.

 

해안 철조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쁜 길에 흉물스럽다. 노무현 정권때 많이 없앴다더니 아닌가보다.
또다시 박박 긴다. 가야할 길은 눈앞인것 같은데... 자동차 전용도로와 우회도로. 않좋은 건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이놈의 전용도로에 맞춰져 있어 혼란이 있다. 그래서 죽는다. 분명 4km남았었는데 8km도 더 걸었다.


6시 30분 근덕면이다. 다행이다. 그런데... 여관이나 민박 아무것도 없단다. 어쩔 수 없이 삼척으로 가야 한다.

 

 

6월 12일 삼척 근덕에서 동해시까지 (29.3km)

구름한점 없는 파란하늘이다. 바람도 없다. 저온현상도 없다. 죽었다. 정말 끔찍한 길을 간다.
버스를 타고 다시 근덕으로 간다. 맹방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구경 한번 해볼까? 여름을 대비해 열심히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또 철조망이다. 제길 해수욕장까지 철조망이라니... 제발좀 걷어치워라.


삼척으로 들어가는 길목... 우회도로가 너무 아름답다. 파란하늘에 인간이 만든 그 어마어마한 길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정말 짱이다.

삼척의 첫 대면. 시멘트 공장이 바로 앞이다. 시멘트를 실은 덤프가 1톤 트럭의 무자비한 난폭운전에 뒤따라 가며 크랙션을 울려댄다. 차가 서고 딱 마주친 운전기사들... 분명 차는 차이가 큰데 마주친 운전기사들의 싸움은 똑같다. 목청만 높이다 만다. 그러려면 왜 싸우나?

삼청항 입구다. 밥이나 먹자. 곰치국 전문 동하식당이란다. 같이 일하는 후배가 곰치국이 해장에 최고라고 해서 가본다. 7000원이다. 에구 쫌 세다. 그래도 시킨다. 내 행색을 본 주인이 말을 건다. 어디까지 가냐고? 고성 통일전망대. 어디에서 왔냐고? 태안부터 해남 땅끝을 거쳐 부산으로 해서 올라왔다고... 밥먹던 사람들이 다들 한소릴 한다. 그러더니 밥값을 내준다. 시인이란 분이 시를 써준다. 주인 아주머니는 곱배기로 내준다. 미리 그 맛을 들었기에 먹긴 먹는데 흐물흐물 곰치국... 으그.
힘은 난다. 이렇게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으니...

 

아름다운 삶

정심 정사 정행

사랑스런 눈빛

다정스러운 말

예절바란 행동

그리하여 맑고 밝은 모습으로

나는

나를

창 조 한 다.

 

삼척의 새천년 해안도로... 이쁘다. 그런데 영덕보다는 덜하다.
삼척 시민 3만3천명이 함께 했다는 소망탑을 거치니...  철조망과 이상한 장막이 해안을 다 가려 놨다. 열받아서 욕을 하는 찰라 장막이 걷히고 작지만 정말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나타난다.  너무 아름답다. 바로 앞에 노상카페에서 생맥주도 판단다. 한잔하다. 점심값도 굳었는데... 이런데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뭘해먹고 사나? 민박집이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작은바다 민박집의 가격이 요즘은 3-4만원, 성수기에는 10만원이란다. 제길...

 

덜 아름다운 삼척해수욕장을 넘어가니 수로부인이 잡혀갔던데란다. 바다 용왕이 잡아갔다가 마을사람들이 부인을 않내놓으면 거북이 머리를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해서 용이 데려다 줬다는 삼국사기의 전설. 내 키만한 인공조각이 있는데 이게 돌아간다. 연인끼지 돌려서 수로부인이 앞에 나타나면 백년회로 한단다. 나 혼자 돌렸는데 수로부인이 나타난다. 혼자 백년회로 하라고?

추암가는길 끊겼다. 이게 뭔일이나? 동네 할머니께 물으니 철길로 가야 한단다. 엥? 도로는 되돌아가야 한단다. 그래서 머뭇거리는데 "80 먹은 나도 동네길처럼 가는데 젊은사람이... 쯧쯧" 그래 간다. 뛰어간다. 우횟길도 없는 철길 열심히 뛰어간다. 1-200m뛰니 추암이다. 다행이다.


공단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아 여기부터 동해시란다. 한국동서발전주식회사. 발전소구나. 한시간을 걸어가서 공단을 빠져나온다. 곧바로 동해항이다. 동해안은 주로 시멘트 운송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어져 해군부대가 있다. 얼른가자. 좀 쉬자.

숙소를 잡는다. 침대가 두개인, 인터넷도 되는 모텔을 3만원에. 엊그제 호산에서 바보처럼 T셔츠와 반바지를 놓고 왔다. 쇼핑도 해보자. 동해시. 삼척보다 큰 것 같다.

 

 

 국보다. 울진봉평신라비. 

 외로운 소나무. 나 같다.

 해신당의 처녀를 죽은 섬에 모셨다.

 해신당의 남근 모형들. 미성년자 관람불가.

 

 

 

 삼척 3만 3천명의 소망탑

 유람선 한번 타보자. 

 이런 바닷길 너무 아름답다.

 조각상이 힘찬 노동을 형상화한다. 

 금계국과 철조망,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 너무 안 어울린다.

 시원한 맥주 한자.

 저 어마어마한 석구 한번 돌려봐라.

 해녀들의 수확물. 많기도 많다.

 인간이 세운 대단한 건축물들

 추암 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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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2 22:40 2008/06/1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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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4] 경주에서 울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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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것. 백두대간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전문가에 물어보기로 했다. 청주 밀레점 사장님에게 장기 산행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는데, 이양반 왈 "첨 열흘 동안은 온몸이 죽을 것 같을 거다. 지나면 익숙해져 고통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20일이 지나면 내 가고 싶은데로 갈수 있다"고... 그말을 믿었다.


그런데... 내가 걷다보니 정말이지 보름동안은 죽을 거 같았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발바닥이 불이 나서다. 뜨끈뜨끈 열나고, 온 발바닥이 물집 천지가 된다. 새끼발가락은 짓눌려 제일 힘들었다. 보름동안 물집에 바느질하랴, 굳은살 도려내랴, 발 바닥 꺼풀을 대여섯번을 벗겨냈다. 정말 그 고통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럼 지금은? 누군 신선놀음이라 하는데... 글쎄. 발바닥은 돌덩이다. 굳은살이 전체적으로 다 잡혔다. 절대 굳은살 떼 내지 않는다. 왜냐? 떼어내면 이틀정도는 또다시 고통속에 헤멘다.


그럼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발바박과 발목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한참을 스트레칭 해주어야 움직인다. 첫걸음은 죽음이다. 10분정도 걷다보면 워밍업이 되어 몸이 익숙해 진다. 이 상태가 2-3시까지는 간다. 그이후는 아주 골고루다. 뼈와 근육이 고통을 배가시키는데 이놈들 돌아가면서 아프다. 엄지발가락 뼈가 아프다가 뒷꿈치 신경이 곤두서다, 가운데 근육이 당겨 끔찍하다, 발목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아프기도 하다. 매일 저녁 발바닥과 발목에 파스를 부치고 잔다.

 

나도 궁금하다. 내가 왜 이 짓을 하는지? 첨엔 백두대간과 해외여행을 가지 못함에 대한 보상심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넘 좋은 것들이 많다. 걷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것들이 느껴지고, 그리고 내가 살아있다는 것. 내가 나를 이기고 있다는 것. 그 고통을 정말 매일매일 힘겹게 이겨내고 있다는 것. 그속에서 내가 김용직인것을 느낀다는 것. 내가 원하는 세상도 이런 끔찍한 고통없이는 올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6월 4일 경주에서 포항시내까지 (32km)

분명히 오전까지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가 않온다. 젠장 비 핑계로 좀 더 쉴려고 했더니...
가야지 어쩌나. 오늘 예보는 오후부터 낼 오전까지 비가 온다고 한다. 그래 믿어보자. 비 내릴 것에 대비해 채비를 단단히 한다.

일단 시내를 빠져나가야 한다. 한적한 강변도로로 빠져 나온다. 숙소가 관광지가 밀집한 남동부 이다 보니 시내는 거의 보지 못하고 간다. 내내 외곽도로를 따라 간다. 형산강을 따라 새로난 길을 따라 간다. 용강이란다. 현진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이다. 친구놈이 이 회사에 있는데... 문자 한번 날려본다. 잘지내냐고... 근데 문자 씹혔다. 나쁜 놈. 바쁜가?


길이 끊겼다. 이런... 마침 운동 나오신 분이 계셔서 묻는다. 이길 갈수 있냐고? 차는 못 가지만 사람은 갈 수 있단다. 그러면서 내 차림을 보고 천북으로 빠져 가란다. 그쪽이 차도 없고 한적하니 걷기 좋다고. 참 좋은 양반이다. 사람만 갈수 있는 길을 간다. 공사 중인 길을 가는 것 참 좋다. 아무도 없는 길을 간다.ㅎㅎ
천북. 요 조그만 동네에 보신탕집이 왜이리 많나? 보신탕. 그래 보신 좀 하고 가자. 5000원 이란다. 8000원 받고 고기를 많이 넣어 주던지 너무한다. 고기는 거의 없다. 걸죽한 국물에 만족한다.

 

또다시 갓길없는 위험한 길이다. 역시나 오늘도 레미콘 차량이 2-3분에 한대씩 지나간다. 풀섶으로 숨기를 반복하며 간다. 차가 없다고 했는데...
화산리. 경주시에서 인정한 한우마을이란다. 그런데 영 별로다. 10여채가 한우 구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정읍의 산외마을과는 천지차이다. 산외마을에서 정말 첨으로 한우고기를 배터지도록 먹고 남겼다. 정말 끔찍히 행복한 경험였다. 그런데 여긴 아니다.
어! 화산에 소림사가 있다. 소림사라면 숭산에 있어야 하는데... 좀 그렇다. 부처님을 모시는 절이름이 뭔들 상관있겠나 그렇지만 소림사는...

 

이미 농촌은 모내기를 다 끝내고 좀 한가해 진것 같다. 편해진 농촌모습에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발이 아파 쉬는데 고등학생 여자 아이들 둘이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역시나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젠장!

4차선 아시안 고속도로(?)를 피해, 터널을 피해 외곽길로 빠진다. 참 이쁜길이다. 더욱이 인도와 자전거 길이따로 있다. 어 아직도 유채꽃이 남아있다. 포항이다. 철의 도시 포항. 즐비한 화물차들이 엄청난 두께의 철판들을 실어나른다. 10cm가까이 되는 철판도 있다. 화물차의 폭조차 넘어선 어마어마 한 철판이다. 저기에 깔리면? 끔찍하다.

 

포항까지 8km. 도로표지판에 있는 거리표지는 내가 걸어본 바로는 짐작이지만 시청, 읍사무소, 면사무소까지의 거리 인것 같다. 이미 포항으로 들어왔는데 8km라니... 숙소를 찾아야지. 숙소는 터미널 근처가 가장 편하게 찾을 수 있다. 5시 다행히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이 근처란다. 표지판에 호미곳 30km가 쓰여있다. 애석하게도 도저히 못간다. 후진을 할수 없는데... 30km면 이틀을 소비해야 한다.

이런... 도보여행을 하다보니 모든게 나에게 맞춰져 있다. 4km면 한시간, 30km면 하루 종일. 그런데... 차로는 불과 30분 거리다. 맞다. 정신차리자. 언제 포항이라는 도시에 오겠나? 그래 가보자. 도보는 여기 터미널을 기점으로 찍어 놓고 호미곳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해 갔다오자. 시내버스를 탄다. 직접가는 차가 없어 구룡포까지 가서 갈아탄다.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정도야 뭐... 그런데 호미곳에 도착하니 폭우로 변한다. 기사 아저씨 왈 "여가 호미곳인데 내릴라요?" 젠장 엄두가 안난다. 호미곳까지 가서 빈손으로 돌아온다.

정말 억울하다. 그 예의 호미곳 손도 못보고 철수한다. 정말 장대비가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여관까지 불과 1-2분인데 흠뻑 젖었다.


6월 5일 포항에서 칠포항까지 (19.6km)

분명히 출발할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출발하고 딱 5분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제길... 이럴줄 알았으면 여관에 좀더 누워있는건데... 어쩌나 일단 배낭 레인커버를 씌우고 나도 우의를 꺼내 입는다. 남들 다 우산쓰고 가는데 나만 청승이다. 그래도 시내라서 좀 괜찮다. 횡단보도를 걸으니 차에서 튀는 물은 없다. 가는데 까지 가본다. 죽도시장을 지난다. 물회를 먹어야 하는데 10시밖에 않되서 그냥 지나친다. 유람선 선착장이다. 에구 오늘 비만 안왔어도 울릉도 가는 건데...

 

급히 전화가 온다. 홈페이지가 말을 않듣는다고... 에구 나와 있는 나한테 어쩌라구. 비가 거세진다. 일단 피난가자. PC방으로 피난가서 홈페이지 건도 손보고... 시간을 좀 번다. 비가 좀 그쳤다. 다시 간다. 제길 포항 1대학쯤 가는데 또 비가 온다. 이놈의 비 지랄이다. 피할 데도 없다. 그냥 간다. 다시 갠다. 제발 이제 그만....

배가 고프다. 그래 물회 한번 먹어보자. 약간은 허름한 식당이다. 물회를 시켰다. 첨 먹어본다. 엥? 회덮밥이자너? 그래도 맛있다. 아! 물회가 이런거구나. 그냥 회덮밥하지 물회라고 해서 헷갈리게...
그런데 아니란다. 잘못 먹었단다. 육수에 회가 말아져서 나오는 거란다. 에구...

 

영일만이란다. 그래 노래에도 나오니 한번 가보자.
정말 가슴이 떨려 죽을 것 같았다. 비가 그친 영일만은 동해바다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해무 하나 없는 수평선에 거센 파도는 정말이지 뭐라 표현 할 수가 없었다. 동해가 이런 모습도 보이는구나.
그런데 곧바로 현대중공업 공장이다. 포항에도 공장을... 이곳엔 과연 정규직이 몇 %나 될까? 짐작컨데 이런 곳의 경우 30%도 채 넘지 않을 것이다.

 

포항... 서서히 해병대 군인들이 보인다. 병장 두놈이 이등병 한놈 데리고 놀구 있다. 에구... 예나 지금이나.
아. 어제 예의 그 해병대 출신이 전화를 했다. 새벽 4시에 술한잔 걸쳤다며...  포항이라니까 죽도가서 물회먹고 중앙대(?)가서 회포풀라고? 뭐나 이거. 하여간 해병대는 공수나 타 군인과는 달리 이곳 포항에서 유일하게 신병교육을 받는단다. 그래서 단합이 잘 된단다. 무조건 신병교육대 기수다.

 

어거지로 간다. 오늘의 목표 칠포 해수욕장. 엥... 여관이 없다. 죽었다. 항구까지 가보자. 다행히 항구에 여관이 있다. 앞집에 물회집이 있다. 다시 물회를 시킨다. 점심때와 똑같은 회덮밥이다. 물으니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단다. 이동네는 이렇게 한단다. 그럼 먹을 수 밖에... 근데 맛있다.


6월 6일 칠포항에서 영덕 강구항까지 (32.4km)

새벽 5시 30분. 차임벨이 울린다. 꿈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장입니다.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입니다. 생업에 바쁘시더라도 꼭 국기는 조기로 게양하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우와 미치겠다. 계속 방송한다. 그러더니 다시 잠들라 하는데 6시 "마늘 사세요. 마늘. 올해 수확한 싱싱한 마늘이 왔습니다" 마늘차가 10여분을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그래 다 일하는데 놀러(?) 나온 내가 잘못이다.

 

다시 걷는다. 오늘은 대게의 고장 영덕 강구항이다. 대게를 먹을 욕심에 발걸음도 가볍다. 잠시 가니 사방기념관이란다. 뭐나? 박정희 때 만든거라는데... 박정희식 녹화사업인가? 하여간 그 큰산에 인형들로 해서 숲을 만드는 과정을 형상화 해놨다. 뭔 필요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 오늘부터 연휴다. 큰일났다. 연휴면 죽음이다. 숙소 가격부터 도로 붐비는 것까지... 올해는 유난히 연휴가 많은 것 같다. 우씨.
바닷가를 따라 팬션과 횟집이 줄을 잇고 있다. 평일이면 텅텅 비었을 이곳이 오늘은 그런데로 사람냄새가 난다. 사이사이 송림사이로 가족들이 나와 돗자리를 깔고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다.


잠시 쉬며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왠 노인이 슬그머니 앉는다. 내 모양을 보더니 묻는다. "나도 저 스쿠터 타고 전국일주 할라 하는데... 한 100만원 정도면 되나? 잠은 농촌 할애비 들 틈에서 자구" 에구 할아버지 용감도 하셔라. 그런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 할 수도 있고... 스쿠터니 하루에 2-300km도 갈 수도 있고 그럼 한 일주일이면 되고... 그렇지 않고 여기 저기 정말 구석 구석 돌려면 최소 한달은 걸리는데 그럼 절대 부족하고... 70세 이시란다. 워낙에는 밀양사람인데 91년 장마에 월포에 갇혀 그냥 눌러 앉았다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약초도 재배해 보고, 약장수도 해보고, 물질도 해보고 이제는 할 게 없으시단다. 스쿠터는 위험하다고 하니 "더 살아 봤자 얼마나 산다고..." 여한이 없으시단다. 건강히 꼭 전국일주 하세요. "젊었을때 잘 놀고, 잘 싸고 다녀" 엥?

 

경보화석박물관이란다. 뭔 휴게소도 아니고. 한번 들어가 볼라했더니 4000원이란다. 개인이 운영한다는데 나오는 사람이 '에구 돈 아까와' 해서 그냥 음료수만 먹고 나왔다. 그런데 그게 아녔나 보다. 내가 무심코 앉았던 의자 조차도 1억년된 규화목이란다. 담엔 꼭 한번 들러 봐야지.


三思 해상공원. 인근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원인데 참 잘해놨다. 경상북도라는 행정구역이 만들어 진지 100년을 기념해 만들었다는 경북대종은 에밀레종을 본떠 만든 것 같다. 좀 창의적으로 놀지. 사람들이... 공원에서 보이는 강구항은 한폭의 그림이다.

대한민국 대게의 총 집결지. 강구항. 들어서면서 부터 온통 대게다. 일단 지친몸을 이끌고 민박부터 찾는다. 오늘은 연휴 장난아니다. 모텔은 7-8만원이다. 조그만 민박과 식당을 같이 하는 집이다. 다행이다. 민박을 2만 5천원에 하잖다. 식사는 물론 대게. 그런데 영덕 대게는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5월 31일 부로 대게 잡이가 종료되었단다. 그래서 더욱 비싸 단다. 일단 자식놈 이러구 있는데... 엄마 생각이 나고, 조카놈들이 눈에 밟힌다. 그래 영덕대게는 가족에게, 나는 러시아 대게로... 1만5천원짜리 하나를 시켰더니 아주머니 이거 가지고는 부족한데 하신다. 됐다고 씻고 내려오니 웬걸 두마리를 내놓으신다. 이런 감사할데가...

 

 

6월 7일 강구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 (30.9km)

아침 일찍 택배를 부르려니 연휴라 않된단다. 아주머니를 믿고 예약을 한다. 8만원 이라는 영덕대게를 깍고 깍고 힘들게 절충을 했다. 이놈들 구별하는 법. 우선 공인 영덕대게는 일정 크기 이상이 되어야 한다. 머리가 손바닥닥을 다 핀 것 보다 크다. 대나무 '대'자의 대게이다보니 다리도 갈색에 쭉빵이다. 다 귀찮으면 오른쪽 집게 손가락을 보면 된다. 초록색으로 영덕대게라는 인증플라스틱이 붙어있다.

길을 잘못들었다. 강구항 쪽으로 빠졌어야 하는데 잘못해서 국도변으로 빠져 버렸다. 다행히 멀지 않아 제길을 찾았지만 그덕에 2km정도를, 그것도 산길로 돌았다. 그러나 화옹지마라고 눈앞에 신선도가 펼쳐졌다. 산속에서 바라보는 바다. 아니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구분이 않된다. 그림이다.


잠시 쉬고 있는데 뒤에서 간단한 배낭에 등산복차림의 중년 남성 셋이 털털거리며 올라온다. 어 뚜벅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니... 자신들은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간단다. 구간을 끊어 가고 있단다. 오늘은 강구에서 축산까지 간다고... 그런데 성질급한 일행 한분 때문에 말도 못나누고 헤어져 버렸다. 축산이면 20km 정도? 에구 그거 갈라구 그리 바삐 서두르시나? 난 거기서 10km를 더 가야 하는데...

영덕 해맞이 공원이다. 세명의 일행은 그 언덕에서 추월해 버렸다. 그 아저씨가 얄미워서 기를 팍 죽여버렸다. 그런데 정말 감탄사다. 이럴수가... 이런 해변이? 눈이 확뜨인다.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다. 이게 동해의 새로운 모습이구나. 정말 경치가 죽여주는 길이다. 강구항에서 20번 지방도 꼭 타봐라. 드라이브 코스로도 최고다. 그런데 뚜벅이는 죽음이다. 오르락 내리락을 쉬지 않는다. 숨이 턱턱 막힌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뱀이다. 재빨리 도망가는 바람에 머리를 못봤다. 뭐 율무기겠지 하며 안심을 해본다. 그런데 바로 앞에 도로 한가운데 비참하게 짖이겨져 있다. 길 옆으로 치워 주려 해도 차가 워낙 쌩쌩달려 포기다.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놈인가 보다. 숲에나 있지 왜 아스팔트로 기어나와서는...

 

신돌석장군. 구한말 평민출신의 항일 유격대장. 양반들의 괄시와 비열한 술수로 항일운동에서도 계급 사회를 뼈져리게 느끼고,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하다 뜻을 못이룬 그이가 이곳 영덕 출신이란다. 올해가 돌아가신지 100주년이란다. 그런데 그 유적지 이정표를 못찾겠다. 돌아가셔서도 괄시를 받는구나 하니 짜증이 제대로 난다. 그러다 보니 정말 파죽이 되는 것 같다. 어거지로 몸을 끌고 간다. 대진항. 숙소가 없다. 대진해수욕장. 최악의 민박집을 잡는다. 아껴야 산다.

 

 

6월 8일 대진해수욕장에서 울진 기성면까지 (30.5km)

대진해수욕장은 고래불해수욕장과 붙어있다. 내 아침 걸음으로 1시간. 약 6km정도되는 백사장이 이어져 있다. 자칭 해양수산부 지정 최고로 아름다운 해수욕장 이란다. 글쌔 최대인지는 모르지만 최고는 아닌 것 같다. 특히나 숙소 같은 게 거의 전무하다. 당일치기로 근처에서 왔다가기는 딱 이겠다.

 

병곡을 지나면서는 4차선 확장공사로 길이 장난이 아니다. 울진까지 이럴 것 같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니 빨리 가야 한다.
변변한 쉴곳도 없다. 에구 전망좋은 바닷가에 설치된 원두막에 다다른다. 신발을 벗고 여장을 푸니 전라도 사투리 푸짐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늘을 찾아 온다. 가타부타 말도 없이 엉덩이를 미시는데 잠시 사이 내 공간은 없어지고 할머니들의 천지가 되었다. 인절미 먹으며 쉬었다가라는데... 이거 쉴 수가 있다. 인절미 한첨 집어 먹고 쉬지도 못하고 간다. 에구.

 

후포면이란다. 꽤 큰 면소재지다. 평해 단오제란다. 온동네가 축제로 텅비어 있다. 건너 다리밑에선 단오제에 맞게 그네에 윶놀이가 한창인가 보다. 그냥 지나 친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학생처럼 보이는 자전거 족 2명이 나를 보더니 엄청 기뻐한다. 그러면서 태안부터 왔다니까 "어! 더 짱이다." 이러면서 지나 간다. 그럼 앞에도 '덜 짱'인 뚜벅이족이 있다는 말인데? 누굴까?


길이 쭉 뻗은 도로인데... 앞에서 오는 차들이 쌍라이트를 켠다. 나한테 인사라도 하는 건가? 아... 저 멀리 '날지 못하는 새'가 숨어있다. 아직도 이런 좋은 운전습관이 남아 있다니... 초보운전자들 건너 차선에서 오는 차들, 특히 화물차가 라이트를 반짝이면 머지 않은 곳에 '앙선 침범' 또는 '과속'을 단속하는 경찰이 있다는 말이니 급히 제동을 하길... 이런 좋은 습관은 쭉 이어져야 한다.
요즘 앞유리에 썬팅을 한 차들이 부쩍 늘었다. 첨 뚜벅이를 할때 하루에 한두대 꼴로 보이던 차들이 요즘은 20여대가 넘는다. 특히 연휴때는 심심치 않게 본다. 야간운전에 시야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일단 핸드폰 하다가, 안전벨트를 않맸다가 걸리진 않겠다. 나도 해야 겠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때 맞춰 모텔이 나타난다. '그림같은 집'인데 엥 흥정도 하기전에 2만원 이란다. 이런 싱거울 수가... 막 농사를 짓고 들어 오시나 보다.


6월 9일 기성에서 울진읍까지 (29.7km)

비갠후 맑고 시원한 길을 간다. 요즘 비 참 많이 온다. 내일 모래도 내린다는데 가는 길에 방해꾼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음날 아침은 너무나 상쾌하다.
울진은 대게잡이가 영덕에 버금가지만 명성을 빼앗겨 그 명성을 찾아오기 위해 무진 노력을 하는 가 보다. 여기 저기 울진 대게가 원조라는 표시를 많이들 내고 있다. 뭐 어디가 원조면 어떤가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비 갠후 상쾌한 기분이 한결 더 업되었다.
기성면 망양휴게소에 들었다. 국수집과 편의점을 같이 하는 아주머니 내 행색을 보더니 의자를 내주며 앉으란다. 그러면서 얼음물부터 마시란다. 이런 감사할 데가... 그러더니 내 물통도 얼음물로 채우라더니... 잠시 건너편으로 간다. 국수그릇 가득 각얼음을 떠오신다. 내 물통을 비우고 얼음을 가득채우고 시원한 물을 꽉꽉 눌러 주신다. 이런 감사할 데가...
세상은 퍽퍽하지만은 않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도움 어찌 갚아야 할꼬? 다시 상쾌하게 길을 떠난다.

 

덕신을 지나며 얼른 지방도로 갈아탄다. 820번 지방도. 표지판엔 817번으로 되어 있는데... 이 도로 꼭 한번 가봐라. 여름에 텐트 한동 둘러 매고, 아니면 그냥 연인끼리 민박집으로...
포카리 스웨트 광고던가? 그 바다는 저리 가라. 눈앞에 펼쳐진 쪽빛 바다는 눈이 시리다. 굳이 해수욕장이란 푯말이 필요없다. 뭐라 표현 할 수 가 없다. 직접 보는 수 밖에... 수심도 그리 깊지 않는 것 같다. 당장이라도 튜브 하나 매고 뛰어들고 싶다.
올 여름 꼭 애인하고 한번 와봐야 겠다. 텐트 하나 메고...

 

애국가에 나온다는 촛대바위를 지나 거북바위까지 이쁜 바다에 흉물스런 철조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지금 시대에 이런 철조망이라니... 어서 좀 걷어 치워라.
관동팔경 중 가장 경치가 아름답다는 망양정이다.  그런데 가는 길에 까마귀들이 난리다. 왜그런가 했더니 산길에 새끼 한마리가 떨어져 있다. 내가 올려 줄수도 없고, 일단은 재빨리 지나 망양정에 올라 구경을 한다. 그리곤 내려와 동네분들에게 말씀드린다. 119를 부르네, 누구누구가 나무를 잘타네 이야기 꽃이 핀다.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영덕으로 직접들어갈까? 성류굴을 보구 갈까? 울진까지 왔는데 그 유명한 성류굴을 지나칠 순 없다. 4-5km정도 무리를 하는 건데 어차피 오늘 그리 많은 거리를 걷지 않았으니 가자. 삼국시대부터 수도승들의 도량으로 임진왜란 등 전란시에는 피난처로... 그 안에는 다섯개의 호수가 있는데 물고기가 산다고 한다. 사람하나 간신히 들어가는 입구에 이어진 50만개의 종류석, 석순, 석주로 이어지는 그 엄청난 동굴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쉬운 것은 이런 저런 표지판을 내건게 영 눈에 거슬른다. 힘들지만 온 보람은 있다.

 

 비온 뒤 새로운 모습의 동해. 영일만 

 칠포항의 야경

 화석 박물관. 1억년이 넘는 화석이란다.

 삼사공원에서 바라본 강구항. 국내 최대의 대게항이다.

 우리도 모르는 뚜벅이들이 전국을 헤메이고 있다.

 영덕 해맞이 공원에서 바라본 동해안. 당장 뛰어 들고 싶다.

 영덕 해맞이 공원. 게 다리가 등대를 휘감고 있다.

 울진 초입에서 바라본 동해안

 저게 동해안이다. 바닥이 다 들여다 보인다. 울진 들어가는 820번 도로 꼭 가봐라.

 거북바위란다. 정말 거북이다.

 망양정 가는 길에 떨어진 까마귀 새끼. 저놈 때문에 망양정 가는길이 부모들의 훼방으로 어렵다.

 관동팔경중 으뜸이라는 망양정에서 바라본 동해안

 다 안다. 울진의 성류굴. 한번 가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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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22:04 2008/06/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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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3] 부산 송정에서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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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부산 송정에서 울산 간절곳 까지 (29.7km)

잘 정돈된 길이다. 양쪽으로 벗꽃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로 야자수 나무가 중앙분리대를 이루고 있다. 지자체에서 신경 꽤나 썼나보다. 그 길 양 옆으로 음식점이 즐비한데 전부 곰장어집이다. 곰장어? 장어의 일종? 꼼장어의 다른 말? 하여간 민물장어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짚불구이란다. 이거 봤다. 지푸라기에 불을 놓고 그위에 쇠철망을 놓고 산 붕장어를 그대로 굽는... 인간이 너무 잔인하다. 차라리 죽여서 굽던지... 자신을 불위에 들들 구워버린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할 거다. 그런데 한다. 그게 인간이다. 묘한 쾌감을 느끼며...

 

해동 용궁사란 절이있다. 어제 확인해 본 바로는 꽤나 볼만한 절이라고 한다. 뭐 시간에 ?기는 것도 아니니 가보자. 정말 이쁜 절이다. 해수관음을 모신절이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빨리 뜨는 절이란다. 아... 정말 이쁘다. 바닷가에 들어앉은 용궁사는 정말 용왕이 와서 살아도 될 것 같다. 눈요기 참 잘했다. 시간 되면 꼭 한번 들러볼만한 절이다.

 

동해는 서해, 남해와 또다른 맛이있다. 끝없는 수평선과 함께 어우러진 기암괴석이 맘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걷기에도 절로 흥이난다. 대변항이라는 곳을 지나는데 길에 핀 들국화와 어우러진 해안가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항을 빠져 나오자 마자 기장읍이다. 그동안 부산에서 그리 찾아도 없던 밀면집이다. 밀면을 시키고 쪽팔이지 않으려고 며칠전 부산을 갔다온 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우찌 먹어야 하냐고? 냉면하고 똑같이 먹으면 된단다. 냉면처럼 겨자넣고 식초를 치고 먹는다. 엥? 이 동네 사람이 그러더라. 첨 먹는 충청도 사람은 별로 일거라고. 정말이다. 에구 냉면 먹을 걸...

 

기장에서 붕장어 축제가 오늘부터 3일간 있단다. 그래서 인지 가는 길에 자전거 족이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솔직히 부럽다. 내 하룻길 저이들은 2-3시간이면 갈 거 아니가? 붕장어 축제 현장에서 고민한다. 에이 축제가 다 거기서 거기지. 사람많은 것 질색이다. 그냥 지나쳐 가자. 그런데 바로 앞에서 길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싸움이 났다. 접촉사고 인 것 같은데 근데 젊은 사람 (50대)이 너무한다. 60을 넘긴 할아버지 한테 욕지거리가 심하다. 이거 한번 나서봐? 그전에 덤프가 그 차 바로 옆에서서 우렁찬 크랙션을 울린다. 찍소리도 못하고 차를 타고 줄행랑이다. 덤프 화이팅!

동해는 미역 수확이 한창이다. 길거리 옆 공터는 미역으로 가득차고 비릿한 미역 냄새가 진동한다. 미역국 참 좋아하는데 혼자사니 해먹을 일이 없다. 요즘 아침에 냉동건조 미역국을 먹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엄마가 미역에 쇠고기 넣고 달달 끓인 미역국이 먹고 싶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다. 크다. 양날의 칼. 인간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주지만 어느 한 순간 수백만의 인간을 한줌 잿더미로 만들 위험한 무기. 또한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중에 하나다. 지구 온난화. 장난이 아니다. 이미 전세계 기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8%를 차지하는 미국이 전세계 연료의 25%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석유자원을 전취하기 위해 전쟁도 마다 않는다. 핵도 마찬가지다. 수백개를 가진 놈이 한두개를 보유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이놈의 원자력 발전소 증축을 하나보다. 얼마나 큰지 도로가 다 바뀌어 독도를 할 수 없다. 워낙 4-5시 이시간쯤 되면 몸이 맛이가 더욱 힘들다.

 

드디어 간절곳이다. 그런데... 난감하다. 온통 포장마차 비슷한 카페뿐이고 여관이나 이런게 없다. 일단 슈퍼에서 음료수를 먹으며 물어보니 친절히 민박집을 소개해 주신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2만5천원이란다. 횡재다.

간절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뜬단다. 포항 호미곳보다 빠르단다. 호미곳이 더 동쪽인데... 이유는 모른다. 하여간 그래서 유명하단다. 이곳 등대가 제일 멀리 나가기도 한다고 한다. 이름이 간절곳인 이유는 이곳에서 한가지를 간절히 바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간절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청나게 큰 우체통이 있다. 자신의 소원을 적어 그 상대에게 보내라나 뭐라나. 그런데 그 안에 비치되어 있다던 엽서는 하나도 없다. 전시행정이다. 우씨. 이곳에서 난 뭘 빌었을까? 비밀이다.


5월 31일 울산 간절곳에서 울산 북구까지 (31.5km)

어제 분명 아주머니가 5시 30분이 일출시간이라 했다. 시계를 5시에 맞춰놓고 9시 잠들었다. 11시에 깬 잠이 1시, 3시 깬다. 선잠을 잔다. 그러더니 4시 30분 닭들의 요란한 울음에 눈을 떴다. 에구 밖에 어슴프레 훤하다. 그냥 카메라만 들고 뛴다. 그 새벽 달리기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해 뜬건가요?" 다행이다. 아직 안 떴단다. 어제 보아둔 위치에서 해를 기다린다. 그런데 수평선 멀리 운무가 끼어 있다. 가을 겨울철 아니면 제대로된 일출을 볼수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기다린다. 이미 날은 밝아오고 있다. 운무 뒤로 해는 떳을 것이다. 그 운무를 헤치고 해가 떠오른다. 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를 본 놈이다. 이쁘다. 5시 17분이다.

 

다시 잠깐 눈을 부쳤다가 길을 나선다. 온산공단이다. 온산? 전라도에 있는거 아닌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와보기는 처음이다. 울산과 바로 붙어서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단다. 빠른 길을 찾다보니 그 공단 한가운데를 지나간다. 매연과 공장의 공해로 목이 턱턱 막힌다. 에구 이 공기를 매일 맡으며 일하는 노동자도 있는데... 그래도 새벽 잠을 설쳐서 인지 앞으로 나가기가 천근만근이다. 잠이 보약이라더니... 그 와중에 그늘 하나 없는 공단대로를 두시간 넘게 걷는다.

12시 10분. 슈퍼가 나타났다. 예의 그 쮸쮸바를 입에 물고 살았다를 외친다. 울산경계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가도 가도 공단만 보이지 시내는 보이지 않는다. 이거 울산 맞나? 급작스레 태화강이 눈앞에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보인다. 아! 죽어라 외곽으로만 돌았나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숙소할 만한곳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끌고 북구청에 도착했다. 아무리 여관을 찾아봐도 없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 동네는 여관이 없단다. 애구.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빽한다. 울산역이다. 모텔이 빵빵하게 서있다. 오늘은 토요일. 방잡기 지랄이다. 몇군데를 들어가니 5만원 아니면 죽어도 안된다고 한다. 하기야 토요일인데... 그러다 젊은 사장이 하는 여관을 들어갔다. 사정을 말하니 4만원만 달란다. 우겨서 3만 5천원에 깍고 들어간다.

 

대충 씻고 전국적으로 열릴 촛불집회로 가기로 한다. 롯데백화점 앞인데 엥 바로 숙소에서 1KM도 안 떨어졌다. 처음엔 1000여명 조촐히 모여있더니 어느새 2000여명이 넘어 자리가 비좁을 정도다. 광우병 촛불집회 첨 와봤는데, 고등학생 참 많다. 그리고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참 많다. 고3이라는 한 학생은 자유발언에서 '내 꿈이 경찰인데 뒤에 있는 경찰을 보며 꿈을 접고 싶다'며 경찰을 까기도 하고...
사회자가 '이명박'을 외치면 참가자들은 '쥐새끼'를 외친다. 학생들... 자신들의 손으로 선출하지 않은 대통령이 자신들의 동의없이, 아니 자신들의 의사를 짓밟아가는 모습에 '대통령님' 대신 '쥐새끼'라 부르는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소나기에 옷젖는다고 국민의 정서는 20%대의 지지율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한방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정부의 잘못을 확실히 뜯어고칠 한방. 우리 노동자들이 준비해야 한다.


6월 1일 울산 북구에서 경주 양남 문무대왕릉까지 (31km)

터널을 우회해 가며 다시 동해로 나간다. 일요일 오전 답게 운동족들이 터널 윗길을 오간다. 이런길이 참 좋다. 이쁘기도 하거니와 차들이 단축 터널로 빠져나가 한적하다. 그러다 보니 등산 하는 사람들, 마라톤 하는 사람들, 자전거 족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런 길에서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서로 인사하며 지나간다. 좋다. 그래도 고지가 300M 가 넘는다.

이름이 좀 난감하다. 정자항이란다. 이상한 생각 말기를... 이 동네에 亭子가 많아서 그런 이름이란다. 그런데 이동네 몽돌해안으로 유명하단다. 몽돌? 해안으로 나가보니 우와 이런게 몽돌해안이구나. 바다 파도에 닳고 닳아 모난곳 하나 없는 이쁜 자갈들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이 돌 가져 가면 안된다고 하는데 스리 슬쩍 해본다. 뭐 어차피 법은 어기라고 있는 거니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본다. 현재 발상태는 최악이다. 온 발바닥이 전부 아프다. 그 발로 햇볕으로 달구워진 몽돌위를 걸으니 죽음이다. 100M도 못가 온몸에서 진땀이 난다. 한결 낫다. 발지압 제대로 했다.

 

오후 3시 몸은 축 쳐졌다. 진짜 피곤하다. 어제 피로가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 일출본다고 잠설쳐, 북구청까지 강행군 했지, 촛불집회 간다고 늦게 잤지. 그냥 포기하고 싶다. 그래도 문무대왕릉까지만 가자. 지도상으로 한시간 반 정도면 되겠다.

 

다시 나간다. 월성원자력 발전소다. 어 지도에 월성은 없는데? 그런데 여기 장난이 아니다. 여기도 공사가 한창이다. 첨엔 그저 죽어라 죽어라 올라가는 산길이라서 몰랐다. 정말 막판에 제대로 걸렸다. 산길을 오르자니 자연 발걸음은 더디어 진다. 애구 죽갔다.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 속도다. 오늘 산 참 많이 오른다. 300M짜리를 두번을 오르내린다. 특히 이산은 정말 힘들다. 그런데 다 내려 와 가다 보니 공사현장이 "방폐장 건설현장"이었다. 부안이 생각난다. 전 주민이 범법자가 되어가면서, 주민수보다 더 많은 전경들이 상주해서 밀어부치려던, 그러나 전주민의 일치 단결로 막아냈던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이곳에 건설 되고 있다. 아... 맞다. 부안이후 경주에서 돈 몇푼에 유치했던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당장의 돈 몇푼에 아이들의 미래를 팔아먹은 그곳이다.

 

6시 간신히 왔다. 해저 문무대왕릉. 삼국을 통일하고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죽어서 화장을 하고 이곳 섬 사이에 뿌려졌다고 한다. 장하다고 해야 할 지? 그렇지만 그 기가 세서 그런지 무당 참 많다. 온통 해변엔 굿하는 사람들과 고기잡는 사람들로 벅적인다.
아! 밥먹으러 들어갔다가 사진 한컷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햇다. 정말 저런 사진 한번 찍어 볼 수 있을까? 찍는 사람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한번 감상해봐라. 몰래 그 사진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6월 2일 문무대왕릉에서 경주 불국사까지 (28.2km)

팬션이라고 5만원 달라는 것 3만원에 깍아서 잤더니 불을 안넣어줬다. 새벽 추위에 덜덜 떨며 잠을 설쳤다. 일어나서 따지려니 주인집이 어딘지 모르겠다. 실컷 욕만하고 나왔다. 문무대왕릉 동네의 청기와 팬션, 1층은 팬션과 노래방이고, 2층은 고기집과 통닭집. 절대 오지 마라.

문무대왕릉을 나서자마자 감은사지가 들어온다. '사'와 '사지'는 뭐가 다를까? 당연히 '사'는 절이고, '사지'는 절터만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절터에 덩그러니 삼층석탑 두기만 남아있다. 그나마 한기는 수리중이다. 문무대왕을 기리기위해 지어진 절이라고 한다.

정말 너무한 길이다. 갓깃은 단 10CM도 없다. 길도 보통 길 보다 좁다. 화물차는 꽉찬다. 이 길을 가야 한다. 다른 차선에서 차가 안오면 다행이지만 다른 차선에서 차가 오면 풀섶을 헤집고 피해있어야 한다. 짜증난다.

그 와중에 덤프와 레미콘차가 많다 싶었더니 논 한가운데서 자갈과 모래를 채취하고 있다. 그리고 레미콘 회사가 있다. 에구...
레미콘 기사가 급히 차를 세우고 가르쳐 준다. 이길 위험하니 뚝방길로 가라고... 정말 편안히 한적한 뚝방길을 걷는다. 고맙다.

 

오늘 희안하다. 점심에 짜장면이 먹고 싶어 중국집에 들어가 짜장을 먹고있는데, 한 중년 분이 내 배낭을 보더니 어디 큰 산 갔다오냐고 묻는다. 도보여행 중이라고 했더니 자신도 산 좋아하는데 하면서 내 여행기에 솔깃해 한다. 그러더니 그냥 가란다. 자기가 짜장면값 대신 내준다고... 맘만 받겠다고 사양하니 잠시 기다리다더니 ㅋ호텔 무료 사우나권을 준다. 내가 불국사까지 간다고 하니 불국사 바로 앞에 있는 호텔 사우나권을 준거다. 고마울데가... 다시 걷는데 차가 생생 달리는 길에서 급정거를 한다. 그러더니 비상깜박이를 켜고 나를 기다린다. 가보니 웬 중년이 경주까지 태워다 준단다. 감사하다고 도보여행이라해고 막무가내다. 오늘 따라 사람이 아름답다.

 

경주. 세번 와본것 같다. 중, 고등학교때 수학여행때. 워낙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차만 타고 다녀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종친회에서... 2박3일 종친회 끌려와선 왕릉에 절만하다 간 기억이 난다. 그런 내가 석굴암을 가니... 뭐 야산 동굴에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장난이 아니다. 점심먹은게 소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르막이다. 끝이 없다. 정말 죽여준다. 지도를 보니 토함산이 745M다. 자세히보니 석굴암은 정상 바로 밑에 있다. 우와 나 죽네. 헥헥 대며 올라간다. 내 옆을 관광버스들이 연이어 지나간다. 4시 석굴암과 불국사 갈림길이다. 엥... 석굴암까지 약 4KM, 갈림길에서 불국사 약 4KM. 죽었다. 내리막이라 해도 석굴암 갔다가 다시 갈림길 나와 불국사 가면... 7시나 되어야 도착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간다.

석굴암이다. 주차장 관리원에게 어차피 구경하고 나올테니 배낭좀 맡아 달라 했더니 자기는 그런 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뻗댄다. 우와 미치겠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그것도 관광지에. ㅆㅂ ㅆㅂ 거리며 올라가 매점 아주머니에게 부탁하니 싫은 표정하나 없이 받아 주신다. 이런 감사한 거...
4000원을 내고 들어간다. 그런데... 정말 실망이다. 보존을 위해 유리로 막아놨다. 그러려면 공주 무령왕능처럼 진짜는 통제하고 모조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들어가 직접 볼수 있게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열받는다.
매점에 오니 아주머니가 길을 알려주신다.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통하는 등산로가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정말 있다. 8km를 돌아가야 했는데 불과 3.2km짜리 등산로가... 휘파람 불며 30분만에 내려왔다. 덕분에 불국사 구경까지 무리없이 했다.

넉넉한 마음으로 불국사 관람하고 ㅋ호텔 사우나에서 푹 지지고... 피로가 좀 풀린다.

 

6월 3일 불국사에서 경주 시내까지 (16km)

일기예보에는 비가 그칠 거라고 나오는데... 그걸 믿고 발길을 나섰는데 종일 이슬비가 내린다. 일단 경주 관광을 하면서 상황을 좀 보자 하는 맘으로 걷는다. 불국사에서 시내까지 장난 아니게 멀다. 세시간여를 가니 시내에 근접한 것 같다. 왕릉들이 보이고 문화제 표지판이 보인다. 계속 비는 부슬거리고 내린다.

일단 경주에 왔으니 박물관 부터 가보자. 어 무료다. 배낭 보관소도 있다. 이동하면 그자리를 인식해서 해설해 주는 소형라디오 같은 것도 있다. 이정도는 되어야지. 바로 앞 감은사지로 간다. 문무왕 시절 지었다는 왕의 별궁 비슷한 걸로 연회를 베푼곳이란다. 이쁘긴 이쁘다.

 

다음은... 역시 바로 앞의 月城이다. 천년 신라의 왕성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터와 얼음 저장고인 석빙고만 남아있다고 한다. 바로 옆으로 왕들의 고분이 모인 대릉원이고, 그 옆이 첨성대다. 대릉원에는 그 넓고 높은 왕릉 잔디를 깍기위해 10여명이 모여 계신다. 왕릉 안의 사람들 살아서나 죽어서나 호강이다.

 

여기서 한가지. 내가 경주김씨라고 한다. 그럼 그 옛날 신라시대에 이 동네 살았으면 저 왕릉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호강하며 살고 있었을까? 글쎄... 조선 초 양반의 비율은 채 10%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왜란과 호란을 거치며 30% 중반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난을 피해 도망가기 바빴던 양반들이 족보챙길 여력이 없었고, 그들이 떠난 집을 상민들이 차지 하고, 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리고는 조선 말기 철종때는 70%가 넘었다고 한다. 족보를 사고 팔고 뭐 이러면서 양반의 비율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한다. 즉 현재의 성은 그 의미를 상실한 거다. 누가 아나? 내 성이 진짜 경주김 인지?

 

비가 계속 내린다. 마지막 코스 분황사다. 달랑 탑 하나랑 조그마한 법당 하나. 오늘은 좀 푹 발을 쉬게하자. 그동안 많이 무리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빨리 해가 뜨는 해수관음을 모시는 해동용궁사

 간절곳의 우체통. 정말 크다.

 간절곳의 등대.45km 까지 간단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뜨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소는 저렇게 풀을 뜯어 먹고 자란 한우가 최고다.

 울산에 모인 2000여명의 시민들이 '미친소를 청와대로' 보내고 있다.

 동해에서 젤 오래되었다는 화강암 주상절리 

 몽돌 해수욕장. 발 맛사지에 최고다.

 왜구로 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신이 된 문무대왕릉이다.

 훔친 문무대왕릉의 일출사진. 작가가 누군지 몰라 밝히지 못한다. 정말 잘찍었다.

 유리 벽속에 갇힌 석굴암

 말이 필요없다. 불국사

 왕족들의 놀이터 안압지. 이거 지으려고 민초들 얼마나 고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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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20:02 2008/06/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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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2] 마산에서 부산 송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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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마산에서 진해까지 (17.7km)

 

결혼식 뒷풀이가 너무 심했나보다. 부지런히 배낭을 다시 챙기고 길을 나선다.
2시 30분. 다시 마산이다. 이번에도 도심을 빠져나가는데 헤메고 있다. 에구. 순전히 도로표지판 만을 보고 가니 이럴 수 밖에 없다. 날씨가 너무 덥다. 도심이라 더하다. 땀이 비오듯 한다. 바람도 없다.

공단을 지난다. 수출자유구역 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노동자들의 제반 권리를 짓밟고 이룩한 세계 10위의 대한민국. 과연 이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행복할까? 국민 1%가 전체 사유지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쇠고기를 비롯 농산물이 자유무역이란 명목하에 수입되어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경제위기를 무기로 노동자들의 복지와 임금을 삭감하고, 의료 교육 등 공공의 영역 역시 사적 영역으로 돌려 온통 부자들만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길이 눈에 익다. 아... 두산중공업 호루라기의 사나이 '배달호'. 두산그룹 박용성이 헐값에 국가로부터 두산중공업을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노동자들의 저항을 수배와 구속, 해고와 뒤이은 악질적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압류로 짓밟았다. 이어 노조가 와해수준까지 가자 자신의 한몸을 던져 '노동자도 인간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선언했던...
그 배달호는 지금도 계속 이어져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있다.
이땅은 아직도 노동자의 인간 선언을 불온시 하며 온갖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에구 이번 여행기간에는 이런 '복잡한 것 잊고 여행을 즐기라'는 조언자의 잔소리가 이어질 것 뻔하네. 그래도 어쩔수 없다.

대교를 넘으니 창원이다. 마산부터 부산까지 도시가 죽 이어지나 보다. 도심을 벗어나니 바람도 불고 나무그늘도 있어 시원해서 좋다.
터널이다. 우회로가? 너무 많이 돌아간다. 어차피 계속 만날 터널 한번 돌파해 보자. 죽기야 하겠나? 800m란다. 길기도 하다. 정말 굉음 속을 걷는다. 터널 안에서 공명현상때문에 정말 귀가 얼얼하다. 다시는 터널 들어가나 보자.
터널을 나오자 마자 진해시다. 온통 벗꽃나무다. 산책도로 조성도 참 이쁘게 해놨다. 한창 피면 장난이 아니겠다. 축제 기간에는 해군기지도 개방한다는데 지금은 꼭꼭 잠겨서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5월 27일 진해에서 부산 사하까지 (30.4km)

내일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온단다. 부산까지는 가서 상황을 봐야 하는데.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빠른 길을 택해 2번 국도를 가는데... 언덕에서 바라본 지방도가 너무 이쁘다. 그래 돌아가도 이쁜 길로 가자. 진해항을 한눈에 볼수 있는 위치에 교회가 있다. 아무도 없는 교회를 슬그머니 올라 3층에서 사진한방을 찍는다. 이쁜 항구인데 운무에 가려 아쉽다.
오늘 가는 길도 온통 벗꽃이다. 해안도로가 벗꽃과 자전거도로로 이어져 정말 끝내준다. 이길을 자전거로 가면 정말 좋겠다. 몇몇 팀이 이길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에구 부러워라.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니 STX조선소다. 조선소야 워낙 다 크지. STX 통일중공업의 새로운 이름일거다.
목포의 삼호중공업, 이곳의 STX조선, 거제의 대우조선, 울산의 현대중공업. 굴지의 조선소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란다. 왜? 기술력 뭐 이런 것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 때문이란다. 신경영전략이란 명목하에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다단계 하청을 폭발적으로 늘려가며 정규직의 절반도 않되는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 생산 단가의 절감(?)이 조선업종의 성공의 비결이다. 배한척 나가는데 10여명의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대한민국 조선왕국의 현주소다.

 

다시 2번국도로 올라온다. 2번국도 며칠이면 이 도로와도 안녕이다. 2번국도와 함께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부산이다. 이 2번 국도를 타야하는데 도로 표지판에서 없어졌다. 어? 내가 잘못탔나? 4차선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도로 좌측을 가고있는 뚜벅이는 불가능하다. 차도는 1m가 넘는 가드레일을 우찌 넘나? 10m정도의 직벽 수준의 갓길을 내려간다. 풀을 잡으며 내려가니 팔뚝이 온통 생채기다.
엥 10여분을 가니 북동이 아니라 남동이다. 이런... 아까 그 길이 맞았나 보다. 제길 많이 돌기는 하지만 어차피 만나는 길이다. 그냥 가자. 덕분에 부산공단과 르노삼성공장 구경도 했다.

다시만난 2번국도 반갑다. 낙동강이다. 하구원 둑에서 바라보는 부산.... 고층건물로 둘러싸여 영 맘에 않든다. 을숙도란다. 철새도래지라는데 때가 때인지라 철새는 구경도 못한다.


5월 29일 부산 사하에서 송정까지 (32.9km)

비 참 많이 왔다. 부산은 어제 하루 종일 왔다. 덕분에 시내버스 타고 부산 시내 구경하고, 부산지하철도 타보고, 영화도 구경해 본다. '인디아나 존스' 정말 꽝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답게 개판인 영화다. 설정도 반공주의와 인류가 모신 신이 우주인이라는... 액션빼면 내용은 절망이다. 보지 마라. 절대로...

 

좀 가다보니 한진 타워가 보이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다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작부터 터널이다. 도심은 도로표지판만을 보고가니 터널을 피할 수가 없다. 에구 오늘 하루만 세개의 터널을 넘었다. 정말 미칠 것 같다. 도심이 계속 이어진다.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사람들 피하랴 신호등 지키랴.
부산 참 크다. 공사도 많이한다. 뭔 도심 한가운데 공사가 이리 많나? 아파트가 45층 짜리란다. 이건 규제가 않되나? 45층. 나처럼 고소공포증 있는 놈은 줘도 못산다.

 

광한리다. 어제 비로 쌀쌀한데도 사람들이 꽤 있다. 해운대 2km란다. 바로 옆이다. 해운대의 명성에 맞게 사람들 참 많다. 평일 오후 3시에 왠 사람들이 이리 많나? 그런데 그 한가운데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둘이 좀 과도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놈들 교복이나 갈아입고 하던지, 그 한가운데서... 엥? 그 옆에선 50대의 몸매가 참 봐주기 힘든 서양 여인네가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 에구 민망해라.

 

오늘 기장까지 가려 했는데 속도가 뚝 떨어져 어쩔수 없이 송정해수욕장에서 멈춘다.

 

 진해항. 유람선 타고 세계 일주 한번 해볼까? 배살돈은 있는데 고유가 시대 기름값이 없어서 포기다.

 낙동강 하구둑. 넓다. 부산 갈매기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 유명한 광안대교.

 역시 해운대다. 멋지다.

 파도치는 송정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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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19:39 2008/05/2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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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1] 통영에서 마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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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통영에서 고성 동해면까지 (30.5km)

아침부터 농사일이 한창이다. 한쪽에선 어머님들이 마늘을 뽑고, 다듬고 계시고, 한쪽에선 논물을 대고 로타리를 치고, 모를 심고 계신다. 오늘도 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고성으로의 국도를 버리고 많이 돌지만 77번 지방도를 택한다. 한적한 시골길이리라.
뻐꾸기 소리가 이쁘게 흘러나온다. 시골길을 가다보면 온갖 새소리를 듣게 된다. 차로 이동할땐 느끼지 못하는 호사다.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방정맞은 까치소리부터 중저음의 까미귀소리, 참새, 제비소리는 물론 이름도 모른 온갖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가장 이쁜소리는 물론 뻐꾸기다.
나는 것이 멋있는 놈은 단연 매다. 저 높은 창공에세 바람에 몸을 맡기다 한순간에 먹이를 채러 날아가는 매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멧비둘기도 이쁘고 학도 참 이쁘게 난다. 제일 방정맞은 놈들은 꿩 종류다. 장끼, 까투리 이놈들은 사람 소리만 들리면 파닥파닥 소리도 요란하게 날개짓 하며 도망간다. 방정맞기는...
그런데 이놈들 사진끼기는 정마 힘들다. 뚝딱이는 불가능하다. DSLR은 가능한데 꺼내다 보면 없어진다. 설혹 꺼내도 워낙 빨라 촛점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한번 날아가면 절대 근처로 오지 않는다. 젤 만만한건 인간이 주는 먹이에 친숙한 갈메기뿐이다.

 

예상과는 달리 77번 지방도가 최악이다. 레미콘에 덤프트럭에, 승용차까지 차도 많고 갓길도 없다. 분명 레미콘회사가 근처에 있다. 역시다. 고개를 넘으니 레미콘회사다. 지나니 한결 한가하다.
안정면이라는 동네 신흥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있나보다. 아마 주변의 중공업 회사를 지원하는 것 같다. 속속 식당과 숙소가 신도시를 이루며 들어서고 있다.
거류면 당동마을 새로 신은 신발에 적응하느라 발등과 발가락에 물집과 딱지가 내려 앉아 통증이 온다. 뜨끈뜨끈하다. 샌들로 갈아신어본다. 뭐 발바닥이야 워낙 단련이되서 상관없을 것 같다. 시원하고 좋다. 이동네도 참 이쁘다. 가두리 양식이 한창이다. 축양한다고 한다.

마산으로 가는 해변도로다. 시원하고 좋다. 그런데 해변도로를 따라 온갖 조선소 하청회사들이 즐비하다. 공사도 한창이다. 덤프들이 오간다. 덤프연대 차량에게 힘껏 손을 흔들어 준다. 자동이다. 덤프도 반겨준다. 그런데 산을 온통 깍아 내나 보다.

해변도로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그게 아니다. 바닷가 해발 5m에서 120m까지 오르락 내리락 꼬불꼬불한 길의 반복이다. 장난아니다. 더구나 운무가 끼어 가시거리도 영 좋지 않다. 앞에 있는 섬들도 뿌옇다.
공룡발자국 유적지란다. 열심히 경로를 이탈해 내려갔더니... 10여분을 찾았다. 다행히 굴을 따시는 분들이 있어 물어보니 엥. 바로 앞에 있단다. 지름 50cm 정도의 발자국 5개... 가르쳐 주지 않았으면 못 찾을 뻔했다. 약간 허무하다.

이 산길에 웬 노동가요? 덤프연대다. 방송차량 10여대가 연이어 지나간다. 쌍수를 휘두르며 환영해 본다. 저쪽도 내 호응에 기분이 엄청 업되나 보다.

정말 열심히 걷는다. 오후 6시 양촌마을이다. 갈길은 8km정도 남았는데 난감하다. 시골동네라서 여관도 없다. 어쩐다. 일단 걸을 수 있을 만큼 걷자.
또 나온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판. 그렇지만 이미 지쳐버린 나는 경치를 볼 새도 없다. 해넘이가 7시 30분이었느니 무리하면 목적지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고... 아! 눈앞에 모텔이다. 천만다행이다. 무리하지 말자. 10시간을 걸었느니 충분히 무리했다.
어. 무인모텔이다. 2층인데 아래층은 주차시설이고 열린 주차공간으로 들어가 셔터를 내리고 방문앞에서 만원짜리를 넣으면 방문이 열린다. 사람 마주칠 일이 없다. 말 그대로 "러브 모텔'이다.


 

5월 23일 고성 동해면에서 마산시까지 (32.7km)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가시거리가 10m가 채 않된다. 어쩐다. 위험하다. 그래도 가야지. 오늘 청주로 가야 한다. 43살 먹은 노총각이 내일 장가를 간다. 동생이 간다면 그냥 모른 척하겠는데 43살의 노총각이라서... 남은 거리가 28km정도라서 여유가 있다. 천천히 가자.
바다로 부터 날아오는 안개로 인해 바로 앞의 아름다운 길이 하나도 않보인다. 억울하다. 그런데 더 멋지기도 하다. 운무속에 언듯 언듯 드러나는 섬들의 자태는 끝내준다. 100m 정도로 높은 동진대교에서 바라보는 구름속의 마을은 신선의 마을이다.

 

전화가 온다. 내일 어디가냐고? 하루 같이 걸어 주겠다고... 에궁 낼 결혼식땜에 올라 가야 하니 억울하다. 어쩔수 있나?
다시 덤프연대다. 경유값이 너무 올라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기야 걷기를 시작할때 1519원이었던 경유가가 오늘은 휘발유가와 같은 1850원, 불과 한달사이에 330원이 올랐다. 그러니 덤프나 화물차는 죽을 맛 이리라.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그 권리를 누릴 수 없다. 뭔가가 잘못 되었다면 행동으로 바꿔야 한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쾌재를 부르고 있는 놈들은 정유사 밖에 없다. 한번 올라간 기름값은 결코 내리지 않는, 가격 담합의 귀재들... 정부가 단호한 대처를 해야 한다.

 

다시 2호선 4차선 국도다. 처음이다. 이렇게 차가 많기는... 엄청나게 몰려온다. 굉음이다. 견딜 수가 없다. 첨으로 mp3 플레이어를 꺼내 볼륨을 높인다. 절로 욕이 나온다. 그런데 탈출할 길이 없다. 이길을 5시간 이상은 가야 한다.
터널이 앞에 있다. 어쩌나? 일단 슈퍼에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쮸쮸바를 산다. 이놈 근 2주만에 나타났다. 2주동안 슈퍼에서 자취를 감추더니 포장에 한 글자만 바뀌어서 나타났다. 500 => 700원으로... 않오르는게 없다. 물가잡는다던 대통령 서민들만 잡는다. 에궁... 그런데 그 대통령 누가 뽑았나?  그 손가락들 확...

 

당연하지만 다행이도 터널을 돌아가는 길이 있다. 산하나를 넘어야 하지만 좋다. 한적한 산길 데이트 족으로 넘쳐 난다. 경찰차가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정차해 있다. 둘다 졸고있다. 에구 국민의 혈세로 순찰하라했더니 저렇게 자고 있다니...

산을 내려오니 다시 굉음이다. 그 와중에 갓길도 좁은 가드레일에 갇힌 내 눈에 큼지막한 먼지가 들어갔다. 죽을 맛이다. 차의 홍수 속에 눈을 감고 간신히 먼지를 빼내고 다시 걷는다.

마산이다. 해변을 끼고 형성된 마산 역시 이쁘다. 그런데 마산은 홀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꼭 마창으로 불린다.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때문에 몇차례 왔었는데...

 

 아침부터 농사일로 바쁘다. 농번기다.

 공룡발자국 이란다. 찾아봐라.

 위에서 보면 이렇단다. 요게 발자국이다. 이러니 못찾지.

 안개 낀 마을 저 멀리 길이 아애 보이지 않는다.

 안개속에 강태공들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발달한 마산시.  

 안개속의 장미 넘 이쁘다.

 유류세 인하하라. 덤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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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5 11:07 2008/05/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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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10] 사천 곤명에서 통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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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사천시 곤명면에서 사천읍까지 (20.3km)

아버님 제사와 비로 인해 3일을 쉬었다. 쉬는 동안 A/S 받은 베낭을 찾고 한달만에 밑창이 다 닳아 버린 트레킹화를 창갈이 해 맡겼다. 그리고 남은 절반을 같이 할 신발을 구하러 다녔다. 우선 발 볼이 충분히 넓고 5mm정도 큰, 그리고 가볍고 쿠션이 좋고 통풍도 잘되는, 그러면서 밑창이 단단한... 찾다보니 산악용마라톤화다. 요즘은 비브람 깔창도 나와 있어 훨씬 더 튼튼하다.

 

 

채비를 마치고 다시 진주로 간다. 1시 20분경 진주에 도착, 곤명면으로 가려는데 시내버스가 3시 30분 차란다. 도저히 그 시간이면 불가능하다. 택시기사에게 물어본다. 1만 5천원 정도면 될 거란다. 다행이다. 택시로 간다. 기사 할아버님 생긴거 답지 않게 터프하게 운전하신다. 1만 7천원을 넘어섰다. 제길... 4차선 한가운데 차를 세운다. 내가 돌아갔던 곳이다. 1만 8천원. 도보여행중이라고 그냥 1만 5천원을 주고 내린다. 어차피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니 기사 아저씨 그냥 간다.

 

진주로 갈 게 아니니 곧장 남하한다. 다시 걷는다. 쉬어서 그런지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그런데 속도는 엄청 빨라졌다. 2시간 거리를 1시간 반도 않되어 주파한다. 축동면에 들어서니 이런 비행기 소리가 장난아니다. 40초 간격으로 경비행기가 내 머리위를 떠다닌다. 똑같은 경비행기다. 뭐냐? 사천공항쪽으로 돌아서니 공군 비행단이란다. 어쩐지... 훈련기였다. 그나저나 이동네 사람들 매일 저러고 있으면 시끄러워서 어떻게 사나? 비행기 소리에 새?는 총소리 까지... 장난아니다. 시진 찍으려니 군사시설이란 경고가 장난아니다. 알았다. 그런데 비행기는 시설이 아니니 상관없겠지? 급작스레 사이렌이 울린다. 종소리가 요란하다. 어... 저거 테프콘 3. 진도개 상황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긴 제대한지 12년이 흘렀으니... 좀더 가니 군발이들 소방서와 함께 화생방 훈련중이다. 방독면 저거 장난 아닌데...

 

사천읍에 도착한다. 원래는 삼천포시 사천읍였다는데 지금은 사천시 삼천포읍이 되었단다. 사천에 이런 저런 항공관련, 조선관련 기업체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사천시로 몰려들었단다. 그러면서 삼천포는 규모가 줄어들다 사천시에 흡수되어 새로운 사천시가 형성되었단다. 동광양과 같다. 그런데 지도엔 삼천포가 나와있지 않다.

 

머리가 길어 깍아야 겠어서 미용실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런 파마를 하고 있던 아주머니와 미용실 사장님이 꼬시기 시작한다. 직모 힘들지 않냐고... 자연스럽게 표시않나는 파마가 있다고... 에구 얼마냐니까 3만원이란다. 비싸다니까 2만 5천원 해주겠단다. 그래 한번해보자. 파마는 고2 여름방학때 한번 해 봤다. 엄마하고 선생하고 한판 하고 담날 삭발했다. 몇년만이냐? 남사스레 파마를 해본다. 뭐 어때. 휴가중에 할 것 않할 것 다해 보기로 했는데...

  

5월 20일 (화) 사천읍에서 통영시 도산면까지 (37.4km)

오늘... 어디까지 가지? 고성까지는 약 30km, 통영시까지는 50km. 그런데 통영시까지 와서 한려수도 구경도 못하고 가면 않되지? 통영에서 최소한 가볼수 있는데는 가기 위해 최대한 가다. 출발부터 공사현장이다. 부분부분 아무도 없는 공사도로를 혼자간다. 정말 좋다. 그런데 그런 구간은 얼마 안된다. 대신 공사로 인해 파헤쳐진 갓길도 제대로 없는 꼬불꼬불 위험 천만한 길을 간다. 애구... 2시간여를 가다보니 4차선 국도로 넓혀진다. 다행이다. 이 길 참 좋다. 갓길도 넓고 차들도 그리 빨리 달리지 않는다. 덤프들은 내가 인사하면 비켜주며 같이 인사한다. 좋다.

 

상리면을 접어드는데 나이드신 농민 한분이 불러세운다. 뭐 빤한 질문이 오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신다. 아들 둘은 부산에서 대기업에 과장이고, 딸은 서울에 시집가 잘 산단다. 아드님 집에 가서 사시라니 절대 않간단다. 내집 놔두고 왜 아들들 신세를 지냐고... 그러더니 갑자기 부인이야기를 하면서 목이 메이신다. 얼마전에 돌아가셨단다. 애구...그러더니 가고 가란다. 엥 지금 12시인데? 죄송하다고 갈길을 간다. 그런데 솔직히... 이 어르신 말씀 절반도 이해를 못했다. 사투리 심하다. 정말. 고성이다.

 

2009년에 공룡엑스포를 한단다. 공룡? 여기에 뭐 있나? 발자국정도 아닐까? 하여간 엑스포 많이한다. 그런데 외국애들은 않오고 우리 애들만 오는 엑스포... 엑스포 맞나? 함양 나비엑스포처럼 지역 사람들 도움되는 엑스포라도 되길... 또다시 길이 산을 잘라놨다. 우씨. 옛길을 걸어본다. 현재의 길보다 80m정도 위에 잘려있다. 80m를 줄이려고 산을 무너뜨리다니... 애구 인간들아... 아무도 없는 그길에서 푹 쉬어본다. 다시 현재의 길로 합쳐지려 하는데 진도개처럼 생긴 덩치 큰 놈들 두마리가 나를 쳐다본다. 뭐 쳐다보면 어쩔라구. 근데 이놈들 슬그머니 다가온다. 엥? 모가지 줄이 없다. 옴마. 대체 저리 큰놈들을 놔서 키우면 우짜냐? 스틱을 길게 늘이고 돌을 집어들고 겁을 준다. 다행이다. 이놈들 보기보다 비전투적이다.

 

고성읍이다. 강원도가 아니라 경남에도 있네. 항공고등학교도 있다. 운동장이 인조잔듸로 깔려 보기도 좋다. 4시다. 어쩐다? 일단 내일 최대한 빨리 읍내를 탈출할 수 있도록 읍 외곽쪽으로 가보자. 완전 러브모텔이다. 좀더 가보자. 내일 최대한 걷는 거리를 줄여보자. 통영까지 20km란다. 가보자. 고성읍을 벗어나자 다시 바다다. 와 얼마만이지? 5시 30분. 어쩐다냐? 아직 해는 있다. 그래 도산면까지만 가보자. 그안에는 있겠지. 숙소가... 아마 제일 오래 걸은 것 같다. 무리를 해서 그런건지, 신발이 맞지 않아서 그런건지. 아님 너무 많이 쉬어서 그런건지 발에 물집이 두개씩이나 잡혀있고, 여기 저기 쑤신다. 그냥 칼로 따버린다. 뒤끔치가 따끔거려 보니 양말까지 뒷축이 닳아 없어져 신발과 마찰로 벌겋다. 애구... 1년여 나와 함게 했던 밀레 양말이 오늘로 수명을 다했다.

 

정말 파김치가 다됐다. 6시 30분 도산면이다. 아... 여기서 사량도 지리망산 가는 배가 있단다. 작년에 왔다가 사람에 치여 죽을 뻔한 지리망산... 자느라 몰랐는데 그길을 다시 가고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10시간, 약 40km를 걸었다. 통영까지는 12km이니 3시간이면 족하다. 역시 도산면내에는 숙소가 없단다. 통영으로 나간다.

 

돼지국밥으로 저녁을 먹는데 내 커다란 배낭을 보더니 배낭여행 중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두 아주머니들 하던일도 놓고 내 여행기를 털어놓게 만든다. 연신 부러워 하시며... 다른 분이 와서 돼지국밥을 시켰는데 정신이 빠져 돼지국밥에 돼지고기는 빼놓고 국물만 내놔 한소리를 듣기까지 했다. 평생소원이 배낭여행이라는 두분 덕분에 나는 덤으로 순대가 듬뿍들어간 순대국을 먹을 수가 있었다. 이곳은 옛 충무로 새로 조성된 도시라 주변에는 새로지은 모텔밖에 없다. 가보자. 역시 아주머니 4만원. 혼자고 이틀 묵는다고 6만원 부르니 절대 않된단다. 한달여의 여관생활. 알았다고 옆집가고겠노라 하니 그렇게 하잔다. 마지막 쐐기. 컴퓨터 되는 방요. 한번 무너진 김에 왕창이다. 컴달린 방을 3만원에 잡았다. 봉잡았다.

 

 

5월 21일 고성 도산에서 통영읍까지 (6.8km)

어디부터 갈까? 일단 관광부터 하고 어제 걷지못한 나머지를 걷자.
아침 일찍 관광안내소로 전화를 한다. 한려해상공원 판타지코스를 이용하려 한다고 하니, 매물도 코스 밖에 운행을 않한다고 한다. 어쩔수 없지. 위치를 묻는다. 내 위치가 시외버스터미널이라고 하니 2층으로 오란다. 가보니 아무것도 없다. 다시 전화를 한다. 배를 타는데 왜 거기 가있냐고 한다. 그런 그렇지 시간은 8시 40분, 10시 배라니까 충분하다. 시내버스를 탔다. 배를 타러 간다고 하니 기사 아저씨 친절하게도 알려주신다. 여기서 내려서 조금만가면 된다고... 내렸다. 그리고 물어본다. 엥? 유람선 터미널은 따로 있단다. 에구. 어쩔수 없이 택시를 타고 급히간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이 아침에 응원 메시지가 왔다. 농담 한번 했다가 맘을 상하게 했나보다. 미안해서 어쩌지? 이쁜 사진 찍어 만회해야 겠다.
참 맑은 날씨다. 파도도 거의 없다. 선장 왈 이런 날씨 보기는 일년에 서너달밖에 안된다고 운이 좋단다. 단촐한 배다. 한산섬 제승당이란다. 이동네는 모든 것이 이순신 장군에 맞춰져 있다.

문득 "거북선은 누가 만들었나?"라는 김진숙동지의 물음이 생각난다. 물론 탁월한 전투력과 통솔력을 가졌다 손 치더라도 전투의 실질적 승패는 일반 사병들의 용맹에 달려있다. 물론 거북선도 이순신 장군이 아이디어를 냈을지 몰라도 그를 설계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온몸으로 만들고 침몰하고 만들기를 반복한 일반 사병들의 몫이었다. 즉 거북선은 조선의 수병, 일반 민초들이 만들었다.
제승당. 삼도 수군의 본영으로 이순신 장군이 거처하면서 삼도 수군을 지휘하며 무기를 만들고 군량을 비축하던 곳이란다. '한산섬 달밝은 밤에...'의 그 유명한 시조도 이곳 수루에서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 철쭉이다" 그런데 아니란다. 뭐냐 이거 꽃은 비슷한데 잎새는 아니고...

 

다시 매물도로 간다. 할머니들이 떼로 타신다. 선장이 이런 저런 여행 설명을 한다. 그런데 엔진소리와 스피커의 울림, 결정적으로 선장님의 사투리에 절반도 알아듣지 못한다. 에구 그냥 밖에 나가자. 선장은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지만 그냥 무시한다. 셔터만 죽어라 누른다.
매물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으로 이루어졌는데 참 이쁘다. 선장양반 베테랑 답게 상세히 보여주기 위해 절묘한 묘기로 동굴을 코앞까지 간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물이 빠져 이어져 있다. 물빠지면 길은 없어진다고 하니 여기도 "신비의 바닷길"이다. 뱃길 참 이쁘다.

매물도를 돌아 터미널로 가는 길. 여기도 나이트 관광유람선이 된다. 뽕짝이 흘러나오고 할머니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역시 우리 할머니들 멋지시다. 10시에 출발한 배가 1시 30분이 넘어 도착했다.
일단 충무김밥을 먹자. 육지에서는 오창휴게소에서 사먹어 봤었는데... 참 맛있다. 특히나 고추가루 아끼지 않고 무친 무우, 오뎅, 오징어가 별미다.

 

다시 도산으로 가자. 30분을 기다렸다. 에구 이놈의 시내버스. 시내를 구석구석 뒤진 버스는 3시가 되어서야 도산삼거리에 내려놓는다. 12km가 남았으니 넉넉잡고 세시간이다. 엥. 그게 아니다. 그 무지막지한 배낭을 계산 못했다. 두시간도 않걸려 통영에 도착한다. 배낭의 무게... 그거 장난 아니었다. 한번도 않쉬었는데 힘들지도 않다. 시속 6km가 넘는 것 같다.

 

어... 남은 시간 뭐 한담? 가까운 관광안내소로가 안내를 받는다. 달아공원에 가보란다. 낙조가 일품이란다. 좋다. 가자. 전망 참 좋다. 멀리 구름인지 대기가스인지 끼어 멀리 남해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사량도도 보인다. 달아공원에 있는 슈퍼가 있다. 이곳 아주머니 참 친절하시다. 그러면서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을 알려주신다. 통영운하를 보면서 저게 '왜 운하인가'하고 궁금해 했는데, 임진왜란때까지 올라간단다. 이순신 장군이 이곳 통영과 미륵도 사이의 수심이 얕아 배가 진행될 수 없음을 간파하고 왜구들을 함정을 파 이곳으로 몰아넣었다고 한다. 왜구들이 살려고 밤새 바다 바닥을 파서 소수지만 도망을 갈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명칭이 '판대목'이란다. 여기서 조금만 내려가면 워낙 많이 죽어서 '송장곳'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후 배들이 이 곳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단다. 그런데 일제시대 일본놈들이 통영과 미륵도를 이으면서 다리를 놓지 않고 동양최초의 해저터널을 뚫었다고 한다. 지놈들 선조들이 떼죽음을 당한 이곳, 선조들의 머리위를 지나다닐수 없어서... 의리는 있네 이놈들.
또 하나. 워낙에 유람선 코스가 거제의 해금강을 거쳐 매물도까지 이어지는 판타지 코스가 있었는데 지자체가 되면서 거제시에서 해금강 코스를 못오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해금강을 보려면 거제도까지 가야한단다. 에구...
구름때문에 환상적인 일몰을 보지 못한다. 슈퍼 아주머니 가게를 닫고 태워주신다. 어쩔수 없지 뭐. 통영운하 한번 찍고 가자.

 

 한달만에 밑창이 다 닳아빠진 내 신발...

 연습중이 공군기

 끈끈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

 제승당 입구. 저게 철쭉이냐 뭐나?

 이순신 장군 영정

 한산도의 아름다운 해변

 오륙도 란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등대섬의 기암괴석. 누가 저돌을 저기다 박아놨나?

 뒤에서 본 등대섬. 꼭 한번 와서 걸어봐야지.

 마늘 뽑기에 한창이다. 마늘 먹고 곰 한번 돼 볼까?

 달이섬의 낙조. 여기까지가 끝이다. 우씨..

 통영운하. 넘 이쁘다. 이놈 한번 찍으려고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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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22:54 2008/05/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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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9] 순천에서 사천 곤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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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화) 순천에서 광양읍까지  (14.3km)
순천시 크다. 시내 지도가 없어 거리 표지판만따라 가다보니 우씨 헤멘다. 1시간여를 넘게 돌아다녔는데 불과 출발지에서 1km도 못 왔다. 순천시내를 빠져나오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순천시내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고 있다. 며칠전 수학여행 도중 택시기사를 버스기사로 임시 배차해 수학여행 참사가 발생했었는데 바로 이곳 순천였다. 걱정이다. 돈벌이에 눈이 먼 업자들이 못할 짓을 하고 있다. 만약 그 버스에 자신의 아이들이 탄다면 그 자격도 없는 택시기사를 배차시켰을까? 그런데 아니들의 손에 쥐어진 가방은 배낭이 아닌 외국 여행에나 들고 다니는 여행용가방이다. 세월 참 많이 변했다.


순천시내를 빠져나오자 마자 바로 광양이다. 한려대학 근처에 들어서니 우와 이 동네는 모텔 동네같다. 휘황찬란한 모텔들이 가득하다.
쨍쨍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단 배낭과 오버트로져를 차려 입고 가본다. 읍내라서 인도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간혹 떨어지던 빗방울이 거세진다. 일단 그냥 가본다. 10여분간 거세게 내리더니 주춤한다. 햇볕이 난다. 얼른 가자. 광양시청까지 목표로 가기로 한다. 읍내를 벗어날 즈음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단 버스정류장으로 퇴각한다. 10여분만에 다시 비가 그친다. 이놈의 날씨. 해가 쨍쨍이다. 못살겠다.

 

다시 가자. 그런데 문제다. 비를 맞는 것은 좋지만 이미 내린 비로 큰차만 지나가면 흙탕물을 뒤집어 써야 한다. 이러고 계속가야 하나? 정말 최악이다. 사곡면이란다. 다시 비가 내린다. 포기다. 하루종일 이럴 것 같다. 더 이상 간다는 건 무리다. 광양읍으로 후퇴다. 시내버스를 탔는데 잘못 탔는지 광양시를 거쳐 포스코 제철공장을 한바퀴 돈다. 엄청 크다. 하기야 광양시가 이 포스코 제철공장 건설로 생긴 신도시란다. 그러다 보니 광양시청 근처는 유흥가로 휩싸여있다. 광양읍 사람들은 그래서 광양시청이 있는 이곳을 동광양이라 부른다.

아. 광양시에 백운산이 있단다. 백운산. 이곳 역시 태백산맥의 중요한 역할을 한 배경이다. 빨치산의 영역였다.

 


5월 14일 광양 사곡에서 하동읍까지 (34.1km)

어제 너무 많이 허비했다. 부지런히 가야한다. 아침 드라마도 못보고 일찍 길을 나선다. 청주로 가지전에 진주까지 가야 한다. 열심히 걷는다. 동광양, 하동 교차로는 남해고속도로까지 어우러져 참 위험하다. 다행히 옥곡으로 빠지니 한산하다. 좋다. 남해는 서해와 달리 산들이 급격히 솟아오른 것 같다. 서해안은 산이 거의 없고 있어도 야산에 불과한데 남해안은 해안선으로부터 벌떡 솟아오른 모양이다. 서해는 섬의 거의 없는 반면 남해는 섬들이 참 이쁘다. 다도해 답다. 그런데 산이 많다는 건... 걷기에 힘이든다는 말이다. 그리고 마을이 없어 쉴 정류장이 없다는 말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끊임없다. 물론 기분은 최고다. 삭막한 4차선 햇볕쨍쨍한 국도가 아니라 더욱 좋다. 나무그늘에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은 걷기에 최고다. 그냥 길바닥에 죽치고 쉬어도 좋다.

 

이젠 왜가리와 학은 구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학과 백로는? 잘 모르겠다. 누구는 학이 백로라는데... 맞나? 하여간 이놈들 논에서 열심히 먹이를 잡아먹는다. 도보여행을 하면 좋은 것이 그런거다. 온갖 이름모를 새를 보게되고 듣게 된다. 울음소리가 참 이쁜 놈부터 소름끼치는 놈 까지 천차만별이다. 오늘은 학, 뻐꾸기, 까마귀등 온갖 놈들을 다보더니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매를 봤다. 근데 정말 빠르다. 잠깐 사이 저멀리 사라진다.

 

또다시 산길이다. 정상에 오르니 아! 섬진강과 강에 둘어싸인 하동읍이 보인다. 뿐만아니다. 저멀이 지리산이 보인다. 민족의 영산.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찬다. 그런데... 50만원의 가슴쓰림이 먼저 다가온다. 윽

섬진강을 건넜는데 세상에 말투가 180도 달라진다. 기가 막히다. 하동읍 온통 재첩국 식당이다. 그런데 오늘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최대한 진주와의 거리를 줄여야 한다. 읍내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엄청난 하우스 단지다. 10여채 조촐한 하동산 마을이란다. 정자에서 할아버님이 부르신다. “쉬었다 가지” 그말 한마디에 달려간다. 배낭을 풀어놓으니 양말까지 벗고 올라오란다. “저 하우스 안에 뭐가 자라나요?” 말문이 트인 할아버지. 수박밭이란다. 5-60동은 되는 것 같은데... 10여채가 되는 마을에 10분만 살고 계시단다. 젊은이들은 하나도 없단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명박 욕이다. 있는 놈들만 위하는 못된 대통령이라고, 각료가 몽땅 부자들이니 우리같은 사람들 마음을 어떻게 알거냐고... 그러면서 노무현은 다행이란다. 서울에 있었으면 욕만 쳐 먹을텐데 시골내려와 환영받고 있다고. 한거라고는 쥐뿔도 없으면서... 라는 토를 단다.

 

하남마을을 지나는데.... 눈 앞에 나랑 똑같이 배낭을 맨 친구가 보인다. 이 동네 학생인가? 이 친구 쭛빗 쭛빗 내 눈치를 본다. 옆을 지나가니 “저 배낭여행 중이세요?” 이 친구 역시 배낭 여행이란다. 그런데 한수 더뜬다. 무전여행이란다. 여기 저기 걷다가 시간되서 마을을 만나면 이장님을 찾아 마을회관에서 자고, 절이나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다닌단다. 23의 광주친군데 군 제대한지 3주가 되었단다. 2주째 여행중이라니 제대하고 일주일 쉬고 이짓을 하고 있단다. 에구... 이 친구 역시 너무 외롭단다. 오늘은 함께 보내자. 횡천면에서 접고 하동읍으로 나와 밥먹고 쉰다. 참 오랜만에 수다도 떨고 김치도 먹었다. 전남에서의 2주내내 묵은지만 먹으려니 죽을 맛이었다. 첨 한두번은 별미로 먹었는데 나중에는 정말 먹기 힘들었다. 이제 새 김치를 먹었다. 좋다.

 

 

5월 15일 하동 횡천에서 사천시 곤명면까지... (19.9km)

어제 참 많이 걸었다. 그런데도 진주시까지는 무리다. 일단 가는데 까지 가보고 중간에 탈출하자. 역시 혼자 가는 길보다 둘이 가는 길은 참 재밌다. 온통 산길이다. 둘다 참 말 많다. 그런데 주제는... 역시 남자는 군대 이야기다. 요즘 병장월급이 9만8천원이란다. 에구 난 1만 2천원였는데 부터... 시시콜콜한 군대이야기로 금방간다.

 

300m의 고지에서 바라보는 길들은 참 이쁘다. 고개 정상에서 모든 것 털고 푹 쉬는 나는 더 이쁘다. ^^
곤명면에 들어서니 4차선 국도로 벌어진다. 시간은 2시가 넘어서고... 어떻게 할까? 청주로 넘어가야 하는데... 2시 40분에 진주로 가는 차가 있단다. 일단 좀더 가서 다음 정류장에서 타자. 4차선을 올라타서 간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하다. 이길이 아닌 것 같다. 새로난 길인 것 같다. 아래로 2차선 지방도가 보이는데 그길이 옛 2번 국도인 것 같다. 그럼 농어촌 버스는 그길로 마을을 돌아 돌아 간다. 어떻게 하지? 느낌에 맞추자. 이쯤에서 헤어지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다시 곤명면으로 후퇴한다. 발걸음을 빨리 한다. 잘못하면 차를 놓치고 그러면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다행이다. 버스시간을 맞췄다.

3시 진주터미널에 도착하니 청주가는 차가 4시 10분. 한시간을 기다리려고 다방으로 갔다. 쥬스를 먹고 있는데 검정 승복을 입은 비구니가 들어온다. 그런데 이 비구스님 말 참 많고 호탕하다. 한달반동안을 전국을 누비고 왔다고 한다. 다방아줌마 이 스님이 신수를 잘본다고 한번 보란다. 그랬더니 그 스님 “저렇게 배낭매고 다니는 사람들은 신수가 워낙 좋아 그런거 않봐도 된다”고 한다. 그러더니 내 찻값은 자기가 내신단다. 꼭 한번 찾아오란다. 지리산 쌍계사 아래 한 사찰에 계신단다. 담에 꼭 한번 들르자.
다시 청주다.

 

 아름다운 길을 가고있는 광주 청년

 

 섬진강을 건너면 경상도다.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다.

 용감한 아주머니. 경운기는 농촌의 만능 머신이다.

 대나무와 구름에 둘어쌓인 아름다운 마을

 하동산 마을의 어마어마한 하우스 단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는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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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09:09 2008/05/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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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8] 강진에서 순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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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금) 강진에서 장흥 안양면까지 (23.1km)

하루를 푹쉬고 침 까지 맞았더니 씻은 듯 통증이 사라졌다. 역시 인대, 근육에는 침이 최고다. 우리나라 침 만세.

강진... 이틀을 묵었지만 영 별로다. 첫 대면부터 혼자라고 식당에서 쫓겨나더니 어젠 점심 먹으러 들어갔더니 두 내외가 밥 먹으면서 “오늘 장사 안 해” 반말이다. 친절하고는 담쌓은 동네다. 하기야 식당이면 밥만 맛있으면 되지 맘에도 없이 친절해야 하나? 독일에 유학중인 후배가 한 말이 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독일사람 들 엄청 불친절하단다. 그런데 그이들 생각이 ‘내가 과분한 맘에도 없는 친절을 접대 받으면 나 역시 맘에도 없는 거짓웃음을 흘려야 하는데 왜 거짓 친절을 해야 하냐’며 한국이나 일본인들의 과잉 친절을 못마땅해 한단다. 그게 맞긴 맞는 것 같은데 거짓친절에 맛들인 나는 영 개운치 않다.

 

오늘도 4차선 국도를 피해 2차선 지방도로다. 양옆으로 산들이 호위를 서주고 그 안쪽으로 평야지대가 따라온다. 오늘도 이쁜 산들과 같이 간다. 논에서는 로타리를 치고 논물 받고 한창 바쁘다. 적당히 구름도 끼고 시원한 날씨다. 그런데 또 거센 맞바람이다. 에구, 오늘도 죽었다.

 

남미륵사. 관광차가 계속 나온다. 나름 큰절인가보다. 그렇지만 들어갔다 가긴엔... 어. 그런데 바로 앞이다. 700m만 들어가면 된단다. 좌불상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가보자.

그런데 입구부터 짜증이다. 큰절인 것은 맞고 그 규모에 맞게 온갖 석물이 즐비하다. 입구의 어마어마한 코끼리 두 쌍과 대리석 입구, 지나가자마자 고타마싯다르타의 제자들과 득도한 존자들의 수백의 석상이 반긴다. 대웅전을 지나 불상근처로 가니 어마어마한 파르테논신전이다. 온갖 석물이 즐비하고 초파일을 맞이할 준비 공사가 한창이다. 정말 내가 가본 산사중 이렇게 석물 많은 데는 첨본다. 부처님도 동양최대의 좌불상이란다. 36m... 공주의 성곡사라는 절이 있는데 거기는 온통 커다란 금부처 상으로 도배를 하더니...

짜증이 난 이유는 그 모든 석물 아래 기증자와 가족의 이름과 생년월일일 가득하다. 결국 나와 내가족 잘 되게 해 달라 부처님께 뇌물을 바친 거다.

 

내가 도닦으러 갔을때 스님 한분 때문에 불교 집회엔 꼭 나갔다. 불법을 전하시는데 욕한번 잘하신다. 설법 내내 욕이다. “진짜 큰 도둑놈들은 다 밖에서 호통 치며 잘 사는데 이곳엔 좀도둑놈들만 득실득실 하구나” 하시며 “니놈들 여기와서 하루라도 빨리나가게 해달라고 부처님한테 빌려면 나오지도 마. 부처님은 그런 것 안 들어줘. 부처님은 개인의 사적인 일에 신경 쓰실 겨를이 없어” 엥? “우리나라 중들과 목사들, 절과 교회 다 사이비야. 내 아들 놈 꼭 좋은 대학 보내달라고, 꼭 1등 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시주 헌금 받아 챙기는... 그럼 중이나 목사는 어떻게 해야 되? 부처와 하나님한테 협박해야 할 거 아냐? 누구는 얼마 시주하고 헌금했으니 1등 시켜 주고, 서울대 가게해주고, 누구는 얼마 했으니 20등 정도에 대충 지방대 정도 가게해달라고... 우리나라 모든 종교가 개인의 기복만을 바라는 사이비 종교로 채워져있어. 이게 부처님과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짓거리야” 하시며 “현세 민생들이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빌고 올바르게 행동해. 그게 부처와 예수가 했던 일이고, 만들고자 하는 극락, 하늘나라야” 하시던....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 종교 반성해야 한다.

 

이번 초파일은 5월 12일이다. 엥... 아마 내가 생일이란 개념을 갖은 이후 첨이다. 음력생일과 양력생일이 맞기는 첨이다. 음력 4월 9일, 양력 5월 13일. 허허 그 기막힌 날 난 또 혼자 어딘가를 걷고 있겠지. 뭐 어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장흥이다. 고성읍으로 직접가기엔 너무 삭막하다. 한참 돌더라도 들를곳은 들러보자. 그런데... 율포 해수욕장까진 무리다. 일단 안양면까지 가자. 열심히 걷는다. 윽 어제 쉬면서 발이 지저분해서 덜렁덜렁한 굳은살을 떼어버렸더니 다시 오른쪽 새끼 발가락이 밟힌다. 괜히 사서고생이다. 굳은살 건드리지 말자. 절대로...

 

오후 3시 도착하고 보니 여관, 여인숙 아무것도 없다. 전남지역은 면단위에서 다 이렇다. 어쩔 수 없다. 장흥읍내로 탈출이다. 이젠 꼭 읍만 가자.

 

여기서 장흥 Tip. 정동진이 왜 정동진인가?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동쪽에 있어서 정동진이란다. 그럼 정북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지역인 평안북도 자성군에 있는 중강진, 그리고 정남쪽은 바로 이곳 장항 땅끝의 정남진이다. 그런데 그 정남진 바로 옆 섬이름이 가슴앓이 섬이란다. 장흥 이 동네 참 이쁘다. 여타의 도시와 달리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그리고 섬세한 관리의 모습이 눈에 띈다.

 

 

5월 10일 (토) 장흥 안양면에서 보성읍까지 (27.4km)

원위치 하고 보성으로 출발이다. 구름이 잔뜩낀 거리에 맞바람까지 거세다. 오버트로져까지 껴입고 간다. 그런데 출발부터 따라온다. “개 삽니다. 염소 삽니다. 개 염소 삽니다. 이 마을에 개 차가 왔습니다” 엥... 내가 마을을 지나치면 그 마을로 들어갔다간 한바퀴 돌고, 내가 열심히 걸어 다른 마을에 도착하면 또다시 그제야 그 마을까지 따라와 “개 삽니다”를 외친다. 오전 내내 같이 다닌다. 다행히 개들이 꼬리를 내리고 짖지를 않는다.

 

길이 이상하다. 지도와 맞질 않는다. 아... 올 3월에 완성된 도로란다. 어쩐지. 그런데 터널이다. 이번 여행 첫 터널이다. 지난번 해남에서 지날 길이 있었는데 우회했었다. 어쩌나 그냥 통과한다. 다행히 짧다. 그런데 터널안 소리가 장난 아니다. 더욱이 바닥을 과속하지 못하도록 홈을 파놔서 더하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우측에 바다가 다가온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아카시아 내음의 하모니는 정말 환상이다. 바로 앞 펼쳐진 섬들, 섬이 아니라 바다건너 고흥군이란다. 무식하긴...

 

율포 해수욕장이다. 딱 3년 전 요맘때 2005년 5월 1일 주유소 습격사건(모르는 분은 .www.cbnodong.org 소식란과 자유게시판을 검색해 보삼)을 한판 벌이고 잠시 숨죽일 때 온 적이 있다. 함께 숨죽이던 형님하고 친구 놈하고... 술 한 잔하고 민박집을 찾는데 주말이라고 방이 없어서 교회에서 자야 했다. 그런데 그 교회 야한 비디오가 나와서 새벽 2시까지 사내 셋이 그 비디오 보다 잠들었는데, 새벽 4시부터 새벽기도 한다고 떠들어대서 몽땅 뜬눈으로 밤을 지샜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그 교회는 그대로다. 그런데 못 보던 건물들이 즐비하다. 보성이란 이미지에 맞게 보성녹차해수사우나탕에 수영장까지 생겼다. 그때 아침을 먹었던 식당 역시 리모델링으로 깨끗해 졌다. 바지락 정식으로 배를 채우고 보성 녹차 밭으로 간다. 여기도 도로가 한층 넓어졌다. 그때만해도 위태위태했었는데 한결 여유롭다. 하나밖에 없었던 전망대 겸 녹차 판매장이 어느덧 4개로 늘어났다. 돈이 되며 뭐든 한다.

 

고개를 넘어서니 장난 아니다. 사람이, 차가... 연휴다. 커다란 배낭을 맨 나에게 물어본다. 어디가 전망이 좋으냐? 연휴인데 어디로 가면 좋으냐? 도보여행만이 알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을 알려주고, 율포와 경치 좋은 길을 알려준다. 마치 여행전문가가 된 것 처럼...

 

새로 뚫고 있는 4차선 국도를 따라 보성읍으로 입성이다. 역시 조용하다. 도시는 장흥보다 별로다. 내일이 보성 녹차 마라톤대회라고 허름한 장급 여관이 4만원이란다. 우씨...

 

 

5월 11일 (일) 보성에서 구례까지 (31.7km)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고 시내가 마라토러너들과 길안내 전경들로 득실거린다. 다행히 내 코스와 중복이 안 된단다.

읍을 벗어나자마자 “Oh My God" 처음으로 만나는 6차선 국도다. 죽음이다. 정말 쌩쌩 소리가 장난 아니다. 귀가 멍멍하다. 연휴라고 차도 엄청 많다. 산악회 차들도 엄청 온다. 경남에서 까지 날아온다. ”보성 일림산“ 철쭉이 유명하다던데... 그런데 꼴을 보니 앞사람 엉덩이만 보다 내려오겠다. 내가 본 관광버스만 20대가 넘는다.

 

도저히 못 참겠다. 4km를 우회한다. 정말 맑다 못해 시린 파란하늘을 벗하고 이쁜 산길로 흐느적거리면 걷는다.

엥... 왠 놈이 나를 보더니 잽싸게 방향을 바꿔 도망간다. 이번엔 초록색이다. 이놈이 화사인 것 같다. 초록색이다. 이놈이 놀랬을까? 아님 내가 더 놀랬을까? 당근 후자다. 내내 뒷덜미가 썰렁하다. 그러곤 죽은 놈을 세 마리나 더 봤다. 이 동네 뱀이 참 많은 것 같다.

 

산길을 내려오니 커다란 저수지다. 지도엔 나와 있질 않다. 망할 지도. 예당리라는데 동네 참 크다. 큰 교회가 두 개나 있고, 모텔도 있다. 모텔 이름이 ‘진보’모텔이다.

 

동생한테 전화가 온다. ‘미역국 먹었냐?’ 고... 초파일 다음날인 내 생일을 전날로 착각했단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기억해 주는 사람도 드물지. 또 전화다. 아파트 동생놈인데 장가도 안 간 형님한테 딸내미 돌잔치 꼭오란다. 다행히 17일 이란다. 16일 아버님 기일이라 가야 했는데 겸사겸사 꼭 간다고 한다. 또 전화다. 이번엔 아파트 형님이다. “벌교가서 주먹자랑 하지 마” 내가 언제 주먹 쓴일 있나? 우씨 하여간 걱정도 팔자다.

 

조성리를 지나니 다시 4차선 국도다. 그런데 산사태가 나서 갓길이 없는 게 아니라 남은 길이 1.5선이다. 우짜나. 그 와중에 차들은 씽씽이다. 어쩔 수 없다. 산사태 난 한가운데로 돌진이다. 바위가 무너져 내려 위험하다. 조심조심 내려간다. 다행히 일요일이라서 공사가 중단 되어서 통과한다.

 

벌교다. 온통 수산시장과 식당 뿐이다. 주먹 자랑할 곳도 없다. 태백산맥의 고장 “벌교 꼬막”정식을 먹는다. 정말 풍성하다.

태백산맥. 2번을 읽었다. 두 번다 도 닦을 때 읽었다. 사실 분량이 장난 아니라서 그 곳 아니면 읽기가 힘들다. 민족의 아픔? 아니다. 가진 자들의 무모할 정도의 욕심과 오만이 불러온 아픔이다. 양반 상놈의 신분제도속에서 뼈 빠지게 일해도 양반 놈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겨야 했던 이 땅의 민초들, 일본 놈들이 오더니 일본 놈에 빌붙은 양반과 일본 놈들 두 놈이 두 배로 뺏어간다. 해방되었다고 친일파 척결되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오는가 싶더니 미국 놈들을 배경으로 친일파 놈들과 손을 잡은 이승만 정권에 의해 또다시 두 배로 착취를 당해야 했던 우리 민족... 그 아픔을 너무나 잘 보여준 실화같은 소설이다. 이런 걸 중고등학생들 역사 부교과서로 써야 하는데...

 

기억에 이곳 벌교가 그 한복판 이었던 것 같다. 염상진, 하대치 등... 태백산맥의 주인공들은 지금도 도처에서 싸우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내팽개친 이명박 정권에 맞서 촛불을 들고, 비정규직의 설움을 날리고자 피눈물 나는 투쟁으로...

 

 

5월 12일(월) 벌교에서 순천시까지... (24.4km)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비가 온단다. 맘이 급해졌다. 벌교 ‘담에 태백산맥 들고 다시 한 번 와보자’ 하는 다짐을 하며 떠난다. 오늘은 태백산맥에서 잡혀온 빨치산들을 잡아 가두었던, 빨치산의 첫 출발인 여순반란사건의 고장 순천시다.

비가 온다는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다. 읍내를 돌아 고개하나를 넘자마자 순천이란다. 역시 농로길로 접어든다. 한참을 가는데 에구 길이 없다. 어쩌나? Back. 이거 진짜 싫다. 싫어도 어쩌나 길이 없는데....

 

어쩔 수 없이 4차선 도로로 나온다. 에구 레미콘 회사가 보인다. 큰일났다. 레미콘회사가 있으면 레미콘차와 덤프, 시멘트 BCT차 등 대형차량들이 장난 아니다. 게다가 연휴 막바지라고 차들이 정말 장난 아니다. 쏟아져 나온다는 말이 맞다. 아... 일부 덤프들. 차량 번호판을 엉뚱한데로 옮겨놓았다. 저러면 카메라 찍힐 일은 없겠네.

용두리로 탈출한다. 바로 옆 도로인데 정말 한산하다. 그런데 마을엔 아무도 없다. 연휴는 도시인들의 특권이다. 농민들은 논 밭에서 초파일이 뭔지도 모른 체 일에 몰두하고 계신다. 식당 역시 홀 손님은 신경도 안 쓴다.. 밥에 반찬, 국에, 가스렌지까지 한 짐씩 수십 개를 보자기로 싸서 들로 날아간다. 농번기답다.

 

별량면을 나오니 역시 농로가 없다. 어쩐다. 순천만 쪽으로 돌기에는 한참을 돌아야 하는데... 머리 위로 어느새 구름이 가득하다. 먹구름은 아니라서 다행인데... 어쩐다. 8km정도 남았다. 두시간... 시내 들어가서 까지 합치면 2시간 반 정도... 돌면 4시간... 그냥 가자. 어쩔 수 없다. 죽어라 기를 쓰고 간다. 일부러 스틱을 잡고 휙휙 휘두르며 갓길로 바짝 붙어서 내가 차들을 위협하며 간다.

청암대학교를 지나면서 멀리 순천시가 보인다. 아파트가 쭉쭉 들어서 있다. 다시 죽어라 간다. 정말 가기 싫은 길이다. 어... 순천시내다. 오늘 걸은 길은 24k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인데 피로도는 가장 많은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을 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순천시 참 크다. 아... 현대 하이스코. 하이닉스 비정규직과 같은 시기 투쟁했었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바람 장난 아니다

 

 동양최대의 좌불상 남미륵사. 석물공장을 연상시킨다.

 철쭉꽃인가?

 할미꽃이다. 요즘 보기 참 힘들다.

 아카시아와 바닷물의 환상적인 향기의 하모니

 고성에 가면 밭에 모두 이놈을 심어놨는데... 뭐지? 아는 사람?

 보성 녹차밭. 이쁘다.

 차량 번호판을 엉뚱한데로 옮겨놓은 일부 덤프들

 이길을 질러 왔다. 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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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2 18:40 2008/05/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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