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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의식"과 "로마 패권주의" 사이

"선민의식"과 "로마 패권주의" 사이

                                                                   美 정체성모순 뒤 ‘예수의 탈정치화’ 있었다

‘예수와 제국’ 번역출간 화제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미국의 보수적인 크리스천들은 예수의 반제국주의적 하나님의 나라를 포기하고 제국주의의 폭력적 지배를 선택함으로써, 로마제국처럼 신세계 무질서를 초래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패권적 노선. 그 배경에는 미국인들이 스스로 ‘성서적 백성’이라고 자부하지만 탈정치화되고 왜곡된 예수의 생애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예수와 제국’(리처드 호슬리 지음·한국기독교연구소)이 번역출간됐다.

 

조지 W 부시정권의 재신임으로 미국의 보수적 개신교 교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출간된 이 책은 역사적 예수연구의 세계적 대가로 평가받는 리처드 호슬리(매사추세츠대 종교학 교수)가 9·11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을 지켜본 뒤 지난해에 펴냈다.



책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뉴잉글랜드에 처음 정착한 이래 자신들은 성서적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미국혁명도 새로운 출애굽(a new exodus), 즉 조지 3세라는 새로운 파라오로부터 탈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로마(Rome)로 인식하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 자신들이 고대 로마를 모방해 공화국(Republic)을 건설했고, 원로원을 흉내내 상원(Senate)을 만들었다. 소비에트 붕괴 이후 초강대국 미국은 로마의 역사적 정체성과 비슷하다.

그러나 약소민족의 자유를 찾아 출애굽을 행한 성서적 백성과 제국주의 로마와 동일시하는 정체성은 자기모순을 갖는다. 그 모순은 오랫동안 예수와 그의 생애로부터 정치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나아가 로마에 대해서도 탈정치화해온 역사적·신학적 전통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지혜의 교사’로 자리잡은 탈정치화된 예수는 종교를 정치와 경제로부터 분리해낸 서구의 오랜 전통에 첫번째 원인이 있다. 즉 당시 로마의 지배를 받던 유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선 정치경제적 요소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단지 예수를 뿌리 뽑힌 민중에게 히피족과 같은 대안적 생활방식을 가르친 견유학파(犬儒學派)의 한 지도자로 보려고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개인을 사회적 관계로부터 독립시키는 개인주의의 만연 ▲특히 현대종교학자들이 예수 생존시 문화전통을 무시해버린 자료의 통제된 선택 등을 예수의 탈정치화 원인으로 꼽는다.

 

저자는 “예수가 직면했던 상황은 로마인들의 제국적 질서에 맞선 유대민중의 노골적인 반란이 이어졌다”며 “이같은 사실을 무시한채 예수의 선교를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아랍인들의 폭넓은 불만과 테러조직과 같은 다양한 운동을 알지 못한채 중동지역의 이슬람 갱신운동을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잘못된 인식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노선을 정당화하는 미국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엄주엽기자 ejyeob@
기사 게재 일자 2004/11/24  
 


한기연 (2004-11-25 17:39:20)

제민일보 신간안내 2004/11/19

●예수와 제국:하느님 나라와 신세계 무질서(리처드 호슬리 지음·김준우
옮김)=9.11테러와 미국이 제국주의에 대한 신학적 반성으로서 예수가 가르
친 하느님 나라가 로마제국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선포한 반제국주의 공
동체 운동임을 규명한 예언자적 예수 연구서. 저자는 최근의 탈정치화된 예
수 연구의 오류들이 비판을 통해 예수가 반제국주의 운동의 지도였다고 결
론짓는다. 한국기독교연구소·1만2000원.   
 
 
한기연 (2004-11-26 00:08:47)

광주타임즈 신간안내 2004/11/22

▲예수와 제국(리처드 호슬리/ 한국기독교연구소刊/ 1만2천원)
9.11 테러의 원인이 된 미국 제국주의를 로마제국의 폭력성에 비유하며 신학적인 반성을 시도한 책. 그리스도교가 어떻게 예수의 반제국주의 운동에서 제국을 뒷받침하는 종교로 전락했는지 밝힌다. 상황적 접근방식을 통해 예수운동이 로마제국의 통치에 대한 저항운동들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 했는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로마제국의 통치가 팔레스타인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한다.   
 
 
한기연 (2005-01-06 16:35:34)

예수와 제국
[매일신문 2004.11.26 14:45:23]

 

“예수는 반제국주의 지도자였다”예수와 제국/ 리처드 호슬리 지음·김준우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펴냄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은 미국 내에서는 물론 한국 등 전세계 곳곳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반(反) 부시 연대 결성에 큰 몫을 담당했다. 부시의 독선주의에 맞서 칸 영화제는 올해 마이클 무어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합리주의자로 알려진 캐리 대신 다시 부시를 선택함으로써 세계인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 책은 ''화씨 9/11''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일종의 신학적 반성서다.

 

메사추세츠대학 종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예수 연구의 세계적인 대가 중 한 사람. 사회정치적 관점에서 역사적 예수와 하느님의 나라를 해석해 왔던 저자는 9/11 테러 사건 이후 발표한 이 책을 통해 로마제국의 폭력성에 비추어 9/11 테러의 원인이 된 아메리카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부시 미 대통령이 거짓말에 근거하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략했다는 사실이 의회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에서 대다수의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부시와 공화당을 지지한 것은 로마제국에 맞서 대안적 공동체로서 하느님 나라를 가르친 예수를 왜곡하고 반 제국주의적인 예수 운동을 배반한 결과라고 말한다. 미국의 보수적인 크리스천들은 반제국주의적 하느님 나라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폭력적 지배를 선택함으로써 로마제국처럼 무질서와 저항을 초래했다는 것.

 

저자는 최근의 탈정치화된 예수 연구의 오류들을 비판하고 복음서 전승들에 대한 상관적, 상황적 접근방식을 통해 예수 운동이 당시 로마제국 통치에 대한 저항운동들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로마제국 통치가 팔레스타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예수는 로마제국의 학살과 착취로 인한 공동체 해체에 맞서 어떤 선교활동들을 펼쳤는지 분석하고, 로마의 제국적 질서에 대한 대안적 질서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어떻게 실행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예수가 반제국주의 운동의 지도자였다”고 결론 짓는다.

 

로마제국과 오늘날 미국을 비교하면서 미국의 전횡에 비판도 가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앞세워 저개발국들에게 개발과 현대화를 강요,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확장시키며 세계 통제의 해게모니를 장악한 것은 로마제국이 정복 민족에게 조공을 부과한 뒤 그 것을 지불할 수 있도록 생산에 박차를 가한 것과 같으며 최근 미국에 대한 저항은 로마제국 통치에 맞선 대항 운동과 유사하다는 것. 로마제국 통치에 맞서서 단호하게 대항했던 유다와 갈릴래아 농민운동과 1970년대와 1980년대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 농민운동은 역사적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어떻게 미국의 정체성이 로마제국의 정체성으로 변화되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청교도들이 뉴잉글랜드에 정착할 당시 공동체와 교회가 분리되지 않았는데 미국 헌법이 탄생하면서 교회가 국가로부터 분리돼 교회보다는 국가가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이 선택하신 백성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요소가 ''로마는 정복한 세계에 구원과 문명을 가져다 주었다''는 믿음이 되어 미국 속에 각인돼 로마제국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크리스 천들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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