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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불판집에서 2박 3일.

<목요일>

범국민 대회가 7월 22일 대추리에서 열린다고 하여, 구*구씨의 제안에 따라 목요일에 들어갔다. 구*구씨는 대낮에 들어갔고, 나는 저녁에 들어갔는데, 검문을 심하게 해서 혹시 못 들어갈까봐 사실 되게 쫄았다.

 

<불판집 전경> 불판집의 모습

 

내가 오기전 돕*드와 구*구씨는 여러 빈집을 돌며 불판집에서 쓸 가재도구들을 모았는데, 제법 쓸만한 이불도 한 채 가져왔고, 아주 고급스러운 털실들을 봉다리째 수집해 왔다. 또 제법 쓸만한 버너 몇개와 다라이 등등을 구해다 놓았다. 또한 제법 쓸만한 장롱과 책장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판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화장실은 여전히 고장난 상태다. 그러나 쉬야는 화장실 바닥에 누고 물을 뿌리면 해결되고, 끙아는 변기에 누고 물을 부으면 된다. 그러나, 불판집 용 밭을 만들었으므로 여러분은 구로구가 주어다 씻어놓은 요강에 쉬야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비료로 쓸 예정임.

 

하여간 주어온 이불을 덮고 자려니 온 몸이 간지럽고 축축하여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밤중에 다시 마리아에게 이불 한채를 다시 빌려와 제법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라고 썼지만 사실 등이 배겨서 아침 일찍 깼다)

 

 

<첫날 사진> 구로구는 솔부엉이 도서관에서 책은 안읽고 인터넷만 했다네~

 

 

<둘째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불을 개서 파란방에 놓아두러 간 구로구는 잠시 잊고 있던 파란방의 핏빛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나도 볼 때 마다 무서워서 심장마비를 예방하고자 낮 동안에는 빨간 커턴을 잠시 묶은 후 창을 열어두곤 했다.

 

우린 지킴이네 집에서 밥을 해 먹은 후, 마을 빈집을 돌며 다시 가재도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동네 할아버지께서 친히 나오셔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셨는데, 이사간 전 주인들이 자신들이 버린 집에 와서 감놔라 배놔라 참견하니 조심하라는 충고와 언제 왔다 갔다 등등 정보를 주셨다.

 

 점심으로는 맛난 콩국을 먹었고, 마*아와 함께 항아리도 구하러 다녔고, 빈 초가집 앞 있는 개복숭아 나무에서 복숭이를 따려고 했으나, 너무 맛이 없고 벌레만 많아서 몇개 따다가 포기했다. 대신 모기에게 많이 물리는 성과가 있었다.

 

우리는 불판집이 생겼지만, 역시 불편한 수도시설과 하수시설, 전기 시설 등으로 인하여 지킴이네 집에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참, 불판집 현판을 새기려고 나무장식 판때기를 구해왔다. 마당 앞에 잘 세워두었음.

누군가 멋진 현판을 만들어 주길~

 

참, 둘째날은 볕이 좋아서 주어온 이불을 구*구씨와 함께 세탁하여 잘 말려두었다.

그날 저녁에 덮었더니 해볕냄새가 났다.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무쇠솥을 주어다가 마당에 부로끄로 화덕을 만들고 장작을 때서 솥밭을 해 먹기로 했다. 누룽지도... 그래서 모든 빈집을 다 돌았고 심지어 문이 잠긴 빈집은 담을 넘어 들어가기도 했지만 무쇠솥은 구할 수 없었다. 이미 고물상들이 다 가져간 모양이었다. 아쉬웠다.

 

오후 무렵 돕*드와 디*를 통해 불판집에도 밭을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고,우리는 기쁨에 들떠 열무를 심기로 전격 결정했다. 우리가 심은 씨앗은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열무 씨앗으로 매운 맛이 덜하고 시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씨앗은 마*리의 친구가  사다 주었다. 밤이 되자 마*아의 친구들이 대거 등장했다.

 

저녁 초불행사때는 '공공일기' 출판 기념회를 겸하여 진행되었다. 책을 많이 얻어왔으니 한권씩 가져가시오.

 

빈집에서 술을 한 병 줏어왔다. 지킴이들과 함께 먹으려고 졸린 눈을 부비며 마실나간 지킴이들을 기다렸으나, 정작 주어온 술은 너무 맛이 없어서 먹을 수 없었다.


 

<둘째날 점심> 콩국수와 밭에서 딴 토마토, 고추, 오이무침

 



 <유럽풍 램프> 그러나 심지가 없어서 사용할 수 없다.


 

 

<세쨋 날>

역시 등이 배겨서 일찍 일어났고, 낫을 빌려서 화단의 잡초를 모두 베어내고 거기에 열무와 약간의 허브를 심었다. 그러나 허브가 뿌리를 내릴지 걱정. 

 

허브가 뿌리내릴때까지 물이 마르면 안된다고 하니 물 좀 충분히 주시고, 풀이 자랐거든 김 좀 매주오. 혹시나 하여 비닐을 덮어두긴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냥 막 덮어두었으니 마무리 좀 잘 해주세요.

 

그리고 디온에게 우리 밭 위치를 물어서 김 좀 매주시고, 오줌을 싸려거든 아나키 방의 요강에 오줌을 모아서 화단이나 열무밭에 뿌려주세요.단, 파리가 꼬이지 않게 함께 있는 항아리 뚜껑으로 꼭 덮어두시오.

 

 열무밭을 호미로 로터리치고 씨를 30Cm 간격으로 점뿌리기 하여 밭을 만들었다. 밭은 4반에 있다. 우리 밭은 파를 심은 고랑 옆의 2개. 나머지 2개는 지킴이네 밭.

 

마*아씨 친구들은 불판집에 구경와서 다들 감탄을 하고 갔다. 부러운 눈치였다.

 

<잡초 무성한 화단> 이렇게 귀신산발머리 같던 화단을  정리하여.

 


 

<정리된 화단> 민트와 맨 앞줄의 쪽파. 그리고 열무를 심었다.

 


<밭일> 옮겨 심을 민트를 선별하는 구*구씨.


 

밭을 다 일군후 범국민 대회장인 평택역으로...가는 길에 본 전경들.

<전경들> 더위에 지친 전경들, 그중 한명이 미소를 날리고 있다.

 

<버스를 막고 기사에게 뭐라고 속닥거리는 경찰. 함께 탄 할머니께서 크게 호통을 치셨다>

 

<자전거 순례단, 남도에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온 순례단. 따르릉~>

 


 <깃발을 든 고등어씨>

 

<우산을 든 인간 로터리 머쉰 '곳'과 그 옆의 '열무'>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여러 친구들께 당부 말씀>

1. 화단의 민트와 열무가 자랄 수 있게 물 잘 주세요.

2. 화단과 열무밭에 들러 시시 때때로 김을 매주세요.

3. 오줌을 깨끗하게 모아서 비료로 사용합시다. (요강은 아나키방에 있음. 단 엉덩이 싸이즈와 맞추어 보시고 사용가능한 지 테스트를 해주시면 감사)

4. 집 단장을 더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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