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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멈추지 않으면 되는거야.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를 보는 내내..

 

 머리가 터질것 같은 두통과 토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야만 했다.

 

 

이러다간 대한민국이 미치기 전에 내가 먼저 요절이라도 할 것 같았단 말이야.  

 

 

그날 이어진 뒷풀이에까지 어지러운 게 가시지  않더니 홀짝홀짝 흘려넣은 술에

 

제법 취했나 보다. 노래방서 '뭐야 이건'을 지르고 먼저 자리잡은 먼지(보라돌이)

 

옆에 그냥 쓰러졌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불꺼진 사무실에 기어들어가 잠을 청하면서,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밀려왔다.

 

어릴적 좁은 방 안에서 모기장을 쳐놓고 들어간 것처럼 그렇게.

 

여리한 모기가 아니면 그 어느 것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하는 작은 공간.

 

'인권에는 양보가 있을 수 없어..'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무실이 그 작은 공간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올려다 보기에도 힘겨운 계단을 오르는 저 아이는 그 날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 같다.

 

 

제 몸만한 가방을 얹고 계단을 오르면서 숨이 찬지 헐떡거리는 통에 무슨 노래를 하는지 

 

알 순 없었지만, 제 키만한 우산으로 한걸음 한걸음 옮겨놓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신기

 

하기도 하고 꼭 내 모양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속 아찔한 나라에서 활동가로 살아 남는 것이..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계단을 오르는 삶일지라도.

 

 

뒤늦게 가지게 된 '활동가'라는 명함과 수많은 사람들의 세포가 묻어 있는 이 공간이

 

저 아이의 우산처럼, 약하디 약한 내게 다른 다리가 되기도 하고 비바람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것.

 

 

 

다만, 지치지 않고 헐떡거려도 노래를 멈추지 않으면 되는거야.

 

 

 

 

 

 

오늘밤엔 아드보카트의 태극호에 원톱 공격수가 되어 자살골을 넣는 꿈을 꾸면 좋겠다.

 

골을 넣고 운동장을 졸라 뛰면서 토리랑 먼지랑 세리모니를 하는거야.

 

기자들 모인 곳으로 가서 나란히 난닝구를 까면.

 

 

 "올해도 농사짓자!" 

 

 "차 별 철 폐 !"

 

 "한미 FTA 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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