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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똑.똑.똑.똑..
주기적으로 차분한 리듬을 치는 소리.
똑똑똑. 똑똑. 똑똑. 똑똑똑똑..
솔로기타 part.
똑.
제법 큰 물방울이 떨어져 저음 건반.
때마침 스피커에선 이자람의 'belle' 가 흐른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듯 꾸밈없는 음색과 들릴듯 말듯 피아노가 소담하고..
가까운 창에서, 저-멀리 길위에 내리는 빗소리가 'belle' 를 돕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엔 세상의 무게중심이 낮아진다.
젖은 옷이 몸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그렇게 한꺼풀 내려 앉아
어느 누구에게나 매달린 외로움을 만나게 된다.
그 비를 온전히 맞으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던 외로움으로 온통 뒤집어쓰게 된다.
비집고 오르는 잡념은 희석되고 쓸려내려와 발아래 작은 도랑에 먼길을 보내고..
다만 외로운 이들에게 소리도 없는 안부를 실을 뿐이다.
이시간에도 서울의 중심에서 정자를 지키며 몸을 비우시는 신부님과..
한평도 안되는 우산속에서 끝도 없는 들녘을 바라보는 이들과..
또한 그들을 바라보는 푸른 제복의 사람들과..
이땅 억눌린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비가 멈추지 않는다.
아.. 우울해..
어디든 길을 나서면 외로움을 뒤집어 쓴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정 귀찮지 않으면 버스를 타도 안전벨트를 맨다.
오래살려고? 뭐 짜세 안나게 버스 타고 가다가 죽는건 맘에 안들지만, 창밖 구경하며
공상하랴 부족한 잠을 청하랴 그 와중에 죽을 걱정을 하고 살진 않는다.
사고가 나면.
버스가 뒤집혔거나 여기저기 다친 사람들의 아비규환 속 천천히.. 벨트를 풀고
상황 정리에 들어가야 한다.
일단 상태가 심각한 부상자는 밖으로!
내 팔에 매달려 나가는 여기 생명의 은인1.. 저기 생명의 은인2..
당신은 날 따라오고! 당신은 저쪽을 좀 맡아 주시오!
비상대책위원장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이쪽 재난속 로맨스1.. 저쪽 재난속 로맨스2..
후우..
부상자가 피를 많이 흘려요.
도움이 필요해요. 그분은 어디갔죠??
저멀리..
소방차와 의료진이 도착하고 기자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이제 우린 살았군요!!
그런데.. 그분은 어디갔죠?
흐흐.. ...
대충 얘기가 이렇게 된다.
그 옛날 대중교통을 혼자 타기 어려웠던 시절. 좀 더 상상력이 풍부했을 그 옛날엔,
함장님! 이제 더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자네들 먼저 나가게.. 난 여기 남겠네.. 미사일이 얼마 남지 않았네..
안됩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어서 몸을!
어허.. 이건 명령이야!!
함장님.. 저희도 남겠습니다.. 그럴수 없.. 아니! 함장님! 저기..
태권브이가 옵니다.. 흐흑..
빰빠라빰빰빰~ 빰빠라빰~ 달려라 달려~ 정의로 뭉친 주먹~
- 가끔 심심하면 그러고 놀았단 말이지 -
며칠전 집에 가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우연히 올려다본 그림의 전상황!
열차가 도착하고 있는데 다음 배차 차량이 좀더 빠른 속도로 간격을 좁혀가고 있지 않은가.
어.. 어.. 이런..
앞서오던 열차가 도착을 하는데 전광판엔 단 몇초 뒤면 뒤따르던 열차의 충돌??!!
드디어 올게 왔군.
가방끈을 바투 매고.
일단 승강장에 힘 모을 사람들을 파악한뒤. 제길. 막차라 몇안되는군.
저놈은 술처먹어서 상태 안좋고.
탈출구 확인! 소화기 위치 확인!
방독면도 있네? 저거 불량이라고 그러더만.
제길 충돌하겠어!!
일단 최초 충돌시 파편이나 후폭풍에 주의해야 해!!! 에잇!
...
...
...
도착한 열차의 문이 열리고.. 술취한 놈은 유유히 객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전광판의 두 열차는 충돌해 버렸고..
...
난 약 3초 뒤에 문닫히는 막차에 올인.
...
얼마 지나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전광판을 고쳤어야지.. 씨..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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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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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나는 좀 귀찮긴 해도..오랜만에 시원하게 쏟아부으니까 속이 시원한데..^^부가 정보
masil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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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반가워요. 사실 배가 고파서 그런거 같아요.. 밥먹으니까 속이 시원해졌어.^^부가 정보
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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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않냐...좀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아이하나를 데리고 다정하게 웃고 있는 젊은 부부를 보면서, 저 사람들 참 외롭겠구나. 저 둘의 사랑은 어떤 눈물이고 어떤 가슴떨림이었을까. 근데 왜 지금은 저토록 외로워들 보이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또 하나 산책하면서 형광빛으로 빛나는 교회 십자가를 보았지. 아 천국에 가면 되는구나. 천국만 가면 그깟 대추리 그깟 도두리 뭐 이승의 일이 그렇게 큰 일이겠어 싶더라. 그러게 외로움도 종교도 모두 마약이라 이 말씀.부가 정보
masil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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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하지만 그게 너무 달콤해서.. 때로는 그냥 안아버리고 싶은 거 있찌..나는.. 나는 정말 차라투스트라가 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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