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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독자모임 11월부터는 여기에 공지를 잘했더니(?ㅋ) 궁금해하실 분들이 좀 있을 것 같아서... 모임 후기와 소식을 공유합니다.
메독의 열혈 멤버/주최측ㅋ 이황현아 님이 워낙 열심히 정리해서 메일 보내 주셔서, 메일링으로만 보기 아까워 허락 받고 퍼올립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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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월 메이데이 독자모임 후기 [펌]
2011년 11월 18일 제10회 메이데이독자모임에는 OO, OO, O, OO, OO, 그리고 저 이렇게 여섯 명이 참석했습니다. 오실 수 있었던 몇 분은 당초 일정에 약간 착오가 생겨 못 오셨구요. 오늘은 먼저 메이데이출판사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모임 정리로 들어갈까 합니다.
강우근 님의 <들꽃이야기>가 문광부 추천도서가 되었다지 뭡니까. 더불어 이해영 님의 <낯선 식민지 한미FTA>는 뒤늦게 정세를 타고 국방부 불온서적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룩했답니다.ㅋ 메이데이출판사가 이런 두 가지 일로 유명세를 탔다네요.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기뻐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본 책은 <라피끄-팔레스타인과 나>였는데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두 분께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뎡야핑과 냐옹 님. 뎡야핑 님은 진보넷 활동가이시기도 한데 앙겔부처로 유명한 진보넷 블로거이며 2004년부터 활동하고 계시고요. 냐옹 님은 <라피끄> 책을 보고 팔레스타인에 관심을 가지다 아랍어 공부도 할 겸 활동가가 되셨다고요.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일만 시키고 개풀이 아랍어^^였다지요. 뒤풀이 때 안 사실이지만 냐옹 님은 디자이너시랍니다. 이렇게 두 분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곧장 책 내용으로 들어갔는데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메독이 말하고 두 분의 얘기를 듣는 것으로 진행했어요.
메독의 느낌은 네 가지 정도로 모아볼 수 있는데요. 첫째, ‘장벽’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인지 불쌍하고 안됐다는 느낌이 크다는 점, 둘째, 평화적 관점을 갖는다는 게 시혜적 접근은 아니겠지만 그런 식의 생각이 많이 든다는 점, 셋째, 과연 우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져야 할 시선은 어떤 것인지 고민된다는 점, 넷째, 책을 읽고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라는 곳이 정말 궁금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럼 이런 얘기를 전해 듣고 두 분이 하신 얘기를 죽 적어봅니다.
이 책은 본디 자료집을 만들어 대중에게 배포하려던 것이었다구요. 메이데이 편집자의 제안으로 책으로 변화되어 나온 것이구요. 책에 대한 반향이 그리 큰 것은 아니었지만 2쇄까지 찍었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를 알리는 계기도 되었고 팔레스타인 기초입문서의 역할도 하게 되어 뿌듯하다고요. 특히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내용은 주로 외국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지형에서 나름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신답니다. 팔레스타인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루트는 주로 알자지라, 팔레스타인 현지 저널, 미국에 있는 트위터 현장활동가들이라고요.
이어 현장에 다녀오신 두 분의 체험담이 소개되었는데요. 생생하게 전해드리죠.
작년 이맘때 ISM(International Solidarity Movement)을 통해 들어갔다고요. 바로 요즈음이 올리브 수확기라 이때 생길 마찰에 대응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라네요. 17일 일정이었는데 12시간 직항으로 가도 이틀을 비행기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3일 정도를 빼면 2주 정도 일하고 온 셈이라고요. 솔직히 부담될 수도 있었으나 가서보니 그런 우려는 싹 가셨다고요. 무력충돌은 전혀 없었으며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일상을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인상이 무척 강했다고요. 그곳 사람들이 올리브 수확에 전념하다 가끔 이스라엘 사람들과 접하게 되면 흠칫 놀라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연민의 정이 더욱 깊어지더라고요.
보통 시중에 나와 있는 여행책자들은 이스라엘에 집중되어 있어 팔레스타인을 보려면 한계가 많으니 예전에 나온 책을 보라더군요. 옛날 책이 그나마 팔레스타인을 표기하고 있다고요. 팔레스타인에 도착한 날이 주말이었는데 그곳 주말(금~토)이 이곳 주말(토~일)과 다르다는 것을 깜박하고 애먹은 이야기도 있네요. 주말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오로지 택시밖에 없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가려해도 우리 돈으로 30만 원을 쓸 수밖에 없다고요. 팔레스타인에 대해 아무리 잘 알아도 실전에서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메독 여러분들이 장벽 얘길 많이 하셨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어떤 느낌이냐고 물으시더군요. 직접 본 장벽은 8미터 정도로 2~3층짜리 건물을 보는 느낌이라고요. 특히 이 장벽을 위에서 바라보면 그 느낌이 훨씬 강렬한데 구불구불한 라인이 끝도 없이 계속 이어지는 걸 보면 이곳이 어떤 곳인가를 절실히 느낄 수 있다고요. 이곳은 점령지이고 검문소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검문소 앞 병목현상도 심한데, 이런 것에 사람들이 잘 적응해있다고요. 시간 늦는 건 일상적이므로 다들 시간에 여유를 지니고 있다고요. 아니 구조적으로 시간 개념을 지킬 수가 없는 거겠죠.
팔레스타인에 가보고 싶다는 메독 여러분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에 두 분은 얼마든지, 누구라도 갈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워줬습니다. 영어, 아랍어 조금만 할 수 있으면 별 어려움 없다고요. 그쪽 사회는 워낙에 네트워크가 잘 짜여 있어 맘만 먹고 한 사람만 소개 받고 가면 가서 그 인맥으로 연결 연결해 아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올 수 있다고요. 또 사람들은 얼마나 순박하고 따뜻한지 한 번 가면 반드시 또 가게 될 거라고요.
현지에서는 ISM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현지 적응을 할 수 있다는군요. 팔레스타인에는 엄청나게 많은 NGO들이 있어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구요. 올리브수확기 때는 올리브수확 자체를 프로그램화해 가동하기 때문에 연중 가장 좋은 방문기라고요. 우리로 치자면 농활필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점령민의 폭력으로부터 올리브 수확하는 팔레스타인들을 보호하는 명분 있는 연대활동이랍니다. 점령민인 이스라엘인들은 올리브 수확기에 팔레스타인들이 올리브 수확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지만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해 지기 전에 빨리 정리하고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이즈음은 해가 빨리 뜨고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둘러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두 분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미친 듯이 일만 했다”고요. 올리브 수확하고 있는 내내 점령민들이 총을 들고 다니며 감시를 해 불안과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고요. ISM을 통해 들어가면 보통 나블로스와 헤브론으로 나뉘어져 배분되는데 두 분도 각각 따로 들어가 일했다고요. 올리브 수확을 한 후에는 압착 정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이스라엘 브로커들이 사이에 껴 수작을 부리며 착취를 일삼는다고 합니다. 정말 몹쓸 것들입니다. 올리브 수확지의 지형은 대개 위쪽 이스라엘이 아래쪽 팔레스타인을 내려다보고나 굽어볼 수 있는 구조라고 하니 감시로 인한 긴장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안 봐도 알 것만 같았습니다.
책의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서안지구에는 60%가 팔레스타인들입니다. 이 지역에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노동자들이 많고요. 팔레스타인을 들어오는 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거쳐 들어오는 두 개의 길이 있는데 두 분은 이스라엘을 통해 들어왔고 이때 중국인과 필리핀 노동자들이 입국통로에서 따로 끌려가는 것을 봤다구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OO 님이 오셨는데요. OO 님은 이 책을 같이 읽자고 제안한 바 있죠. 그래서 자연스레 제안 동기를 물었는데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가다피 죽음을 보면서 한 인간의 말로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인권교육을 하면서 난민권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리 와 닿지는 않았다고요. 그리고 아랍혁명 정세도 있고 하니 같이 읽어보자고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는 검문소가 나올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다고 리얼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가면 언제든지 불심검문을 당하게 된다며 종류는 세 가지라고 일러주셨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아는 검문소, 다른 하나는 이동식 검문소, 셋째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요. 여하튼 이 3개 검문소 중에 경험한 것은 이동식 검문소였다고요.
왜 팔레스타인은 해방되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문제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하셨네요. 물론 유엔을 비롯해 이미 ‘고립장벽불법권고안’이 많이 나와 있는 상태이면서도 이런 상황이 유지되는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밀고 있고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이 암묵적 지지를 하는 데다가 별 관련 없는 호주까지 힘을 싣고 있어서 그렇다고요.
뎡야핑 님은 솔직히 오바마 취임 직후 팔레스타인이 독립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는데요. 지금은 지형이 많이 달라져 유엔을 아랍과 유럽에서 지지하고 있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죽도록 반대하고 있지만요.
자신이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독립 이후라고요. 팔레스타인 독립은 시간 문제로 독립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는데 문제는 식민지 해방된 상황에서 그들이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본다고요. 이런 상황은 항일무장투쟁을 하던 우리들 선조의 모습과도 오버랩되지요. 식민지해방투쟁에서의 내부 갈등도 연상되고요.
현재 고립장벽은 점점 더 팔레스타인 안쪽으로 쳐지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는 팔레스타인 독립 이후 영토장악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스라엘의 욕심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요.
이때 다시 고립장벽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왔는데요. 두 분은 고립장벽을 처음 봤을 때 너무 높다란 그 벽에서 압도적 위압감을 느꼈다고요. 위쪽에서 보면 꼬불꼬불 이어지는 라인이 다 보여 고립장벽을 정말 실감할 수 있다고요. 한편으로 팔레스타인의 환경오염은 그 도를 넘어선 지 오래됐다는데요. 유해한 공장들이 마구 들어서 상상도 못할 정도의 오염물이 나오고 있어 암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요. 물 문제 또한 심각한데 고립지구인 가자지구가 가장 심각하답니다. 갈등이 폭발하면 제일 먼저 폭격하는 곳이 발전소와 병원 등인데 폐허더미에서 나오는 오염원들도 심각하구요.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과 이스라엘만이 징병제를 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병역거부처럼 이와 관련한 운동이 있는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거기서도 군대 안 가면 사회생활에서 마이너스고 종교적으로도 그렇고 병역거부까지는 못하고 집총거부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요. 군수산업이 막강하고 군사주의 문화 심각한데요. 거기도 우리처럼 방위도 있다는군요. 남성이나 여성 모두 군대에서 차별 받기는 마찬가지구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인으로서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구요. 단일한 사회에서 싸이코 취급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집단주의가 팽배해있고요. 이스라엘에서 평화운동은 지극히 세력이 약하고 좌파운동도 망했다고 본다고요.
팔레스타인에서는 BDS(불매운동(boycott), 투자 회수(divestment), 제재(sanction) 등(이 셋을 합쳐 BDS) - 2009년 가자에서 벌어진 학살 이후 세계의 시민들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책임을 행동에 옮겼다. 세계적인 BDS 운동이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종식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했던 것처럼, 우리는 지난 2005년 170개가 넘는 팔레스타인 조직들이 요청한 BDS 운동에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프레시안 기사 중에서 인용) 운동을 국제적으로 벌이고 있는데, BDS금지법이 올해 5월 이스라엘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스라엘에도 20%이 아랍인들이 있으니 이들과 자국 활동가들의 발을 묶어두려는 의도로 시행됐다고 본다. 지난 오큐파이 글로벌에 이스라엘도 나왔지만 팔레스타인 언급은 없었다. 이스라엘 사업주와 팔레스타인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노동법 적용 여부를 놓고 분쟁이 있었던 영화를 봤는데(노동영화제 상영작인데 제목이 생각 안 남)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인정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극복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뎡야핑 님이 소개한 그 영화를 잠깐 소개하면,
< 벽을 무너뜨리며 >
(2004, 이스라엘, 47분, 비디오 48)
< Breaking walls >
(2004, Israel, 47min, Video 48)
<벽을 무너뜨리며>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삶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다큐멘터리 제작 그룹 ‘비디오 48’의 신작이다. 미국의 노동 벽화 작가인 마이크 알레위츠가 이스라엘의 아랍거주민 지역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방문하게된 것을 계기로 제작된 <벽을 무너뜨리며>는 미국 활동가 마이크, 그를 초청한 지역 단체인 노동자상담센터 (Workers Advice Center = WAC)의 간사 다니 벤 시몬, 건설 노동자 무사브 살라메를 통해서 아랍계 노동자의 현실과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 그리고 국제연대의 계기를 소박하게 재현해낸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을 차단시키는 거대한 벽을 쌓아올리는 상황에서 이들 노동자들은 벽을 넘어서기 위한 연대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며, 관찰자의 위치를 넘어서서 벽화의 완성에 동참하게 되는 살라메는 자신의 소박한 바램을 이렇게 표현한다. “노동자의 연대만이 오직 저 벽을 넘어설 수 있다”
비디오 48
Video 48
비디오 48은 이스라엘 영토내의 팔레스타인 민중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하는 대안적 영화제작자들의 그룹이다. 현재 백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모든 삶의 영역에 걸쳐서 제도화된 착취의 구조에 의해 고통받고 있으며, 비디오 48은 이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벽을 무너뜨리며>는 비디오 48의 세 번째 다큐멘터리이다.
팔레스타인에는 유엔 활동가들이 많이 있다고요. 면적은 충남북도 정도인데 이스라엘인이 6~7백만이 살고 있고 서안지구에 240만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140만의 팔레스타인이 살고 있지요. 레바논에 난민이 많고 요르단 인구의 절반은 팔레스타인인이라는군요. 시리아가 난민 신분에 우호적이었는데 최근에 아랍혁명의 여파로 경색되었다지요. 대부분 아랍국가가 내부 정치 문제가 심각하니까요.
이제 팔레스타인 문화에 대해 접근해보지요. 팔레스타인에서도 우리처럼 인터넷 다 한답니다. 자체 방송국이 없어 이집트와 레바논 방송을 주로 보고요. 물론 알자지라도 많이 봅니다. TV를 보면 놀라운 게 여자들이 옷 벗고 나오는데 이건 바로 이집트방송이기 때문이고요. 방송에서는 연애도 하고 마치 헐리우드 같은 장면들이 막 나오는데 현실에서는 여자들은 히잡 쓰고 연애도 못하고 그렇네요. 그렇지만 우리가 아는 것처럼 못 쓰게 하는 게 아니라 그곳 여성들은 히잡을 쓰는 게 여성의 존중이라고 스스로들 생각한다고 하네요. 종교적으로 술은 금지되어 있고요. 라말라와 동예루살렘 같은 도시에서는 히잡을 하나의 패션처럼 즐기고 있어 무척 다양한 형태의 히잡이 유행하는데 시스루형도 있지요.
두 분이 갔던 서안지구는 가자지구와는 많이 다른데 1987년 1차 인티파다의 영향으로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을 이슬람에서 찾고 있다고요. 히잡을 쓰도록 강요한다거나 술을 먹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에서 이슬람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기 때문에 자발적인 것으로 봐야한다고요. 이런 점은 다른 세계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지요.
그런 반면 인티파다 후에 여성들의 불만이 마구 터져나왔는데요. 여성들이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네요. 주식인 빵은 주로 사다 먹고 양고기나 생선 등 반찬도 사다 먹고요. 요리에서 해방된 여성들이라~ 부럽네요^^
이곳에 처음 가면 팔라페를 먹게 되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그것만 찾았다는데요. 팔라페는 우리 식으로 떡볶이 정도에 해당하는, 아랍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라고요.
올리브를 생각하면 팔레스타인이야말로 기후가 너무 좋고 비옥한 땅이라는 생각에 축복받은 땅이라 할 수 있지만 그곳에서 생산한 농산물들은 모두 미국과 유럽으로 넘어가니 불행할 수밖에 없죠.
이런 얘기를 나누는데 OO 님이 무거운 질문을 던져주셨죠.
오랫동안 그 땅은 왜 그렇게 힘겨웠을까요? 종교, 역사, 문화적으로 지배당해야만 했던 이유가 뭐였을까요? 이에 대한 답변은 이랬는데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국가가 필요했고 자신들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상징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스라엘인들의 인사가 뭐였는지 아나? 그게 바로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였다. 처음에 그들이 가고자 했던 곳은 우간다였는데, 필요에 의해 그렇게 바뀌어 간 거다. 그러면서 이스라엘도 유럽 제국주의로 영합해 들어갔다고 본다.
미국의 언론조작은 어마어마한 수준이고 유대인들의 로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군요. 이들이 내놓는 메시지는 한결같이 “팔레스타인은 안 된다”는 것이구요. 성지순례와 시오니즘은 민족주의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확산된 것이라구요.
한국인들이 탈무드를 안다는 것에 심지어 그걸로 아이들 조기교육을 시킨다는 사실에 놀라는데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요. 한국인은 어찌 보면 유대인들과 가까운데 이 땅에서 (유대교와 사이도 나쁜) 기독교가 득세하는 걸 봐도 아이러니하다고요.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지듯 하더니 어느새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으셨죠.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적을 때는 3명 많아봤자 7명, 통상 5명 정도가 일하는 활동가단체구요. 모두 생업을 따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1회 정기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슈 터졌을 때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 여 명에 달하는 후원회원들이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든든한 버팀목이죠. 기자회견을 빙자한 작은 집회 방식으로 활동하며 쿠피에 등 팔레스타인 물품을 팔아 단체운영에 보태고 있습니다. 2003년 이후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사진 한 장 안 남기고 발표문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이 후회돼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남기려 합니다.
끝으로 메이데이독자모임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BDS운동에 동참해 주십사 하는 건데요. 팔레스타인은 내부 경제가 초토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곳엔 이스라엘 물건과 중국산 제품이 더 많지요. 팔레스타인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세요. BDS운동을 전 세계로 퍼뜨려 나갑시다. 브라질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내쫓은 것처럼, 바디샵(이스라엘 투자 기업)에 항의하고, 침략자를 먹여 살리는 일에 동참하지 않을 것을 결의합시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는 것은 뭔가 남습니다. 인텔의 칩이 안 들어간 컴퓨터가 없고 코카콜라를 완전히 거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교수라고 강연을 거부당한다면 그것도 또 다른 문제를 노출합니다. 그러니 BDS운동에 동참하되 무조건이라기보다는 경우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대개의 경우 윤리적인 측면에서 분명하기 때문에 거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BDS는 이제 전 세계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한국이 이스라엘과 굉장히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이 사실은 지극히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만, T50 관련 무기수입국으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과 이스라엘의 테크유니온이 2009년부터 카이스트와 교류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은 무기수입으로 2천8백억 원을 쓰고 있으며 (실전에서 이미 쓰였고 쓰이고 있다는, 끔찍한 이유로) 이미 검증된 기술이라며 이스라엘의 군수산업을 모방하려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런 측면도 알려졌으면 합니다.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BDS운동에 동참합시다. 둘째, 팔레스타인을 여행합시다. 직항왕복 120만 원이면 됩니다. 직접 가서 느끼고 옵시다. 셋째,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측은지심을 넘어 연대합시다.
이번 메이데이독자모임은 팔레스타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자부합니다. 뎡야핑과 냐옹 님은 자정 넘은 뒤풀이에서까지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셨구요. 뒤풀이 자리에 계셨던 분들에게는 메일주소도 일일이 받으시며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소식지를 보내주시겠다고 했는데요. 확인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벌써 어제 소식지를 보내주셨더라구요. 두 분께 무척 감사한 일이지요.
당일 참여하시지 못한 분들 중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소식지를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nablus3@gmail.com(Palestine Peace Sol)으로 메일주소를 알려주세요. 그럼 메일링리스트로 소식지를 받아보실 수 있으니까요.
다음은 뒤풀이에서 홍보해주신 연극 상연 소식입니다. 참고하시구요.
팔레스타인 가자에 대한 연극 상연 소식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했던 그 끔찍한 2008년, 2009년을 기억하시나요? 그때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연극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말하세요>라는 이 연극은 이미 작년에도 상연했었는데, 올해도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극장에서 12월 2일~4일, 총 3일간 연극하신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만나서 깊은 고민(?)을 나눴어요. ㅎㅎ 이것도 후기를 써야할 텐데..; 암튼 상연료는 무료구요, 조만간 더 자세한 소식 전할께요. 함께 보러가요!! ---> 3일간 진행되는 연극은 오후 4시 한 타임만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12월 11일(일)[애초 공지된 12.10(토) 대신 일요일로 변경] 3시부터 회원 만남의 날 행사가 있는데, 이날도 참여해 주십사 홍보를 해주셨네요. 장소는 홍대 앞 ‘한 잔의 룰루랄라’라고 합니다.
휴~ 정말 이번 메독 정리는 길군요.
알지 못하던 팔레스타인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기쁨과 그걸 같이 공유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저를 이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끝으로 가장 중요한 다음 달 메이데이독자모임 알려드려요.
12월 메독은 22일(목요일) 저녁 6시 반[7시에서 변경]이구요,
한 시간 가량 저희 모임을 한 후 메이데이출판사 식구들[+기획위원들]이 함께 모여 송년회를 겸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준비해 오실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1년 동안 메이데이독자모임을 한 소감문을 써오시는 겁니다. 플러스 새해 제안사항도 좋습니다.한 해를 정리하면서 메이데이독자모임에 대한 소회를 같이 나누자는 거지요. 평가와 계획 나눔 정도가 될 수 있겠네요.
모두모두 참석해주시구요.
허심탄회한 얘기 나누며 새해에 더욱 발전하는 메이데이독자모임 함께 만들어 가요!
이황현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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