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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시립 도서관 아동열람실에 영어책이 꽤 많다.

다 손 때가 묻어 있고  백프로 부록(테이프) 파손이라고 쓰여있다.

거기 있는 책을 다 볼 생각이다. 

엊그제는 리틀 베어 동화책 두권을 보았는데 그, 무슨 재질이라고 하지?

삽화가 칼라이긴 한데 보통 아이들 책처럼 반들거리는 재질이 아니고

또 하드커버가 아니라서 담백하니 좋았다. 아무튼 그림을 모리스 샌닥이

그렸는데 집에 있는 다른 그림책과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좀 놀랐다.

(오전에 즐겨 가는 커뮤니티에서 이 분이 여든 훌쩍 넘겨서 커밍아웃 했단걸 알게 됐다.

몇십년 같이 살던 파트너가 죽고 나서 하신건데 커밍 아웃이란  정말 힘든가 보다.)

 

 

영어.

어릴때 중학교 교사이던 아빠가 억지로 무슨 영어 테이프를 사서 방학마다

외우게 하고 나중엔 영어 교과서를 외우게 해서 완전 방학이 악몽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나 그런 방법이  아이한테 영어를

기피하게 하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에 손꼽히는 방법이란걸 알게 됐다.

그 시절의 트라우마라고 해야 할지, 난 영어가 싫고 정이 안가고, 영어 뿐 아니라

영어말 하는 사람들도 관심없고 영어 비디오니, 노래는 딱 싫고 그렇게 됐다.

그런데... 논문을 쓴다는게 프리프린트나 저널에 실은 논문만 접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그걸 만드는 사람들하고 접하고 이야기하고 해야 한다는게 문제다.

즉, 학회에 가서 이야기하고 물어볼거 있으면 물어보고 하면서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아주... 처음엔 공항으로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또 학회장 다과 시간엔 입이 안 떨어진다.

나 같은 사람일수록 발표를 하는게 좋다, 오히려.

그러면 따로 내 소개를 안 해도 되고

자연스럽게 다가와 인사하는 사람도 생긴다.

그런데 뭔가 새로운걸 접하고 싶어서 가는 학회라면

내쪽에서 발표할건 없으니까 역시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면서

먼저 다가가야 하니까 말이다.

모든 학자들이 다 블라 블라 외향적이진 않을거다, 암.

한국에서 열린 학회에 임하는 내 모습만 봐도.

그래도 말이 자유로운데 안하고 있는거하고 무지 불편한 마음으로

얼어 있는거하곤 다르잖아.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거 나한테 편안한 수준으로 읽고 말할 수 있도록 애쓸까 한다.

육백만 단어 읽기. 이 방법이 딱인것 같다.  그냥 죽죽 읽으면 된단다.

단, 쾌적한 속도로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시작해서.

리틀 베어처럼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모, 어릴적 재미나게 보았던

클라우디아의 비밀이나 요새 뜬다는  홀도 보고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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