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시작이 아마 2003년 여름부턴가 그랬던 거 같다.

 

98년 이후로 아침에 '큰 일'을 한번도 거른 적이 없는데

매일 그 '일' 볼 때마다 책을 잡는 버릇이 생겼다.

그게 그러니까 한 5년쯤 되는 것 같다.

 

책 종류도 여러번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던 책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 THE PICTURE HISTORY OF THE WORLD 大世界의 歷史>>( 株式會社 三省出版社. 1982) 열두 권.

 

세로쓰기에 숫자는 죄 한문으로 통일했고, 쪽마다 반드시 사진이든 삽화든 도표든 빠지지 않은 역작이다.

 

출판사 스스로 썼듯이 "고대문명에서 격동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6천년의 장대한 발자취를 說話形式으로 구성한 通史!".

 

1. 人類의 誕生/古代 오리엔트

2. 極東의 黎明/그리이스 世界

3. 大로마 帝國/古代의 印度

4. 아시아의 中世/이슬람 世界

5. 中世의 유럽/西域의 興亡

6. 아시아의 王朝/르네상스 時代

7. 絶對君主時代/東洋의 專制國家

8. 프랑스 大革命/유럽의 榮光

9. 新大陸의 明暗/東南아시아

10. 印度와 中近東/極東의 近代

11. 現代에의 序曲/戰爭과 革命

12. 列强들의 角逐/오늘의 世界

 

지난 5천년 동안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열심히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벌여왔다. 단 하루도 그 일을 거르는 법이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전쟁기계! 하루 서너쪽 씩의 '달팽이' 독서(약간 향내가 나는;;)에서 내가 느낀 인류에 대한 인상이 이거라니. 사람들의 전쟁 본능과 파괴 본능이 이 책들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시대에 와서는 아예 지구 생명체 전체를 위협할 정도로 극대화돼 있는데 지난 역사란 걸 돌이켜보더라도 인류의 미래란 게 그닥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 비관적인가?

 

기원전 12세기 고대 이집트에서 있었던 인류 최초의 스트라이크, 진승과 오광이 세운 최초의 농민정권, 후한말의 농민반란, 로마의 스파르타쿠스, 프랑스 혁명과 파리꼼뮨, 러시아와 중국에서 일어난 사회주의 혁명, 쿠바, 베트남, 68 같은 흥미롭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목들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또 다른 본능도 꼼지락대긴 한다.

 

아무튼 이 책들을 덮으면서 불가피한 전쟁과 투쟁 앞에서 '즐겁고 풍부한 계급투쟁'을 조직하고 싶은 욕구, 내면과 세상을 함께 혁명하고픈 욕심 같은 게 일어나는 걸 느낀다.

 

지난 5년 아침 첫 시간을 늘 함께 했던 친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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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22:21 2008/02/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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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덩 2008/02/28 14:47 URL EDI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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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 2008/03/14 02:06 URL EDIT REPLY
어! 500명 남았음. 와~ 또 빛을 발하시는군요!!! 미리 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