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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지부신문 칼럼

쌍용차지부의 공장점거파업이 20일을 넘었다. 1300여명의 조합원들이 공장을 지키고 있다. 가족들도 천막을 치고 합류했다. 공장 안 70미터 굴뚝엔 비정규직지회를 포함해 세 명의 조합 간부가 3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1998년 현대차 36일 파업 때와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그동안 희망퇴직한 노동자는 1600명을 넘어섰다. 8일 쌍용차 사내전산망인 큐빅넷으로 해고 인사명령이 최종 통보된 노동자는 976명. 쌍용차는 이날 현장관리직인 직장과 공장 354명의 보직도 함께 해임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공장점거파업에 들어가면서 공장 사수에 동참하지 않는 조합원 1000여명을 제명시켰다. 하지만 소명절차를 열어뒀고, 제명된 조합원 가운데 복귀하는 숫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 반면 쌍용차 사측은 정리해고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동원해 공장 바깥에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노동자들을 동원하는 게 여의치 않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지난 7일 노조가 파업을 풀고 굴뚝농성을 해제하면 정리해고를 유예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다. 쌍용차지부는 “무장해제하라는 거냐”며 거부했다. 지부는 8일 그동안 노조가 제시했던 자구안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당장 공적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공기업화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4월7일 상하이차 51.33% 주식 소각, 주간5시간+야간5시간, 3조2교대 일자리 나누기로 총고용 유지, 노조의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원 출연, 공사 및 연구개발비 1000억원 쌍용차지부 담보 등을 회생방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쌍용차 사측이 976명을 정리해고시켜놓고 2012년까지 841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를 인용한 10일자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10년까지 2670명을 유지하는 쌍용차의 생산직 인원수는 2011년에 2931명, 2012년 3511명, 2014년 3731명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를 해놓고 추가로 인원을 뽑겠다는 것은 기만적”이라며 정리해고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서는 매일 저녁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대오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쌍용차지부는 “현장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9일에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평택지역 세 개 종단이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에서 경찰병력 투입과 정리해고에 반대하고 정부중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각계의 시국선언과 6월10일 범국민대회에 이어 11일 화물연대 파업, 19~20일 금속노조 전면파업, 27일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7월초 “모든 조합원이 한날한시에 전면·거리투쟁에 나서는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9일 밝혔다.

 

11년 전 정리해고의 ‘아픔’을 먼저 겪었던 현대차 노동자들의 격려와 지지와 연대만큼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지지 대자보, 지지 현수막 보내기부터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연대파업까지 정리해고라는 ‘집단학살’에 맞선 “함께 사는 투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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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1 07:11 2009/06/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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