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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on 2007/01/23 14:18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노사공동사업으로 하고 있는게 있다. 물론, 병원일이다.

 

얼마전 그 사업장에서 노조 선거가 있었고 노사공동사업이 시작되고 소위 '현장파' 성향의 노조 집행부가 당선되었다.

 

몇 년간 그 일을 해 오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지역동지들에게 물어봤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더랬다.

 

노조 집행부를 만났다. 노사 공동사업이라 노조 사람들을 아주 가끔(주로 처음에만 살짝 인사하고 그 다음에는 볼 일이 없다) 보게 되는데, 집행부가 바뀌었으니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라도 만나야 한다고 해서 조합 사무실에 인사를 간 것이다.

 

노조 산안 실장 : 회사를 먼저 만났느냐, 노조를 먼저 만났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어떻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거냐?

 

연구 책임자 : 회사랑 노조랑 같이 만났어요. 저는 중립이지 절대 어느 편도 아닙니다.

 

물론, 3년을 넘게 사업을 진행했건만 한번도 문제제기 하지 않았고 현장 선전이나 조직을 하지도 않았던, 그나마 놀고 먹었던 집행부 탓에 현장에서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도 새로 당선된 동지들의 이해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한것은 맞으나, 더 큰 것은 노사공동사업은 절대 중립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에 대해서 미리 상의하자 하여 노사공동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건만... 노조는  빠진 관리자들만의 자리에서 발표해야했고,

 

이런저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니 '일부의 이야기고 왜곡될 수 있으며, 정확하지 않은 현상일테니 일단, 우리 회사의 전체 틀은 다른 사업장에 비해서 괜찮은 수준이라고 이야기해주시고, 약간의 한계가 있다는 수준에서 정리해주시면 좋겠다 하고'

 

현장 조사 한 결과를 보여주니 '개선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 개선이 불가능한데 이 이야기를 하면 마치 문제가 너무 큰것처럼 해석될 수 있으니 조합원 발표 시에는 내용을 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

 

조사의 모든 과정은 사측이랑만 상의하고, 보고서에 대한 피드백도 사측것만 받고, 이런 토론이 노조가 배제된채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도 않는 연구진들이 과연 중립일까?

 

노사가 '하기를' 합의한 것만으로 '노사공동'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과정을 함께하더라도 형식이 아무리 노사공동으로 만들어지더라도 그 내용이 노동자 편에서 쓰여지지 않으면 그것은 합리를 가장한 '사측편향'의 반영일 뿐이다.

 

노동자 편에서 노동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토론하고 내용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그것은 사용자 편이 되는 것 아닐까? 노동자들의 힘이 클때, 현장의 조직력이 튼튼해서 노동조합이 회사가 하는 일에 얼마든지 딴지를 걸수 있고 제제를 할 수 있을 때만이 노사공동 사업의 가능성은 열리는거 아닐까?

 

결국... 중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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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3 14:18 2007/01/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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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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