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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풍화작용
결별은 쉬운 일, 그러나 그 다음이 항상 문제인 것이다.
사고(思考)는 항상 사실적인 힘임을 믿고 있다.
끊겠다는 의지가 끊는 행위와 같은 것을 뜻하는 셈이다.
그러나 사실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
한 미소나 한 눈동자, 한 목소리를 기억의 표면에서 말살해 버리는 것은
많은 국가와 시간의 풍화작용의 도움이 필요하다.
잊겠다는 의식만으로는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관념이 긍정한 행위를 우리의 감성이 받아들이기에는 또 하나의 훈련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듯이 완전한 자유의지는 아닌 것 같다.
- 1964년 1월 20일 -
암흑의 장막이 하늘을 덮고 비가 그칠 새 없이 창문을 두들긴다.
벽난로의 불은 꺼지고 말았다.
독서에 피곤해진 눈을 쉬게 하려고 책상 앞에 하염없이 앉았노라니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절절한 고독감뿐.
이웃 방에서 도란도란 들려 오는 독일어도 나의 쓸쓸한 심정을 한층 북돋을 뿐이다.
마치 두더쥐가 땅속의 온기(溫器)를 탐내듯,
인간은 한 줌의 친절함과 인정(人情)의 필요를 느끼는 생물이었던가.
모든 것이 나에게 무관심하구나, 하는 생각은 아무래도 견디기 어려운 서러움이다.
따스함을, 이해를, 건강을 갖고 싶다.
살고 싶은 의욕을 갖고 싶다.
생각해보면 서울 곳곳에 돌아다닐 만한 곳이 많다. (물론, 삶의 여유와 발품은 필수다.)
2주일에 한번 쯤(몸이 찌뿌둥하고, 도서관도 마침 휴관해주는 날엔-.-;) 바깥 바람을 쐬려고 남산으로 향한다.
서울 도심에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건 꽤 매력적인 일이다.
버스가 이끌어주는 대로 남산타워까지 오르는 입구에 당도하면,
그 짧은 코스를 헉헉 거리며 오른다. 운동 부족? 맞다.
그래도 나는 가파른 경사에 만족하며, 꼭대기에 올라서는
공자가 뭐시기 산을 오르며 느꼈을 호연지기를 상상해본다.
그래, 아등바등하지 말자.
그 순간, 늘 산통깨는 건 연인들.
'저기요, 사진 좀 찍어주세요'(뷁, 셀카질 하란 말이다.)
아이들이 햇빛 받으며 뛰어놀고, 가족과 함께 단란한 오후를 보낼 무렵.
난 그것도 등산이라고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꾹꾹 누르며,
모르는 애들 옆에서 맥주를 한 캔 마셔준다.
그리고 나선?
혹여 산책로를 따라 주욱 걸어 내려왔을 것을 상상했다면, 그건 섭섭.
난 그저 바람 좀 쐬려고 갔을 뿐이므로
그냥 버스타고 내려온다. 랄라~
p.s)
국립과학원 옆 114계단에서. 이 애들은 전혀 모르는 아이들 .^^;;
옛날에 이 계단이 전생, 현생, 내생의 삼세의 인생사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번민이라던 108번민을 상징하는 108계단이 아닐까란 상상을 해봤으나...
실제로 세어본 결과 114개의 계단이었다.
이 계단은 절대...네버...
내려는 가봤지만, 올라가 본 적은 없다.
더운 여름 이 계단을 오르는 건 자기학대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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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익스트림을 맛보려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계단이라고 하더군요. 연속 4단 점프가 가능한 곳이라던데요 ㅋㅋ2. 혹시 '산통깬다'란 말의 유래를 알고 계신지... 점 칠때 대나무 막대길 하나씩 뽑는데(산통점) 그걸 담아두는 통을 말한다더군요... 주역점 같은거요.. 성리학자들의 필수품이었죠.. 산통을 깬다니. 재밌는 표현이에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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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익스트림의 세계란~ 감히 넘볼수 없는 세계군요.전, 발 한번 삐끗해도 죽을 것 같던데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