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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책 읽기

 

가. 쥐 I / 쥐 II, 아트 슈피겔만, 아름드리미디어, 2002/02


만화책을 읽는 건, 지독히 책을 혐오하지 않는 바에야 항상 즐거움이다. 거기다가 딱 한번 뵌 분이 준 선물이라면. 작가의 아버지가 보여준 아우슈비츠에서 생존을 위한  긴장과 50년이 지난후 아들이 아버지와 일상적으로 충돌하는 갈등을 동등하게 위치시킨 점이 탁월하다.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사건보다 나의 시시콜콜한 고민이 평상시에는 더 중요하지 않던가? 작가에겐 그 어떤 과장도 없어 보인다.

     

나. 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승산, 2005/06

 

Heuristic ^^. 대가의 탁월한 점은 우주론에 관한 문외한이라도 어려운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탁월한 비유를 제시하는데 있다.물론 물리학의 몇가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더 읽기 쉽다. 어려운 주제인 듯 하지만, 현대물리학을 관통하는 주제는 물론이거니와 끊임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대주의/절대주의 라는 철학적 논쟁과도 얽혀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재미있는 이야기꺼리 중에 하나는 미래로부터 온 사람이 발견될수 있는 최초의 순간이 타임머신의 발명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가 아직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 아직 타임머신은 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유가 궁금하거들랑, 사서 읽어주세요. ^^

 

물론 그는 과학자답게 아직까지 논쟁이 되는 혹은 증명되지 않은 것들에 조심스럽다. 시간의 근원에 대해서도 몇가지 근사한 이론을 소개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신비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현대과학이 설명하는 한계를 명확히 하는 세련됨도 갖추고 있다.

 

 

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합본), 더들라스 애덤스, 책세상, 2005/12


30초마다 배꼽을 잡을 수 있는 풍자와 비약으로 가득한 SF다. 너무 두꺼운 것은 둘째치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다가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로 다른 사람이 짜증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책을 이끄는 황당무계한 설정은

 

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소설속 재등장(Recursive)

2. 1. 의 책에 적힌 지구에 대한 단 한마디 언급 = '무해함' 혹은 '대체로 무해함(Mostly Harmless)'

3. 은하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 = 42

4. 3. 의 궁극적인 질문이 무엇인지를 풀 수 있는 은하역사상 가장 뛰어난 컴퓨터 = 지구

5. 은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의 중요한 필수품 = 타월

6. 5. 타월의 유용함에 대해 1.'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2. '지구=대체로 무해함'에 실망하는 지구인을 이해할 수 있음.

7. 우주의 창조자가 어느 행성에 남겨 놓은 문구 =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 괴델과 아인슈타인 : 시간이 사라진 세상, 팰레 유어그라우, 지호, 2005/10

 

과학에 대한 에세이라기 보다는, 두 인물이 겪는 역사적/전기적 사실이 더욱 강조되어 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 저작의 그런 문체인지 읽는 것이 수월치 않다. 책 앞에서는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동일한(?) 비중으로 다뤄지는 줄로만 알았는데, 저자는 '괴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 쓴 논문 '시간이 사라진 세상'을 일반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 모양인 듯 하다. 전기도 과학에세이도 아닌 독특한 문체때문만이 아니라, 철학/논리학/수학/물리학의 용어를 넘나드는 간단치 않은 배경과 구성때문에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읽으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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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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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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