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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Escher의 '[문답놀이] 독서문답'에 답하기

 

MCEscher의 '독서문답'이라는 발걸기에 넘어지다.

너무 많은 질문에 당혹해^^,  한줄 혹은 두줄로 짤막하게 답하기로 맘먹다.

 

독서문답과 같이 연결고리를 갖는 놀이는 Small World Phenomenon 를 연상케 하는데,

이 재미있는 놀이로 또 다른 블로거 In My Humble Opinion 와 닿게 되었다.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이런 질문만 하면 좋겠는데] 덕분에.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앞서의 질문만큼 편안한 질문인데] 그런듯.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1. 새로운 세계(관점)이 흥미로워서 0.준비물이 간단해서 1. 무식함을 조금이라도 메꿀까 싶어.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6~7권정도 시도하지만 소설/시를 제외하고는 통독하는 건 그리 많지 않음. 계절에 따라 들쑥날쑥한데, 겨울에는 노느라고 절책(?)하며, 피서가 필요한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서는 폭발적으로 읽음.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한국현대시/세계고전문학/사회과학/철학/과학에세이 등을 읽지만,

어떤 경우에는 특별한 장르나 작가를 집중적으로 몰아침.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세상이 만들어낸 가장 훌륭한 발명품.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다른(Another) 시대, 다른(Another) 세상, 다른(Different from) 사람의 머리속 등을 엿보기.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0. 어릴 적에 책읽는 습관을 들이지 못해서거나, 1.도서관이 멀어서거나.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사뮤엘 베게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벼운 문체와 재귀(Recursiveness)의 해학으로, 삶이 왜 우울한지? 훌륭하게 대답함.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질문에 이미 책이라고 적혀 있는 것 같은데, 만화책도 책이라는데 동의.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학교를 떠난 후에는 문학을 더 많이 읽음.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정 장르가 일방적으로 폄하되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으며, 도처에 쓰레기 같은 책은 있음.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잡지 '다른과학'의 편집진으로 일한 적은 있으나, 2001년 10호를 마지막으로 발행하지 않음.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편집회의와 마감날짜때문에 바빴지만, 폐간하고 난 후에는 허전함.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시인 김남주.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훌륭한 시를 읽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너머의 세상은 평온한가요?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5명이상은 어렵고, 진보넷의 budpil, hand, lurlu  가 받아주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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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그리고 읽을 혹은 전혀 안읽을 지도 모를 책 #8

가. [한길 그레이트북스 077]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민음사, 2006/05

나. [창비시선 266] 평일의 고해, 정영, 창비, 2006/09

울컹거리는 슬픔이 아니라, 머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가슴이 맑아지는 좌절로 가득하다. 삶에 대한 비관적 사색 이나 철학이 곧곧에 묻어난다. 대체로는 꿈틀거릴것 같은 감각적 표현이 가득하다. 그 중에 정지(Still)한 영화속 주인공이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 같은 끝자락(소멸)의 아픔이 드러나는  

그림 마을

 

며칠째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마을길 위로

낡은 털신을 신고 지게를 멘 늙은 청년이 지나간다

 

교회당은 텅 비었다

 

저수지엔 검은 이끼가 망각처럼 떠 있다

신발이 한짝 떠오를 것도 같았으나

아침마다 미친 여자가 제 몫의 꽃을 던지며 논다

 

탱자가시 울타리에 살던 새들은 떠나고

서울행 기차는 하루에 네 번

내 옅은 병의 차도를 묻듯 간다

 

마을에선 하루에 한명씩 지워진다고 했다

'그림 마을'은 가히 압권이다.

 

다. [창비시선 270] 바람의 사생활, 이병률, 창비, 2006/11

시인에게 '피의 일'은 '당신을 중심으로 돌았던/그 사랑의 경로들이/백년을 죽을 것처럼 살고 다시 백년을 쉬었다가/문득 부닥친 한 목숨에게/뼈가 아프도록 검고 차가운 피를 채워넣는 일'이란다.

 

라. [창비시선 271]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박연준, 창비, 2007/01

마. [문학과지성 시인선 323]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마종기, 문학과지성사, 2006/08

바. [문학과지성 시인선 329] 새떼를 베끼다, 위선환, 문학과지성사, 2007/01

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330] 나는 나를 묻는다, 이영유, 문학과지성사, 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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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짓거리

 

-1. 우중충한 주말에 15년여동안 줄창 태운 담배 개수에 비할바 없는 몇 개피를 물면서,

 

 0. 그동안 한번도 '흡연이 건강을 해치니 끊으면 어떨까'라고 심각하게 생각해본적 없더니만,

 

 1. 이젠 그만 피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혼자 피식 웃으면서,

      고작 한다는 결심이  '이 담배갑을 마지막으로 그만하자'더라.

      [그리고 그 담배는 대략 2007년 4월 23일 11:50a.m. 을 기점으로 그 끝을 고한다.]

 

 2. 그렇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훌륭한(?) 결심은 해본적이 없으니,

     이를 핑계삼아 담배를 참아보겠다는 말도 안되는 계획에 돌입하였으니,

 

10^6. 이를 본 어느 누구라도 그 진실함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이 어처구니 없는 금연선언이 설사 하늘에 닿아도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백번 동의하니,

 

10^6+1. 이 황당한 정황이 진중한 결심을 가리는 건 어찌할 수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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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그리고 읽을 혹은 전혀 안읽을 지도 모를 책 #7

 

가. [한길 그레이트북스 084] 전체주의의 기원 2, 한나 아렌트, 민음사, 2006/12

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098]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가르시아 마르케스, 민음사, 2004/02


기억할만한 마르케스의 생각중의 하나.

'페르미나 다사'가 파리 귀족들의 사치를 흉내내는 것과 '플로렌트노 아리사'의 검소한 생활을 대조하며, 전시대의 유럽의 유물을 비아냥거린다.  또한 유럽에서 체험한 상하수도 설비를 콜롬비아에 들여와 콜레라를 예방하려는,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를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 설정해,  근대 문명의 이기를 수입해 사회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007] 암흑의 핵심, 조셉 콘래드, 민음사, 1998/08


읽고 있노라면, 인간 내면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그것은 변명의 여지도 두지 않는 인물의  1인칭 시점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콩고에서 유럽인이 보인  몇 안되는 잔혹한 장면과 가식적인 인물의 묘사만으로도 작품 전체에 모종의 끔찍한 음모와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생존굴레가 얼마나 단단히 결합되어 있는지를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그에게 '암흑의 핵심'은 밀림의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는 열등한 원주민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치 않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비참하게 말살하는 미개한 '문명인'에게 있다.


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099] 맥베스, 셰익스피어, 민음사, 2004/03


셰익스피어의 소재가 인류의 공통 고민을 그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희곡 - 맥베스는 시의 운율과 결합되었단다 - 을 읽을 때의 맹숭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밤의 꿈' 희곡도 마치 동화속 옛날 이야기 같다. 그런데 그것이 무대위의 배우의 몸짓과 대사를 드러나면 극장안에서 내가 마주한 웃음과 비통함은 전혀 다른 차원의 현실이 된다. 물론 연극을 위해 씌여진 것이 희곡이니, 그 자체를 놓고 평가는 것은 무리일테지만.


좀 다른 얘기겠지만, 사뮤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희곡이나  연극(임영웅 연출, 산울림)은 희곡 전반을 관통하는 유치한 대사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감동 그 자체다.

 

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074] 이솝 우화집, 이솝, 민음사, 2003/0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0권중에 제일 재미 없을 것 같은 책이다.  감동을 받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나?

 

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037] 거미여인의 키스, 마누엘 푸익, 민음사, 2000/06

소재를 따지자면 영화를 큰 테마로 하고, 기술은 소설과 희곡을 뒤섞어 놓았으며,  주제는 감방안에 수감된 두 남자의 동성애이다. 이런 주제를 1976년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고, 뮤지컬/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선풍적이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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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곳곳에 박힌 가로등이 없고, 

자동차와 도로가 부닥치며 내는 저음의 마찰음이 없는 곳이라면,

새벽녘에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 만으로도 고향에 온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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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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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 소유자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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