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밤에 쓴 편지

 

편지를 썼다

마음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건 참 오랜만에 일이다

 

애초에 화산같은 폭발을 바란게 잘못이었던거 같다고

주변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쳐져있는데다

갑갑하면서 동시에 너무 허전하다고

그렇게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래서 안녕, 이라고 써넣었다

사실 이 대목에 왔을땐 손이 잠깐 움찔하기도 했는데

'안녕'이라니,

정말 그럴수있을까 이것이 새로운 슬픔을 잉태하는 불길한 주문은 아닐까

잠시 망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내 써내려갔다

그래서 안녕.

그리고 마침표를 찍었다

 

속이 후련했다

그래도 부치지는 못할 것이다

밤에 쓴 편지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